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의 기쁨

[스크랩] <400개의 엉덩이-41>담배 문 그녀, 관능 혹은 도발

바라쿠다 2014. 7. 10. 13:36

<400개의 엉덩이-41>담배 문 그녀, 관능 혹은 도발
스모킹 노 스모킹 페티시(Smoking no smoking fetish)

많은 애연가들은 담배에 대한 최근의 규제들에 맞서 담배가 주는 미덕들을 늘어놓으며 찬양한다. 그들 입장에서 담배와 시가는 삶의 즐거움을 찾고 그 어떤 쾌락도 마다하지 않는 자들에게 크나큰 위안을 제공한다.
 
캐나다인 피에르 르미외는 “역사상 존재했던 전체주의 국가들이 담배와 종종 맞서 싸웠다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라고 다소 악의적으로 상기시켜준다. 나치 시절에는 ‘독일 여성들은 흡연하지 않는다’라는 슬로건이 등장하기도 했다.

담배를 피우다 끊은 히틀러는 완전무결한 나치의 도덕을 강조했는데, 채식주의와 알코올, 담배에 대한 증오를 담고 있었다. 반면 담배를 사랑했던 처칠, 케네디, 빌 클린턴 같은 인물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담배가 쾌락의 오브제로 자리잡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이들로 인해 담배를 피우는 행위는 뜨겁고도 섹시해 보이기도 했다.

이미지는 ‘섹시 스모커즈’ 사이트의 로고


더욱 고약한 사실은 담배가 규제를 받으면서 ‘혁명적’인 존재로 탈바꿈했다는 점이다. 마돈나는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스캔들을 불러일으켰다. 셀마 헤이엑은 시가를 물고 포즈를 취하며 “나만큼 용기 있는 남자와 만나고 싶어요”라며 우쭐해했다. 전투적인 동성애자에게 시가는 마치 곤봉처럼 길쭉하고도 둔중한 남성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담배를 옹호하는 운동의 영향을 받아 포르노 비디오들은 옷을 입은 채 관능적으로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고 내뿜는 여성들 모습을 화면에 담기 시작했다. 섹스숍에서 팔리는 이 비디오 테이프들은 시가를 피우거나 파이프를 물고 있는 여성들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도발적인 자세를 취한 그녀들은 입에 문 커다란 관을 통해 거대한 연기를 내뿜는다. 미국에서는 ‘스모킹’이란 이름의 페티시즘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흡연은 1990년대 대표적인 성적 환상 중 하나다. 실제로 담배를 규제하는 법이 만들어진 1990년대 초,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스모킹 페티시’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뉴스그룹 중 하나인 ‘알트.섹스.페티시.스모킹(alt.sex.fetish.smoking?대안섹슈얼리티, 담배에 대한 페티시즘)’이 인터넷에 등장했고, 섹시 스모커즈(Sexy Smokers), 시가렛 슬러츠(Cigarette Sluts), 에로틱 스모킹(Erotic Smoking) 등의 이름을 단 미성년자 불가의 수백개 사이트들이 그 뒤를 이었다.

이런 사이트에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형태의 음란한 포즈를 취하며 흡연하는 여성의 모습들이 올라 있다. 금발 여성은 다른 금발 여성과 서로 애무해주며 담배를 피우고, 갈색머리 여성은 지탄 담배의 푸르스름한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몽롱하게 쳐다본다. 또 붉은색머리의 여성은 선정적인 손목 운동으로 자신의 지포 라이터를 열며, 50대 여성들은 황금빛의 긴 궐련용 파이프를 조작한다. 흡연 여성들의 제스처에서는 관능적인 아우라가 풍겨난다. 그들을 감싸고 있는 담배 연기는 남자를 유혹하는 베일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 지옥의 불꽃을 연상시키는 꾸불꾸불한 장막 뒤에서 담배 연기는 여성들의 입, 가슴, 성기를 부분적으로 가리는 데 일조한다.

여성들에게 있어 흡연 행위는 독립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신호를 의미한다. 그들은 복수의 칼을 가는 하이힐로 담배꽁초를 짓이기거나, 남자를 완전히 유린한 후 침대에서 담뱃불을 붙이는 존재들이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필름 누아르에 등장하는 여성 살인청부업자는 늘 입에 담배를 물고 있거나, 입술이 번들거리는 화장을 하고 있다. 오럴섹스에 대한 이런 은유는 영화 ‘원초적 본능’ 속의 샤론 스톤처럼 그녀들이 거대한 궐련을 피울 때 더욱 분명해진다. 그녀들은 더 큰 남성을 원하는 것이다!

에로틱 스모킹 사이트의 웹마스터는 “거대한 시가를 문 여성보다 더 에로틱한 장면은 없지요”라고 말한다.
“그녀들은 막대기에 부풀어 오른 입을 대고 있고, 동그라미를 만들어 내뿜기 이전에 불규칙적으로 담배 연기를 들이마십니다. 거대한 남근을 흡입할 때처럼 동그란 입 모양을 하고서요.”

‘스모크 플레이(smoke play)’를 전문으로 하는 이 사이트에서 여성들은 오직 담배만 피워댄다. 그녀들은 미식가처럼 연기를 삼키거나, 마치 암컷 용들처럼 코에서 연기를 내뿜는다. 일부 여성들은 음부를 이용해 미세하고도 발작적으로 연기를 빨아들이고, 다른 이들은 항문으로 담배를 피운다. 이건 훨씬 어려운 기술이다. 또 다른 여성들은 오럴섹스를 하면서 담배를 피우기에 입속이 담배 연기와 정액으로 가득 차 있다.

‘스모킹 페티시’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무수한 행위들로 세분된다. ‘프렌치 이날스(프랑스식으로 들이마시기)’, ‘딥 드래그스(깊숙이 내뿜기)’, ‘오픈 마우스’, ‘노즈 엑셰일(코를 통한 내뿜기)’, ‘멀티플 드래그스(입과 코로 동시에 내뿜기)’ 등등. 담배를 잡는 방식 또한 무수한 전문적인 페티시즘을 낳고 있다. 일부 남자들은 마치 병사처럼 가운데 손가락과 약지 사이에 담배를 쥐고 있는 여성을 볼 때만 자위를 한다.

방아쇠 연습을 위해 군대에서 그런 식으로 담배 피우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또 다른 남자들은 ‘댕글링(dangling)’을 바라보며 흥분한다. 남자가 쾌락을 느끼도록 여성들이 담배를 흔들어대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담배 첫 모금을 빨아들이며 기침하고 숨막혀하는 여성들을 보면서 성적 환상을 갖는다. 니코틴을 무조건 추종하는 이들이다.

한 여성이 점차 담배에 중독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보다 더 그들의 마음에 드는 것은 없다. 임신한 여성이 흡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흥분하는 남자들도 있다.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남자들 중 가장 가학적인 사람들은 ‘썩은 폐’ 혹은 ‘강요당한 담배’란 제목이 붙은 비디오들을 좋아한다. 죽음과 더불어 섹스에 이웃한 담배가 최음제와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 눈에 담배는 권총의 총구처럼 연기를 내뿜어대는 발기한 남근이다. 그리고 그들은 여성들이 이 포탄에 완전 중독된다고 생각하길 좋아한다. 그걸 다 태워버릴 때까지. 담배를 모든 여성이 갈망하는 악마적인 마약으로 삼기를 그들은 원하고 있다.
(이미지는 ‘섹시 스모커즈’ 사이트의 로고)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출처 : 학성산의 행복찾기
글쓴이 : 학성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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