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다.
오후에 사무실로 전화가 왔다. 최미진이다. 한번쯤 연락을 해 줬어야 했는데, 괜시리 미안해 진다.
" 반갑습니다. 먼저 연락을 드려야 했는데, 바빠서 그러지도 못하고 죄송합니다. "
" 별일은 없으시죠? 호호.. 부담갖진 마시구여, 내일 산에 가자구요. 먼저 거기서 12시에, 괜찮죠. "
산에 다녀오는것은 상관없지만, 성미랑 같이 있는걸 모를텐데 양심에 걸린다. 거절해야 하는데 그것도 걸린다.
" 네, 아직은 약속이 없네요. 내일 만나는 걸로 하죠. "
미진이에게 마음이 간적이야 없지만 죄 짓는것 같은 기분이다.
고차장이 자리로 다가와서, 동수에게 눈짓을 한다. 휴게실로 가서 커피를 뽑아 마주앉았다.
" 누구 전화야? 심각하게 받는거 같은데.. "
대충 설명을 해줬다. 어머니 성화에 여동생이 소개를 시켰고, 두어번 만나 산에도 가고 얘기를 나눠봤는데
아직 이렇다 할 진도가 나간 것은 아니며, 조건은 괜찮은듯 하지만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고..
" 그래, 그것도 니가 알아서 결정해야겠지. 나 역시 고민이다. 커가는 애들을 마냥 놔둘수는 없잖어.. 나 또한
혼자살기도 힘들고.. 금희가 맘에 들긴해도 주위의 눈도 무시할수 없지. 밤에 일하는걸 남들한테도 알린다는게
어려운 노릇이고.. 금희가 날 어찌보는지도 알수 없지만.. "
" 애들 봐 주는 사람은 있나요? "
" 누님이 한분 계시잖아. 매형이 돌아가시고, 그쪽 애들은 다 커서 자기들 앞가림은 하거든.. "
고차장의 고민이 동병상련인지라 백번 이해가 된다. 나혼자 산다고 남들 시선을 모른체 한다는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란걸 깊이 공감하는 동수다.
조금전까지만 하더라도 성미와 최미진을 저울질 하지 않았던가..
회사앞에서 직원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지만 동수는 맘이 편치 못하다. 마주앉은 고차장의 표정도 대동소이하다.
복잡한 심경때문인지 술 마시는 속도가 빨라진다. 파장쯤에는 거의 들이붓는 고차장이다.
" 어머~ 웬일이래, 며칠동안 전화 한통 없더니.. 아,참 오늘 금요일이구나.호호.. "
고차장의 성화에 그녀들이 일하는 곳을 찾았다. 우리를 반기는 금희의 밝은 모습이 좋다.
" 그래,임마.. 내일 노는날이다. 그러는 너는 왜 전화를 못하는데,손가락에 감기라도 걸렸냐? 흐흐.."
" 오빠~ 뭐 기분나쁜일 있었어? 평소하고 틀리네. "
고차장 등뒤에서 술을 많이 마셨다는 시늉을 해 줬다.
" 틀리긴 뭐가 틀려, 그 인간이 그 인간이야.. 너만 보면 밤이 무서워지는 그 놈이지.흐흐.. "
"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왔네, 오빠가 밤이 무섭다는 소리를 왜 안하나 했지.. "
" 금희야~ 밤도 무섭지만 오빠가 많이 슬픈데.. 너는 어찌 생각하누? "
아까부터 마신 술이 누적됐는지 많이 취한듯 싶다. 금희도 눈치를 채고는 걱정하는 눈빛이다.
" 선배, 많이 드셨어요. 그만 마십시다. "
" 우리 오빠 오늘처럼 많이 마신거 처음보네.. 걍 집에 가지, 뭐하러 자꾸 돈쓰러 온다니.. "
" 그렇게 보이냐? 니들이 그렇다면 맞겠지. 우리 금희가 그만 마시라는데 말 들어야지.흐흐.. "
" 아이고,이뻐라.. 이래서 내가 오빠를 좋아한다니까.. "
고차장의 어깨를 안아 토닥거리는 금희다. 시킨 술도 남기고 나올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금희가 고차장의 팔장을 끼고서는 다정한 모양으로 사라져 갔다.
