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안해, 바쁜데 불러내서.. "
진희의 사무실에서 성식이와 만나는 중이다.
" 직원들을 2명이나 새로 뽑아서 괜찮어. 그리고 진희 일인데 당연히 와야지. "
" 애기가 이쁘더라, 지 아빠를 닮아 윤곽도 뚜렸하고.. "
성식이와 영애의 둘째 돐잔치 때 보고 하는 얘기다.
" 쓸데없는 소리는.. 넌 어떨지 몰라도 소연이만 생각해도 마음이 아퍼. "
진희가 낳은 자신의 딸을 가끔씩 떠 올렸던 성식이다.
" 너무 신경 쓰지마.. 걔도 오빠를 닮아서 똑똑하고 야무져.. 누구의 자식이 뭐가 중요해? 잘 자라면 되지. "
" 그래도 마음이 쓰이는걸, 너처럼 덤덤하게 지나칠수가 없네.. "
" 괜히 가르쳐 줬나 보네, 마음 약한 소리는 하지도 마.. 둘이서 안고 갈 비밀이니까 입조심 하고.. "
" 그렇긴 하지만.. 왜 그리 독하게 사는지 모르겠다. "
" 그 얘긴 관두고 내가 부탁한거나 설명해 봐.. "
" 별로 어려울건 없어, 니 규모가 어떨진 모르지만 철호네처럼 무역에 밝은 직원 한사람만 뽑으면 될거야. 처음에
신용장 개설 하는건 내가 가르쳐 줄테고, 첫 파스 물건이 들어올때 부산에서 보고 들은것처럼 하면 돼. "
" 직원도 자기가 알아서 수배해 주고, 신경 좀 써 주면 좋겠어. "
" 그건 걱정하지 말라니까, 진희 너나 조심해.. 너무 욕심을 부리면 무리가 따르니까.. "
" 시어머니처럼 잔소리는, 에그.. 오빠를 차 버리길 잘했어.호호.. "
" 됐어, 임마.. 준비되면 연락이나 해.. 바쁜일이 있어서 그만 일어나야겠다. "
성식이를 문 밖까지 배웅한 진희는 안쪽 오피스텔로 들어선다. 쇼파에 앉아있던 태호가 일어선다.
" 어쭈 ~ 강아지가 아직도 옷을 입고 있네, 얼른 벗고 목걸이부터 걸지 않고.. "
" 저기.. 어제 알아 보라고 한거 말인데, 이번에 빌딩 신축건으로 담보금을 한 10억 정도는 뺄수 있을거야.. 기한이
6개월 밖에 안되지만.. "
10억이면 자신이 갖고 있는것과 합쳐서 첫파스는 끝낼수 있을것이다.
" 이제서야 말이 통하네.. 진작에 그랬으면 얼마나 이뻐했을꼬, 빨리 벗으라니까.. "
" 힘주고 버티라니까, 조금만 이뻐 해주면 제대로 하는게 없으니.. "
태호가 10억을 밀어준다는 바람에 모처럼 자신을 껴안토록 해 줬더니, 삽입을 하고는 일분만에 사정을 하는 통에 문전만
더럽힌 꼴이다.
태호의 말로는 자신이 너무 요염해서, 잔뜩 흥분을 하는 통에 그랬다는 것인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강아지에게 벌을 준다고 야한 동영상을 본 기억이 떠올라, 냉장고에서 가지를 꺼내 태호의 항문에 쑤셔넣는 중이다.
항문이 작아 아프다고 고통까지 호소하는걸, 엉덩이를 때려 가면서까지 즐기는 진희다.
" 강아지가 시원찮게 구니까 마님이래도 기분을 풀어야지,호호.. "
쇼파까지 쥐어 뜯으며 아픔에 몸부림치는 태호를 보며, 쾌감에 빠져드는 진희는 자신이 새디스트가 된듯 싶다.
