어스레기의 행복지수

의식없이 째리는 여자들

바라쿠다 2014. 9. 8. 14:22

아무런 잘못도 없건만 가끔 지나치는 여인네들에게 째림을 당할때가 있다.

나이가 먹은 탓이라 여기며 모든것에 순응하려 하지만, 당혹스런 맘 금할길 없다.

오죽하면 아무런 상관도 없는 딸아이에게 그러지 말라며 타이를까..

자신만의 기준에 맞춰, 처음 본 사람에게까지 지레짐작 평가를 해서리 상대의 맘을 아프게 하는지 실로

개탄스럽다.

내 자신 역시 어떤 틀에 갇혀 그 사람들을 평가하는 우를 범하겠지만..

 

50 전후의 여인네가 자신의 딸 정도가 소화해 낼 옷을 입고는 당당히 동네를 누빈다.

골반을 힘겹게 감싸고 허벅지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엉덩이에 PINK라고 영문이 뚜렷이 박힌..

물론 그 나이에 그런 패션을 소화해 냄은 큰 복이지 싶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내 눈길을 끈 것이고, 다소 언바란스적인 매무새에 저절로 시선이 갔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 여인네는 자신이 이쁜 탓에 흘깃거리는 걸로 오해를 하는 표정이 되어 날 째려 본다.

요즘 시절이 하도 뒤숭숭하기에 어린 여자를 쳐다 본다는 자체마저, 두려운 세상이다.

타고 난 인자가 틀린 탓이겠지만, 소수 성 범죄자들의 잘못으로 인해 많은 남정네들까지 억울한 시선을

받기도 한다.

TV에 늘씬한 걸그룹들이 나와 S라인만을 강조하는 춤을 춰 대면, 나도 모르게 채널을 돌리게 된다.

그 이유인 즉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든 때문일 것이란 생각이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떳떳하게 입고는 온 동네를 휩쓰는 중년의 여인네를 나도 모르게 한번 흘깃 했을뿐,

절대 미모에 혹한게 아니란걸 알아줬으면 한다.

 

어찌할수 없는 흘깃거림은 비단 중년에게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데, 나도 모르게 젊은 아가씨의 종아리를 흘깃거리는 우를 범하고야 말았다.

다행히 아가씨가 앞선 탓에 내 눈길을 의식하지 못해서 파렴치범으로 몰리진 않았지만, 내 눈엔 젊디 젊은

그 아가씨조차 영 어색했던 기억이 있다. 

발에 발찌를 걸었는데, 그 발목이 유난히 우람했던지라 발찌가 팽팽하기까지 했고, 더 아쉬웠던 점은

아가씨의 발 뒤꿈치에 덕지덕지 때가 묻고 갈라지기까지 했던 것이다.

다소 이상한 궤변만 늘어 놔서 그녀들을 평가절하한 폭이 됐지만, 그녀들에게서 째림을 당하는건 순전히

내 잘못만은 아니란걸 이 기회를 빌어 강변하고자 함이다.

그 일 후로는 현관에서 힐을 신는 딸아이의 뒤꿈치를 살피는 버릇마저 생겼다.

 

여인네들이 얼굴 피부를 보호한다는 명목아래 양산을 쓰고 다니는 것에 대해 한마디 더 덧붙이고자 한다.

좁디 봅은 인도를 걷다보면 가끔 그 양산에 얼굴을 찔릴때가 있다.

눈이라도 찔린다면 어쩔것인가,  아줌씨들이 나이가 든 탓이라고 애써 이해를 해 보고자 하지만 피할곳이

마땅치 않은 인도에서 그네들과 마주치게라도 되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꺽는 웨이브의 기술마저 터득케

된지 오래다.

초등학교 여자 동창들아~

행여 지나치는 행인과 마주치게 되면 양산을 살짝 들어주는 센스를 발휘해 주기 바란다.

에구~  나이가 먹어감에 또 쓸데없이 주절거렸나 보이..    걍 숨 죽이고 살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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