" 금희에 대해서 얘기좀 해봐요. "
고차장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와 거실에서 성미와 마주 앉았다.
" 만난지 2년정도 됐어. 내가 처음 이 일을 하게 됐을때 봤으니까, 무슨일 땜에 그러는데? "
" 금희한테 마음이 가는가 봐요, 고차장이.. 이런말 하긴 그런데, 밤에 일하는게 싫은 내색이야. "
" 한번 실패했나 봐. 자세히는 몰라도.. 그리고 이런일 하고싶은 여자가 얼마나 되겠어? 금희가 그런말은 했지.
어느정도 벌면 이곳을 떠나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만날거라구.. 동수씨도 내가 이런일 해서 싫겠네.. "
처해 진 입장이 다른 탓에, 좋아하는 감정만 가지고는 앞날을 언약하기가 곤란한 네 사람이기에 같은 심정으로 보게끔
된다.
" 솔직하게 말하면 좋을리야 없지, 그치만 대안도 없고.. 당장에 새로운 일거리가 있는것도 아니니까.. 성미씨도
이상하지? 좋아한다면서 결혼하자는 것도 아니고.. 이대로 조금만 지내보자구.. "
" 먼저번에 얘기했듯이 큰 욕심 안부릴래, 그런 마음을 받을 자격도 없고.. 지금 이대로도 좋아. "
" 후후.. 그건 성미씨 생각일뿐이고.. "
잠옷입은 그녀를 안아 가슴에 품었다. 향후 성미와 어찌될지 스스로도 알수가 없는 동수다.
비슷한 시각, 영등포 모텔.
" 얼마나 술을 먹었길래 이렇게 힘이 없냐, 힘좀 줘 봐라, 오빠야.. "
고차장의 배위에 올라 앉아 엉덩이를 부벼가며 애를 태우던 금희가, 고차장의 젖꼭지를 꼬집기까지 한다.
" 그 속에서 잘 놀구 있구만, 대충 느끼면 되지.. 지지배가 웬 욕심이 그리 많누.. "
" 그 속에서 놀기만 하면 뭐해, 걔도 술이 취해서 비실거리는데.. "
술에 취해 만사가 귀찮은 고차장인지라 거시기까지 비실대는 통에 바짝 약이 오른 금희다.
" 금희야~ 오빠 피곤하다. 한숨자고 내일 해주면 안되겠니~ "
" 그래, 아주 잘했어. 계속 술이나 마셔라 오빠야.. 일어나요, 샤워는 하고 자야지. "
급기야 포기를 했는지 몸을 일으킨 금희가 귀찮아하는 고차장을 욕실로 끌고 가 비누칠까지 하면서 온몸을
씻기운다.
전화벨소리에 잠을 깬 동수다. 침대 머리맡에 성미의 핸폰이 울린다. 발신자를 보니 '집'으로 떠 있다.
아직 잠에 취해있는 성미를 흔들어 핸폰의 폴더를 열어준다. 잠에 취해있던 성미의 눈이 커진다.
" 무슨일이야. 왜 그래.. "
심상치 않은 성미의 표정에 동수까지 가슴이 철렁하다.
" 영애가 입원했대, 어쩜좋아.. "
영애라면 그녀의 딸 아이다. 그녀가 어쩔줄 모르고 허둥대고 있다.
" 성미씨, 일단 침착해야지.. 우선 씻고,옷 입어..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가져올테니까.. 침착하게.."
대충 옷을 걸치고 지하주차장에 가서 시동을 걸었다. 몇달씩이나 쳐박아 뒀던 차는 뽀얗게 먼지가 쌓여있다.
아파트입구로 나오자 성미가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안전벨트를 매주고는 차를 출발시켰다.
" 어느 병원이래.. "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다. 평소에도 어두웠던 그녀가 조금은 이해가 된다.
" 춘천 한림대병원. "
짧게 행선지만 말하곤 또 다시 입을 다문다. 네비게이션을 찍고 빠른길을 검색한다.
