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웬일이냐? "
방문을 열어주며 놀랜 표정의 성식이다. 방안으로 들어서며 진희가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 철호가 너랑 같이 자라구 쫒아 내더라구.호호.. 영애한테는 비밀까지 지켜 준다면서.."
성식이랑 오랜만에 같이 지내게 된 진희는 나름대로 애뜻한 마음이 든다. 자신에게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심어 준 성식이다.
허영을 쫒아 철호에게 갔을때도, 미워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을 챙겨줬던 사람이다.
더군다나 소연이의 아빠라는걸 알려 줬을때도, 영애와의 결혼까지 포기하고 자신을 받아주려 했던 사람이다.
힘들때마다 성식이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위로가 됐었다. 하지만 가장 친한 친구의 남편을 불러낼수는 없었다.
젖가슴을 물어오는 성식이가 대견스러워, 머리를 감싸 안고서 오랜만에 애욕이 아닌 애정이 깃드는 진희다.
자신의 몸을 만져오는 성식이의 손끝이 따뜻하다. 과격하지도 않고, 부드러운 모닝커피 같은 손길이다.
벌거 벗은채로 잠자듯이 편안히 있으면 손으로, 입으로 조금씩 깨워주는 것이다.
갓 구워낸 아침의 식빵처럼 달콤하고 향긋한 기분을 갖게 해 준다. 섹스가 끝난 뒤에는 맛있는 걸 먹은 느낌이 들곤
했다.
지금도 꽃잎을 열어 혀로 씻는 성식이의 애무에 산뜻한 느낌으로 달아오르는 중이다.
" 아 ~~ 그 ~래 ~~ 하 ~~ "
몸을 일으킨 성식이가 동굴입구에 자신의 물건을 겨냥하고는 거침없이 밀고 들어온다.
" 아 ~ 천 ~천 ~히 ~~ 하 ~~ "
오랜만에 만난 그들이다. 반가운 느낌으로 앞뒤로 움직이는 성식이를 끌어안고는 모든걸 흡수 하고자 했다.
한동안 부딪쳐 오던 성식이의 몸놀림이 빨라지더니, 자신의 어깨를 끌어안고서 뜨거운 것을 쏟아낸다.
" 너한테 이겨 보지를 못하네.후후.. " 빨리 끝내서 미안하다는 뜻일게다.
" 그러게, 보통때보다 서두르던데. 호호.. 괜찮아. " 섹스가 아니고 그의 살결을 접할수 있는것만도 좋았다.
" 이제 철호한테 가 봐.. 진희 너도 알지? 철호나 나도 널 좋아하는 마음은 서로에게 뒤지지 않을거야. "
처음엔 철호가 나를 성식이한테 밀더니 이번엔 그 반대가 된것이다. 이미 두사람 사이에 질투라는건 없지 싶다.
진희는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했다. 자신을 이뻐하는 무게라는것이, 딴 남자의 품에 있었다고 가벼워 지지 않는
그들 이라는 것을.. 그런 그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에 감동마저 느껴진다.
" 니들, 진짜 웃긴다. 친구지간에 나를 놓고, 나눠 가지기로 약속했니? 호호.."
많은 남자를 겪으면서 잠자리에서의 느낌이 모두 다르다. 성식이를 안고 있을때는 무한한 신뢰감이 든다.
자신을 아껴주는 성식이의 마음까지 전해져 오면 편안하고 아늑한 섹스를 나눴던것 같다.
철호의 경우는 조금 틀린것이 신선하다고 할까.. 자신을 이뻐하는 방법이 젊은 친구가 들이대 듯 상큼한 맛이 있어
껴안고 있으면 놀이를 하듯 즐거운 마음이 든다.
영필이야 성적으로는 가장 만족을 시키고 도움을 주기도 하는 사람이지만, 자신만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뭐랄까.. 맹목적인 애정을 주지 않는 사람이라, 약간의 틈새를 지닌채 지내는 중이라고 할까..
자신을 제일 귀찮게 하는 태호는 애초부터 좋아하는 감정을 가질수 없었다.
그저 몸 만을 탐하려는 그는, 마음 속으로는 자신을 경멸 하면서도, 육체의 마력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인간이다.
특히 진희와 거래를 핑계로 몸을 탐 낼때는 징그러운 마음까지 들어, 진희쪽에서 태호를 무시하는 행동을 했던 것인데
의외로 그것을 서로 즐기게끔까지 된 것이다.
자신을 무시하던 태호의 와이프를 떠 올리면서, 그를 학대 할때면 속이 후련 해지는 쾌감이 밀려 왔었다.
하지만 태호는 맞으면서도 흥분을 어쩌지 못하는 별스러운 섹스 취향을 보이며, 때려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강쇠와 제임스는 섹스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찌보면 딜도나 바이브레터일 뿐이다.
정숙한 여자들은 날 욕할지 몰라도 문득 외롭고 허전할 때가 많다. 그때는 보통 여자들보다 더욱 견디기가 힘들어
그들을 찾는것이다.
물론 시원하게 욕구를 해소 할수는 있었지만, 끝나고 나서의 찝찝함 때문에 후회할 때가 많았다.
샤워를 하고 철호에게 가면서 여지껏 자신을 스쳐간 남자들을 떠 올리는 진희다.
진희와 영필이가 노량진 수산시장 이층 식당가에서 만났다.
" 영필씨 통장은 확인했겠지? 덕분에 두달 동안에 조금 벌었어, 고마워.. "
경매를 통해 바나나 전부를 처분 하고는, 자신에게 돈을 빌려준 영필이에게 감사의 뜻으로 저녁겸 술을 마시기로 했다.
