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유

살아가는 이유 18

바라쿠다 2012. 12. 4. 13:43

직접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는 민수다.    

샷시로 만든 유리문 안 쪽 작은 방에서 두 남녀가 알몸으로 엉켜 져 있다.

엉덩이를 하늘로 쳐들고 엎드린 선영이가 고개를 수그린채 괴로워 했고, 그 엉덩이를 부여 잡은 진호가 그 곳에 코를 박고

혀로 씻는 중이다.

엉덩이를 진호에게 내민채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짓던 선영이가 어느덧 몸을 뒤집어 자리에 누웠고, 진호가 그 위에 겹쳐

올라서는 아랫도리를 밀착시켜 간다.

이럴수는 없다.    진호가 머나먼 타국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혼모가 된 선영이를 위해 집안 식구들까지 속인채

그녀와 부부가 된 민수다.

자신이 떳떳하지 못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유달리 시댁 식구들의 눈치를 보는 그녀를 위해 모든 정성을 쏟았다.

그토록 그녀를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가며 그녀를 보살펴 왔건만, 이렇듯 배신을 때릴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 남편인 진호의 밑에 깔려, 저다지도 행복한 표정이 된 선영이에게 이미 나라는 인간은 안중에도 없을 터이다.

더구나 마치 자신의 여자인 양, 온 몸을 실어 부디쳐 가는 진호의 등을 두 팔로 끌어안고 그의 허리마저 두 다리로 깍지 낀

채, 저렇듯 환희에 떠는 모습은 일찌기 본 적이 없다.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지만, 격하게 몰려오는 쾌감을 느끼는 듯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선영이다.

여지껏 선영이와 치뤘던 섹스는 비교조차 할수 없이, 방 안은 온통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 유리창에 김마저 서린다.

이성적으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데, 자기 본분을 망각한 아랫도리의 그 놈만은 묵직하게 솟아 오른다.

진호의 거센 공격을 받으며, 요염한 몸짓으로 매달리던 선영이가 절정에 다다랐는지 연신 도리질까지 해 댄다.

무섭게 짓 쳐 들어가던 진호 역시 빨랐던 움직임이 잦아 지더니 선영이의 위로 엎어지고 만다.

그런 진호의 등을 수고했다는 듯 손으로 쓸어주던 선영이가 자신의 팬티를 찾아 쥐고는 아래쪽으로 가져간다.

얼마후 서로 떨어진 두 사람이 벗었던 옷을 걸치고 뭐라고 수군거렸고, 선영이가 유리창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그녀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비닐 하우스 사이로 몸을 숨겨야 했다.

" 어머, 진호씨 ~ 나와 봐..  첫눈이야.. "

" 제법 많이 오네.. "

" 그렇지, 너무 이쁘다..  여기서 사는 재미도 있네.호호.. "

" 언제는 시골이라 싫다더니, 변덕은.. "

그네들이 마냥 흥겨워 하며 나누는 얘기조차, 숨어서 들어야 하는 현실이 선뜻 인정을 하기가 어렵다.

" 추워, 이불 잘 덮고 자.. "

" 응, 들어가.. "

선영이가 눈이 쌓이기 시작하는 뜰을 지나 집안으로 사라지고, 진호가 있는 하우스의 불도 꺼진다.

한참을 하우스 뒤에 말뚝처럼 서 있다가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야 했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까지 걸어 나왔지만, 어느덧 지나 다니는 차량들도 뜸해 진 시간이고 그나마 택시는 보이지 않는다.

 

이른 아침 치영이가 집 앞에까지 태워다 줬기에 무심코 현관 안으로 들어서던 선영이는 흠칫 놀래야 했다.

아직 집에 들어오지 않았으리라 여겼던, 남편 민수가 거실 식탁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기 때문이다.

" 언제 왔어? "

" 어제밤에.. "

" 미안해, 안 들어오는줄 알고.. "

우혁이를 요람에 눕히고, 들고 다니던 애기 가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내가 안 들어온다고 당신도 외박을 하나? "

" ....그건 아냐..  눈이 많이 와서.. "

어제밤부터 기다렸을 민수는 노기를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모습은 처음이다.

상대적으로 민수는 어이가 없다.    분명히 그 곳에 도착을 한 후에 눈발이 거세지기 시작한 때문이다.

아예 자고 올 작정이었으면서 태연히 거짓말까지 하는 선영이가 괘씸하다.