두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할때까지 그녀는 말이 없다. 그녀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뭔지를 알게 됐다.
병원 응급실 앞에는 성미의 부모로 보이는 두분이 앉아있다가 그녀를 보자 반갑게 끌어안는다.
" 엄마~ 어때요,우리 영애.. "
아직도 놀람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녀가 허둥대고 있다.
" 아직은 괜찮다는구나. 칫수가 떨어졌지만 기다려보라구.. "
자신의 딸을 걱정하는 노모의 얼굴에도 근심이 어려 절실해 보인다.
아직도 이른시간이라 담당의는 출근전이지만, 응급실에서 경과를 보고서 오후쯤 일반 병실로 옮겨야 할거란다.
응급실에서 초초하게 기다리다 담당의사를 만날수 있었다. 의사의 방에서 딸아이의 증세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 먼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골수이식을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나빠지기만 할텐데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할건가요. 조금이라도 시간을 앞당겨야 환자한테도 좋을테고.. 일단은 입원실에 며칠 뒀다가 퇴원하세요. "
그 시각 영등포 모텔
" 아 ~~ 하 ~~~ 오 ~빠 ~ 아 ~~~~ "
고차장의 큰 머리가 금희의 가랑이 사이에 묻혀 꽃잎을 씻어가고 있다.
금희의 다리가 고차장의 등에 올려져 있고, 두손으로는 고차장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젖힌 채 탄성을 뱉어내고
있다.
" 아 ~~하~ 오 ~빠 ~야 ~~ 하 ~~~ 더 ~~ "
고차장의 머리를 쓰다듬던 금희가 두다리로 고차장의 목을 조여가더니, 고차장의 몸을 돌려 침대에 눕히고는 그 위로
올라앉는다.
손을 내려 고차장의 거시기를 쥐고는 자신의 동굴에 맞추고 급히 집어삼킨다.
끝까지 감춘 금희가 잠시 부르르 떨더니, 고차장 가슴에 손을 짚고는 속도를 높여 바삐 절구질을 해 댄다.
" 하아~~ 오 ~빠 ~~ 하 ~~~ 좋 ~아 ~~ "
고차장이 금희의 출렁이는 젖가슴을 쥐고는, 그녀의 몸짓에 보조를 맞춰서 같이 달려가고 있다.
금희가 연신 도리질을 해가며 내리찧는 절구질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진다.
" 하 ~~~ 앙 ~~ 자 ~기 ~야 ~~ 아 ~~ 악~~ "
절구질하던 금희의 몸짓이 잠깐 멈춰지더니, 이내 고차장에게 넘어지며 그의 가슴까지 쥐어 뜯는다.
한참을 고차장의 가슴에 뜨거운 입김을 쏟던 금희의 숨소리가 잦아들자, 그런 그녀의 등을 대견한듯 쓸어준다.
" 우리 애기가 좋았나보다.흐흐.. "
금희의 머리카락을 쓸어주는 고차장이다.
" 그러길래 술 좀 작작해라, 오빠야 ~ "
" 뭐, 작작? 너 요즘 심한거 아니냐, 틈만 있으면 맞 먹을라고 호시탐탐이네.. 요 지지배가.. "
" 에구~ 남자라구 폼 잡기는.. 홀랑벗고 노는 사이에 뭘 따지냐, 따지길.호호.. "
" 그래, 맞 먹어라.. 에휴~ 내가 어쩌다가 여우한테 홀려 가지고설랑.. "
말은 그렇게 하지만 금희가 마냥 이쁘게 보인다는 추임새다.
" 오빠는 웬 술을 그렇게 마시나몰라.. 속상한 일이 있어도 몸을 아껴야지, 노인네가.. 에잉 ~ "
" 뭐, 노인네? 이 지지배가 점점.. 에휴 관두자,관둬.. 이리와 어젯밤에 니가 씻겨 줬으니까.. "
금희의 손을 잡아끌고는 욕실로 들어가는 고차장이다. 이쁜짓 하는 금희를 씻겨주고 싶은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