" 우리 진희가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게 다행이네.. 그리고 먼저 얘기했던 냉동 창고하고, 수입고기와 냉동생선에 대해서
알아보긴 했는데.. 진희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드는건 좋지만 걱정이 되는것도 사실이야. "
" 그러니까 영필씨한테 자문도 구하고, 사람도 소개 받으면서 배워 나가야지.. "
" 여기서 만나자고 한 이유가 그것 때문이야, 조금 있으면 냉동창고 주인이 올거야.. 말로는 법인이지만 그 사람이
실질적인 오너니까 도움은 될거야. "
바쁜사람이 자신을 위해서 이쪽저쪽 알아본 모양새다.
" 영필씨처럼 좋은 사람이어야 할텐데.. "
" 진희가 나를 믿으니까 솔직이 터 놓고 얘기할께.. 여자를 많이 밝히는 편이야, 그 사람.. 남자로서 구실은 몰라도
소문은 그렇더라구.. 처음엔 내가 망설였어.. 진희를 책임질 자격은 없지만, 자신의 애인을 딴 남자한테 소개를
시킨다는게 좀 그랬거든.. 진희가 워낙 사업에 열의를 보이니까 할수없이 소개시키는 거야. "
" 고마워, 영필씨.. 하지만 나도 언제까지 남의 신세만 질수 없잖아. "
"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고 조금씩 손대야 할거야.. 수입고기는 투기성 때문에 위험할수도 있어.. "
노파심까진 아니겠지만, 걱정하는 몇가지를 자신에게 당부하는 중에 오늘의 주인공이 들어선다.
회집 주인이 공손하게 안내 하는걸로 봐서도 이 지역 유지임은 확실해 보인다. 겉보기에 50살은 돼 보인다.
" 미안하네, 박사장 내가 조금 늦었지.. "
첫인상 부터 거들먹 거린다. 언제까지 그럴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 형님이야 워낙 바쁘시니까,후후.. 미인이랑 한잔하고 있어서 심심하진 않았죠. "
" 어, 참.. 소개 시킨다는 분이 이분이시네.. 정말 미인이시네요, 반갑습니다.. 고태산입니다. "
" 말씀 많이 들었어요, 진희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릴께요.. "
" 우리 제수씨가 장사를 해 보겠다고 하길래.. 형님 생각을 했죠.. 이 계통에서 형님만큼 경륜이 있는 사람도 드물테니까,
많이 가르쳐 주세요,후후.. "
현장에서 뼈가 굵은 영필이가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든다.
" 이렇게 이쁜 여자분이 왜 험한 장사를 하신다는 건지 모르지만 어디 한번 부딪쳐 보세요.. 처음엔 작은 거래부터 시작을
하시고, 차츰 늘려가면 될겁니다. "
그렇게 소개를 받아 서로간에 탐색을 하면서 술잔들이 오갔고, 가끔씩 자신을 힐끔거리는 느낌을 받은 진희는 가능성이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 이봐, 강아지.. 자꾸 마님한테 대들래? 바쁜일이 있을때 방해하면 어떻게 된다고 경고 했을텐데.. "
영필이가 주선한 자리에서 얘기를 나누는데 수시로 메시지를 보내온 태호다.
물론 얘기를 나누는데 지장은 없었지만, 호텔에서 기다리라고 메시지를 넣고는 단단히 혼내 주려고 작정까지 한 진희다.
겨우 일억을 빌려주고 거기에 대한 포상을 바라는 것일게다.
" 마님을 못 본지 한달이 넘었잖어, 아까 통장을 보니까 입금이 돼서 일도 끝났지 싶길래.. 억~ "
변명을 하는 태호의 뺨을 있는 힘껏 후려친 미진이다. 큰소리가 나며, 얻어맞은 뺨을 어루만지고 있다.
" 언제부터 마님의 말에 토를 다는 버릇이 생겼누.. 오늘은 내가 힘이 남아 도니까 각오해야 할거야.호호.. "
얻어 맞으며 쾌감을 느끼는 태호를 침대에 앉아 내려다 보며, 슬슬 전투력이 몸에서 꿈틀대는 진희다.
" 우선 마님한테 담배불이나 붙여 봐.. "
발 아래 무릎꿇고 있던 태호가 담배를 꺼내고 불까지 당긴다.
한 모금 빨아들인 담배연기를 태호의 얼굴에 뿜어내며, 발 끝을 태호의 얼굴에 가져가서 입속에 쑤셔 넣는다.
구두끝을 입에 물고 괴로워 하는 태호를 보면서, 미진이 자신도 쾌감을 느껴가는 중이다.
" 강아지 ~ 니 혁대로 맞아야만 때리는 내손이 아프지 않겠는데.. "
한참 뒤, 두손이 등뒤로 결박 당한채 눈까지 가려진 태호는, 진희의 매질에 온몸에 빨간 혁대자욱이 선명하고 피까지
맺혀 카페트 바닥에 널부러졌다.
힐을 신고 태호의 가슴위에 올라타서 뾰족한 굽으로 찍기도 하고, 흥분이 되어 꺼떡거리는 거시기를 밟아 댔는데도,
그것은 죽지않고 천정을 향해 우뚝 서있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태호의 눈 가리개를 벗기고 결박된 손을 풀어 주고는, 피에 맺힌 몸뚱아리에 오줌을 갈기고 나서야 그날의 향연을 끝낸
진희는, 점차 태호를 때리면서 쾌감까지 즐기는 자신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