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벌

여왕벌 20

바라쿠다 2011. 11. 10. 11:06

" 여자분께서 술을 산다니까 자존심 상해야 하는건지, 대우받는다고 우쭐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네.. "

" 아무려면 어때요, 장사를 가르쳐 주신다는데 당연히 제자가 수업료를 내야죠.호호.. "

" 수업료까지 낸다는데 제대로 가르쳐야겠네..   대충하면 욕 먹겠는걸. "

" 제자가 머리가 나쁘니까  이쁘게나 봐 주세요,호호.. "

" 머리 나쁜건 괜찮아요, 이쁘면 모든게 용서가 되걸랑.후후.. "     

" 이쁘게 봐 주셔서 감사하네요. "        

마음의 준비를 끝낸 진희는 고사장이 낚시바늘에 걸리기만을 기다린다.

" 진희씨의 능력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3천 정도만 질러 봅시다.    참치는 먹어봐서 알테고, 부담도 적은

편이니까 처음 코를 뚫는다고 생각하고 냉동 참치로 한번 가 보지, 뭐. "

" 그럼, 사부님 말을 따라서 해 볼까요?    첫번째 출정을 위해서 건배나 한번 하죠, 사부와 제자의 만남을 위해.. "

일단 3천으로 출발하기로 하고, 고태산 사장과 합의를 본 첫번째 만남에 의미를 갖기로 했다.

고사장의 말에 따르면 물건은 생물과 냉동으로 분류를 할수 있으며, 초짜는 냉동으로 하는것이 쉽게 배울수 있는 방편으로 

손해를 입을 확률이 적다고 했다.    

또한  해당 물건에 대한 시세를 미리 예측하는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며, 전국에 퍼져있는 도매상에 동시에 뿌려야 한단다.     

그것만큼은 자신이 도와 주겠다고도 했다.    수입고기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으면 큰 손으로 불리는 수입업자를 소개시켜

줄수도 있다며, 나름 도와주려는 의도를 가진듯 해서 저으기 안심이 되는 진희다.

" 먼저번에도 얘기했지만 하필 힘든 장사를 택했는지 궁금하네.. "

" 왜요, 호호..   여자라면 꽃집이나 레스토랑같은 장사가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고사장님은.. "

" 마음속까지 들여다 보는 재주가 있으시구만, 진희씨는.후후.. "        

" 솔직이 말씀드려서 매력을 느꼈다고 해두죠, 메리트가 크니까.. "

" 아하 ~ 얼굴이 이쁜 사람이 욕심까지 크다는 뜻이네.. "         

" 부인하지 않겠어요, 남달리 배포가 큰 편이니까.호호.. "

" 사업 욕심이 크면 남자에 대한 생각도 남 다르겠는데..   나같은 남자친구는 양에 차지도 않을테고.후후.. "

" 무슨 말씀을..    주위에 남자들이 아무리 많아도, 사부님같이 능력있는 분이라면 두손 들고 환영해야죠. "

" 허 ~  착한일 한 기억도 없는데 나한테 이런 행운이 따르다니..   이쁜 제자님, 우리 건배나 한번 할까? "

 

" 일단 3천 정도만 투자하기로 했어..    여러가지로 고마워.. "

" 고맙기는..    앞으로 진희가 열심히 헤쳐 나가야지..   큰 돈이 들어가게 되면 미리 나하고 의논하도록 해. "

인천시에 매립지 투자건이 있어 영필의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이다.      진희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조력자다.

" 도시계획이 나 있는 상태니까 사거리 쪽 땅을 사면 될거야, 진희가 한 2억정도 투자하는걸로 하자구.. "

" 영필씨 말이라면 믿어야지, 뭐. "       

나중에 주유소 용도만 되더라도, 손해 볼일은 없다고 미리 들었던 얘기다.

겸사겸사 바깥 바람이라도 쏘이자고 해서 현장을 둘러보고 외식이나 할 예정으로 같이 가는중이다.

