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장난이 아냐

사는게 장난이 아냐 5

바라쿠다 2012. 10. 13. 11:03

그녀를 따라 포장마차를 나설수 밖에 없었다.     술값까지 계산하고 미닫이 유리문을 나선 그녀의 뒤를 쫒았다.

" 빨리 와.. "

가게 밖에서 기다리던 그녀가 내 옆으로 다가와 팔짱까지 낀다.     뭉클한 것이 내 팔에 와 닿는다.

" 도망가지 못하게 꼭 잡아야지.호호.. "

" 뭣 땜에 도망을 갑니까..   내가 바라던건데.. "

" 아직도 큰 소리는..  두고 봐야지, 끝까지 큰 소리 칠지.. "

대략 난감한 지경이다.     그저 그녀의 농에 맞장구 쳤을 뿐인데, 이 여자가 어디까지 진심인지조차 가늠키가 어렵다.

시장 골목길을 구불구불 돌더니, 큰 길가로 나왔다.    오른쪽으로 길을 꺽으니 저 멀리 사무실이 있는 오피스텔이 보인다.

" 어디로.. "

" 뭐야, 이제 겁이 나나 보지? "

" ....................... "

" 남자가 쫄기는.. "

" 그게 아니라.. "

이제와서 발을 빼기도 이상한 꼴이지만, 사무실 쪽으로 거침없이 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의도가 궁금하다.

" 아까 댄서들 숙소로 가는거야, 가끔씩 거기서 신세를 지거든.. "

" ...................... "

" 김실장만 입 다물면 아무도 몰라.. "

완전히 주도권을 뺏긴채, 그녀의 의도대로 따라야 했다.     

 

번호키를 누르자 경쾌한 금속성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 들어 와.. "

현관으로 들어서자 아까 만났던 댄서들이, 거실 쇼파에 속옷 차림으로 앉아있다가 한쪽 방으로 뛰듯 사라진다.

" 여기서 기다려, 나부터 씻을께.. "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쇼파에 팽개치듯 던져버린 그녀가 욕실로 들어간다.

" 어서 오시져.. "

방으로 숨어 들었던 댄서들이 겉 옷을 걸치고 다시금 거실로 나온 것이다.

" 아, 미안해..  편히들 쉬어야 할텐데.. "

" 좋아여, 이따 자여.. "

" 이리로 앉지..  얼굴이 비슷한데 누가 언니야? "

" 나, 로리..   여기, 동생 엘리야.. "

" 둘 다 이쁘네..  아직도 구분이 안 가.후후.. "

" 점 있져, 여기 코에.. "

로리의 말대로 콧 등에 작은 점이 박혀 있다.     워낙에 구분이 안 가는 쌍동이 자매인지라 모르고 지나칠 뻔 한 부분이다.

" 어때..  한국이 좋아? "

" 좋아여, 돈 벌어여.. "

" 돈 벌어서 뭐 하게.. "

" 집에 가여, 동생 공부해여.. "

거실과 주방이 붙어있고, TV나 냉장고등 필요한 살림살이는 구비가 되어있는 편이다.

" 김실장도 씻어.. "

쌍동이 자매와 이런저런 얘기중에 샤워를 한 백미경이 욕실에서 나왔다.      부스스했던 사자머리가 물기에 젖어, 그녀의

얼굴 주위로 찰싹 달라붙어 있다.     어색함도 없는 그녀에게 어찌 대처를 해야 하는지 고심을 해야 했다.

" 난 괜찮은데.. "

" 겁내지 말고 시키는대로 해, 김실장이 여기 온건 아무도 모르니까.. "

오히려 남자인 내가 어색할 지경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해 보리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초반부터 사무실 소속의 여자와

얽힌다는게 내키질 않는다.     마치 내 속을 들여다 보기라도 한 듯 백미경이 씻기를 강요한다.

 

욕실에서 씻고 나오자 미경은 자기 방으로 들어간 듯 하고, 쌍동이 자매는 TV에 눈길을 두고 나한테는 신경도 쓰지 않는

분위기다.

미경이 알려준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침대에 앉아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그녀가 입술에 손가락을 댄다.

" 응..  그래, 알았어..   미안해, 딸아이라서.. "

핸폰의 폴더를 닫은 그녀가 배시시 웃는다.      머리에 얹었던 수건을 풀더니 머리를 털어 댄다.

" 딸 애가 걱정하겠네.. "

" 자주 있는 일인데, 뭐.. "

" .................... "

꺼리낌 없이 내 뱉는 그녀의 말에, 오히려 내 귀를 의심했을 정도다.      

" 순진하기는..  생각해 봐, 업소 출연료로 생활이 될것 같애?    다 마찬가지야..  밖에 있는 댄서들도 마찬가지고.. "

" 그래도, 그렇게까지 오픈하면..

" 숨길것도 없어, 어차피 김실장도 알게 될테니까 미리 자수하는거야.. "

손님들을 상대로 영업을 한다는 말이다.     설마 했지만 미경이에게서 직접 듣는 얘기라 안 믿을수도 없다.

" 누가 알면 안 좋을텐데.. "

" 그냥 쉬쉬 할 뿐이야, 아는 사람은 다 알아..   쟤네들만 하더라도 업소에서 소개하는 남자들만 상대 해..   업소에서도

깔끔한 남자들만 소개를 하고, 잘못했다간 매춘으로 걸릴수가 있거든.. "

우려하는 이유를 안다는 듯 자세히 설명을 한다.    이 세계의 어두운 면을 본 것 같아 찝찝한 마음이다.

" 사무실은? "

" 물론, 사장님도 다 알지..  모른척 눈감아 주는거야.. "

" 사장이 시킨건 아니겠죠? "

" 당연히 아니지, 돈 벌이가 형편 없으니까 할수 없어.  그나마 나쁜 기획사는 그것까지 착취를 하는곳도 있구,  프라임은

그렇게 지저분하지는 않으니까 쟤네들도 붙어 있는게고.. "

" ..................... "

어제 처음 봤을때는 그나마 미경이의 모습에서 섹시함까지 느꼈었다.     몸을 팔아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그녀의

그런 모습에서 매력이 떨어진다.

" 이런 얘기 그만하자, 그냥 김실장이 처음이라니까 설명해 준거야.. "

" ..................... "

" 왜..  하기 싫어? "

" 그건 아니고.. "

솔직하게 치부일수도 있는 자신의 얘기까지 털어 논 미경이에게 그렇다고 할수는 없었다.

" 부담 갖지마, 프라임에서 나한테 여러가지 잘해주는 편이야..   쟤네들도 김실장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안아도 되고.. "

" 황홀한 특혜네.후후.. "

" 밤은 짧어..  안아 줘.. "

샤워 후 걸치고 있던 가운을 스스로 벗는 미경이다.     잘 빠진 그녀의 알몸이 드러나자 내 거시기가 불끈 솟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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