" 남자가 어떤 기분일까 싶었는데 이런 맛이 있었네, 밖에 나가면 허리에 묶는 모형 성기나 사 와. 재밌어서 자주
해야겠어.호호.. "
가지를 꺼내 태호의 엉덩이를 때려준 진희는 욕실로 들어가고, 아직까지 아픔에 겨워 몸을 구부리고 있는 태호다.
" 글쎄, 아무리 진희가 이뻐도 출고는 안되는거야. "
첫 파스로 자신의 회사 이름을 걸고 수입한 물건을 거래처에 풀기로 했는데, 세관에서 검사가 끝나질 않았기에 창고에서
고기를 출하 할수가 없단다.
" 그럼 언제쯤이나 내 보낼수 있다는거야? 오늘 내려 보내기로 약속 했는데.. "
" 진희가 경험이 없어서 그래. 이 창고는 보세구역이야, 말 그대로 세금을 내야만 국내에서 유통이 되는거지. 일단
보사부에서 하는 검역을 통과 해야만, 세관에서 출고해도 좋다는 도장을 찍어 주거든.. "
" 통관세도 무는데 내 물건을 가지고 왜 야단들이래.. 그리고 이런거는 미리미리 태산씨가 알아서 해 줘야지. 귀찮은
일까지 내가 수습해야 된다면, 내 옆에서 머물 이유가 없는거 아닌가? "
이번 기회에 고태산이 해야 할일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물렁하게 놔두면 자신도 그런식으로 볼 것이다.
태산이는 나름대로 기가 막힌다. 아무리 문외한이지만 통관도 되지 않은 물건을 내 놓으라는건 어거지일 뿐이다.
하지만 진희를 달래야만 했다. 그녀가 못 하는걸 해 줘야만이, 만날수 있는 기회도 많아 질테니까..
" 이번엔 우리 둘이서 싸인이 맞질 않아 그리 된거 같으니 다음부터는 내가 좀 더 신경을 쓸께.. 그만 진정하라구. "
" 창고가 여기만 있는것도 아니고.. 내가 물건을 태산씨한테 맡겼을 때는 그만한 일쯤은 처리를 해 줬어야지. "
" 글쎄 알았다니까.. 일단 내려 보내기로 한 물건은, 다른 회사에서 빼 줄테니까 맘 풀어.. "
얼굴이 이쁘면 얼굴값을 한다더니, 느즈막에 젊은 애인을 둔 죄로 앞으로도 평탄치 못하지 싶다.
" 창고 임대료도 다른 회사하고 별 차이도 없던데, 그것도 조정을 해 줬으면 좋겠어.. 술을 얻어 마셨으면 그 정도는
편리를 봐 줘야지.. 남자가 쫀쫀하기는, 에긍 ~ "
완전히 떼를 쓰러 온 진희 앞에서, 고양이 앞에 쥐가 된 태산이의 일방적인 패배다.
오늘 하루의 손실만 보더라도, 타 회사의 물건을 빼줘서 발생한 차액과 임대료를 깍아준걸 합치면 천만원이 넘는다.
" 진희가 이 정도로 사업수단이 좋을줄은 몰랐네. "
침대에서 한차례 격정적인 섹스를 펼친후에 영필이가 그 동안의 결과를 전해 듣고는 축하를 해 준다.