" 고사장이 진희에게 빠졌는지 남자가 있느냐고 넌지시 물어 보더군..    나를 의식했나 봐. "

" 눈치가 그런거 같애, 그런데 너무 나이가 많아서..   영필씨처럼 튼실해 보이지도 않고,호호.. "

" 진희도 알겠지만 나는 매정한 편이지..   나같은 사람이 빠질 정도면 아마 고사장은 헤어나지도 못하고 허덕일걸.후후..   

잘 구슬려 보라구, 모르긴 해도 큰 도움이 될거야.. "

이미 예견한 일이지만 고사장을 이용해서 좋은 공부도 할수있고, 이 쪽 계통에서 성공하려면 더 많은 남자들을 만나서라도

기필코 성공하리라 독한 마음을 먹은지 오래다.

" 쌀쌀해서 그런지 칼국수가 먹고싶네. "        

자신의 명의로 될 땅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 오해하지 말고 들어 봐..   돈이란게 많으면 좋기는 하지..   돈이란건 묘한 흐름이라는게 있어, 웬만한 사람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그 흐름을 거슬리면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는 법이야..   진희가 그걸 봤으면 좋겠는데.. "

" 솔직이 이해가 안돼, 영필씨가 날 위해 뭐를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

" 진희가 봤을땐 내가 돈에 욕심을 내는것처럼 보이나? "

" 내가 욕심을 낸다는 말이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미 영필씨는 기반을 잡은 사람이고.. "

" 아무리 얘기해도 진희 눈에는 그 흐름이라는게 보이지 않을수 있어.   미래는 아무도 알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진희가

잘 되길 바란다는 것만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

무슨 소린지 알순 없지만 딴에는 자신을 위한 말일게다.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린다고 걱정을 하는 것이리라.

내가 하려는 일이 잘 못 될수도 있다는 것이겠지만, 그럴수는 없는 일이다.       잘못 되도록 놔두지 않을것이다.

 

오늘은 성식이의 둘째 아들의 돐이다.      첫째와 3년 터울이다.

" 니들은 재주도 좋다, 나는 딸만 둘인데..   둘이서 잘때 무슨 방줄술이라도 있니? 호호..  나한테도 가르쳐 주라.. "

" 기집애, 학부형이나 된 것이 못하는 소리가 없다니..   남자들도 있는데. "       

언제봐도 단란한 가족이다.   3년 전에도 영애를 보며 부러웠던 진희다.   자신이 돈을 쫒아 남자들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정신없이 사는 동안, 영애는 성식이의 그늘 아래서 정숙한 여자의 본보기로 행복을 느끼고 있다.

어릴적부터 꿈 꿔오는 여자들의 로망인 현모양처라는게, 영애의 모습같아 속으로 실소를 지어야 했다.

" 너는 왜 혼자왔어?    소연이도 데리고 올것이지..   고 깜찍한 것이 우리 용민이를 얼마나 이뻐하는데.. "

" 얘는..  소연이가 학교에 있을 시간이잖어. "       

평소 까칠한 소연이도 용민이를 보면 핏줄이 당기는 건지 이뻐서 떨어지질 않는다.     

소연이가 성식이의 딸이란걸 알면, 영애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순간 궁금해 지는 진희다.

" 어때, 요즘에도 잘 되는거지? "       

철호가 옆으로 다가오며 아는척을 한다.     진희가 바쁜 탓에 근 두어달을 보지 못했다.    

수입고기에 손을 댄 이후로, 규모가 점점 늘어난 만큼 진희의 행동반경도 넓어질수 밖에 없었다.

" 응, 그럭저럭..   자기도 많이 바쁘지? "       

철호의 부친인 최회장이 새로이 빌딩을 단독으로 짓는 중이다.

" 태호형 때문에 내가 정신없지, 뭐..    멀쩡하던 사람이 왜 그러는지..   형수하고도 냉전중 이더라고. "

그럴수 밖에 없을것이다.     숨쉬는 것만 빼고는, 진희가 시키는일 외에는 아무것도 못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태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해야 했고, 자신이 해야 할일까지 진희의 명령을 따라야만 하는 노예가 되어 버렸다.