" 당신도 이리와서 한잔 하지.. "

거부할 분위기가 아니지 싶다.    보조 쇼파에 각지게 앉아 그가 건네주는 술을 마셔야 했다.

" 다음주 토요일이 희수 결혼이야, 그건 알겠지.. "

" ....당연히 알지.. "

" 그 날도 진호한테 갈건가? "

" ...................... "

" 설마 시누이 결혼식에 빠지진 않겠지.. "

웬지 남편과 겉 돌고 있는 느낌이다.     하룻밤의 외박이 이다지도 약점이 될지는 몰랐다.

" 그럼, 가야지.. "

" 벗어 봐.. "

내 턱 밑으로 허리를 숙여 빤히 올려다 보는 남편의 입에서 독한 술내가 풍긴다.     많이 취한듯 눈까지 풀어 져 있다.

" ...................... "

" 당신 몸이 보고싶어, 남편이면 그 정도 요구는 할수 있잖어.. "

그의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그가 쳐다보는 앞에서 주섬주섬 옷을 벗어야 했다.

" 마저 벗어.. "

쉐타와 치마를 벗고 머뭇거리자 남편의 단호한 말이 이어진다.    할수없이 브라와 팬티까지 벗어야 했다.

" 이리와.. "

손목을 세게 잡아 나꿔 채더니, 쇼파 위로 거칠게 밀어 엎드리게 하고는 내 엉덩이를 잡아 올린다.

" 당신 엉덩이는 참 이뻐.. "

그의 눈 앞에 엉덩이를 내밀고 그저 처분만을 기다려야 했다.

" 똥꼬가 이렇게 생겼구만.. "

엉덩이 살을 손으로 벌리고, 그의 혀가 느껴지는 순간 아차 싶었다.     남편인 민수가 변태스럽긴 해도 그 곳에 혀를 대는

일은 없었거니와, 어제 밤 처음으로 진호의 혀도 그 곳에 닿았었다.

" 이 곳에도 입구가 있다는걸 왜 몰랐을까.. "

" 아야 ~ "

손가락으로 그 곳을 쑤시는것 같아 살풋 통증이 있었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남편이 나를 기다리며 아침부터

술을 마셔야 했던 이유와, 내 옷을 벗기우고 그 곳에 집착하는 것이 무슨 연계가 있지 싶어 가슴이 콩닥거린다.    

" 아퍼?   잠깐 기다려.. "

바닥에 놓여있던 애기 가방을 집어 들더니, 그 곳을 뒤져 샘플 로션병을 꺼낸다.

이내 항문에 차가운 느낌이 생기는걸로 봐선 그 로션으로 그 주변을 바르는 듯 하다.

차가운 느낌인채 항문 안으로 그의 손가락 하나가 그 곳을 비집는가 싶더니 끝까지 밀고 들어온다.

" 왜 이래, 더럽게.. "

" 더럽다구?   아닐걸, 더러운걸 입으로 먹을수 있나.. "

대꾸 할 말을 잊어야 했다.    어제밤 진호와의 섹스를 지켜본 듯한 뉘앙스에 입을 다물어야 했다.

남편이 자신의 바지를 벗는듯 했고, 이윽고 그 곳에 딱딱한 느낌이 전해 졌다.

" 아, 아퍼.. "

" 왜, 아퍼..   좋을텐데.. "

몇번인가 입구를 찔러대던 남편의 성기가 미끄러운 로션 때문인지, 기어코 찢어지는 듯한 통증과 함께 그 곳이 벌어지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 훨씬 더 쫄깃거리네.후후..   앞으로는 여기에다 해야겠네.. "

그 곳으로 남편의 성기가 들어오자, 마치 용변이 꽉 차 화장실로 가야 할 것 같은 느낌뿐이다.

그 이상한 느낌을 견디려 두 주먹을 꼭 쥐고 쇼파에 머리를 묻었지만, 남편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어찌 감당을 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 어때, 좋지.. "

무슨 개선 장군이라도 되는 양, 거침없이 박음질을 해 대는 남편의 횡포에 이를 악물고 이 시간이 지나 가기만을 빌었다.

희안한 것이 저 깊은 곳에서 자그마한 불씨가 피기 시작했다.     처음엔 견디기 어려운 아픔만 주던 것이, 차츰 그 통증이

사라지면서 야릇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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