" 모두가 도와준 덕이지, 뭐.. 앞으로도 안전하게 갈수는 있겠지만 이윤을 따지면 별게 없는 편이야. "
" 너무 욕심이 지나치면 위험할수도 있어.. 이번에 인천에 있는 땅도 두배나 올랐다던데.. "
" 영필씨가 큰 사업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 할때가 있어, 너무 걱정이 지나쳐.. "
" 그게 다 진희를 염려해서 하는 말이야.. 부작용없이 잘 된다는건 어려운 일이야. "
"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노인네같은 소리는 그만하고 다음 파스에는 영필씨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먼저번에는
내 힘 만으로 했지만, 이번에는 다른곳에 들어갈 돈 때문에 자본이 딸리걸랑. "
" 지금 하고 있는것도 진희한테는 벅찰텐데 또 무슨일을 벌리려는지 모르겠네.. 그렇게 조심하라고 일렀는데.. "
"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면장이 떨어지면 영필씨 통장으로 꽂히게끔 직원에게 말해 둘테니까.. 두가지는
별개로 처리해서 영필씨한테 손해 끼치지는 않을거야. "
고태산이 새롭게 소개해 준 업자에게서, 지방 특산물을 수매해서 창고에 묶어두면 큰 차익을 낼수 있다는 정보를 들은
진희가 자신의 돈만으로 새로이 투자를 하려는 것이다.
" 면장이 나오는대로 나한테 입금이 되도록 확실하게 처리하도록 해.. 서운할지 모르겠지만 짚고 넘어 가야만 될
사안이고, 진희한테 여러번 욕심내지 말라고 했던것도 기억하라구. "
영필이와 헤어진 진희는 고태산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요즘 같아선 몸이 두개라도 모자를 정도로 바쁘다.
어차피 전국의 도매상들과 거래를 시작한 만큼, 그들이 취급하는 품목들 중에 이윤이 남는 거라면 투자를 해서라도 매입을
하고 싶었다.
임대료 역시 태산의 도움으로 부담이 적어진 마당에 승산이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자신의 판단이 옳은것 같은데도 말리는 영필이와 성식이가 이해가 되지 않는 진희다.
가뜩이나 혼자서 일을 처리하며 다니느라 벅찰 지경인데,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지 않는 그들이 서운하기만 하다.
아쉬운대로 태호라도 수족처럼 부릴수 있다면 좋겠는데, 말이 그럴뿐이지 모든걸 버리고 진희의 일만을 위해 24시간 내내
도움을 줄 처지는 아니다.
돈이나 융통하고 가끔 기사로 써 먹는것 까지가 한계인 태호다.
지금이야 자신에게 미쳐서 무슨 일이든지 시키는대로 따르지만, 그렇다고 최회장을 등지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모르긴 해도 약아빠진 최회장도, 태호의 행실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심을 하는 중이다.
" 한번 더 할래. "
" 흐흐.. 나야 고맙지. "
" 아이고 ~ 우리의 떠 오르는 여왕벌께서 납시셨네.. 기다리면서 한잔 하는 중이죠.후후.. "
태산이 소개해준 식품회사 사장인 정재윤이다. 말이 거창해서 식품회사 사장이지, 돈이 되는 거라면 어디든지 다니며
수매를 해서는 비싼 값에 되파는 장돌뱅이 출신의 도매상이다.
" 소문난 알부자들이 모여설랑, 어디 눈먼 돈 없나 찾고 있었겠네요,호호.. "
" 알부자는 무슨, 진희씨야 말로 애들 푼돈까지 긁어간다고 소문이 무성하던데,흐흐.. "
고태산은 정사장이 눈치 채지 못하게끔 호칭을 붙이면서까지 연막을 피우는 중이다. 응큼스럽게 윙크까지 한다.
정사장은 당분간은 자신이 수매하는 품목들을 반씩 나누고, 큰 건이 있을때는 힘을 합치자고 제의를 해 온다.
어차피 친분 관계를 유지해야만 초보나 다름없는 자신이 버틸수 있다는 생각에 도움이 될 업자들을 끼고 있기로 했다.
그들이 건네주는 술잔을 마시며 정사장의 의중을 파악하는 중이고, 태산이 오늘 자신을 원하는지 가늠하고 있다.
태산과 같이 있게 된다면, 그동안 자신의 눈치를 보느라 집안에 등한시 했던 태호를 일찍 들여보내야 한다.
이래저래 남자들을 유혹해서 자신의 목표를 향해가는 입장이라, 그들의 주변도 챙겨줘야 써 먹을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