심지어 진희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와이프를 이유도 없이 폭행까지 했다.      진희의 리모콘에 원격으로 조정되어

살아가는 노예일뿐이다.      

지금도 진희의 사무실 옆에 있는 방에서, 개 목걸이에 묶여 강아지 놀이를 하는 중이다.

또 다시 재밌는 생각에 남몰래 즐거워지는 진희다.      태호를 완전히 망가뜨려서 철호에게 힘을 실어줘야 겠다는..

" 아주버니 땜에 자기가 더 바빠지겠네.호호.. "

" 뭐가 그렇게들 재미나길래 웃고 있는지 나도 끼워주지. "     

" 나도 모르겠다..   뭐가 좋은지 혼자서만 웃고 있네.. "      

" 성식씨, 언제 시간 좀 내 줘..   이제는 내가 직접 수입을 해야 할것 같애. "

" 시간내는건 어렵지 않은데 잘 생각해서 해야지..    그게 욕심 나는대로 되는게 아니야. "

" 누구랑 똑같은 얘기를 하네, 남자들이 배포가 없이 그게 뭐야..   그냥 신용장인가 뭔가만 해결해 달라니까. "

 

" 다녀 오셨어요?    노량진에서 창고 임대료 때문에 전화 왔었어요. "     

돈을 밝히는 노인네가 임대료를 깍아주는 핑계로 자신을 보고 싶다는 것이리라.   

그동안 고사장 덕을 톡톡이 보긴 했다.     그 뿐만이 아니고 고태산이 소개해 준 덕분에 전국에 거래처까지 만들수

있었다.      그를 서운하게 만들어서 좋을건 없다.

" 미스 김 ~ 그쪽으로 전화해 줘, 내가 오늘 들어간다고.. "      

사무실을 지나 진희만이 들어가는 방으로 간다.

조금 넓은 오피스텔 두개를 개조해 만든 곳으로, 약 30평 되는 공간에 자신만이 쉴수 있는 휴게실을 만들었다.

" 우리 강아지 ~ 얌전히 놀고있네..   배 고프지? "     

오전에 태호를 발가 벗겨서는, 목에 가죽끈을 매고 입에는 입마개까지 씌웠다.     목에다 개 목걸이를 연결해서 침대

다리에 묶어 놓고 외출했더랬다.       

재떨이에 개사료를 부어 태호 앞에 놓아주고, 눈앞에서 팬티를 내리고는 설렁탕 그릇에 오줌을 싸서 그 옆에 둔다.

" 먹어, 하나도 남기지 말고.. "      

옷을 벗어 옷장에 걸고 슬립 차림으로 침대에 눕는다.

" 저기, 마님..  결재 할것이 있어서 사무실에 가야 하는데.. "      

" 까불지 마..   니 스스로 노예가 되겠다고 애걸해서 받아 줬더니, 이제는 회사일까지 하겠다는거야?    그렇게 집이고

회사건 간에 미련을 둘거면 언제든지 강아지 노릇 사표내면 되잖어.. "

" 그만 둔다는게 아니고..   워낙 큰 건이라서.. "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됐는지 모르지만, 태호의 와이프한테 자신이 기르는 강아지를 보여주고 싶은 진희다.

" 그렇게 급하면 핸폰으로 해결해, 그것까지는 눈감아 줄테니까..   그리고 오늘은 내가 다녀 올때까지, 집에 못 가니까

명심해..    나 한숨 자야 하니까 6시 쯤에 깨워. " 

" 그래, 철호야..   니 형수하고 좀 복잡해서..   그건 아니고..   하여간 지점장하고 얘기가 된거니까..   응, 그래..   지금

낚시터야, 머리 좀 식히고 갈께.. "

철호와 통화하는 소리를 들으며 코웃음을 친 진희가 잠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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