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소통령

소통령 21

바라쿠다 2012. 9. 4. 11:46

" 그 놈들 뿐이네요.. "

순대국 집 안을 살펴본 영식이의 말이다.

" 잘 됐구나, 일단 들어가서 한방씩 먹여..    정신이 들기 전에 끝내버리자.. "

" 걱정마세요, 저런 잔챙이들 쯤이야.. "

" 그래도 방심하면 안돼, 여차하다 놓치면 다신 못 잡아.. "

" 알았수 ~  확실하게 조져 버리지, 뭐..     자, 들어들 가자.. "

영식이가 문을 옆으로 열고 들어가자, 동생들이 뒤를 따르고 내가 맨 나중에 들어서며 문을 닫았다.

" 아악 ~~ ..  우당탕 ~ .. "

앞에 선 영식이가 한 놈의 가슴팍에 발길질을 해 대자, 비명소리와 함께 뒤로 벌렁 넘어간다.

" 뭐야, 너희들.. "

" 염라대왕이다, 개자식아.. "

" 우 ~ 욱 ~~ "

옆에서 몸을 일으키던 녀석의 어깨에, 영식이가 들고있던 쇠절구 방망이가 꽂힌다.      어깨를 한팔로 움켜 쥐며 바닥으로

꼬꾸라 진다.     

순식간에 당한 녀석들이 정신이 나갔는지 놀란 눈으로 영식이를 올려다 본다.

" 어떻게 생긴 놈인지 얼굴 좀 보자.. "

녀석들을 둘러 싼 동생들의 몸에 가려져 놈들의 모습이 언뜻 보였을 뿐이다.      동생들이 양쪽으로 몸을 비키자 그제서야

놈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 아니, 너는.. "

그때까지 테이블에 앉아, 갑자기 벌어진 사태에 어쩔줄 몰라하는 그 인간은 바로 홍경장이었다.

" 그랬구나..   내가 짐작은 했지.. "

경찰 공무원으로 온갖 못된 짓을 일삼던 놈이다.      투서로 인해 어떤 조치가 내려졌을 놈이, 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나섰음이 틀림없다.

" 그게, 아니고..  저.. "

얼마나 놀랬는지 말을 잇지 못하고, 허공에 대고 손을 흔들어 댈 뿐이다.

" 얘들아, 저 놈도 손 좀 봐줘라.. "

내말이 끝나기 무섭게 홍경장의 머리에 소주병이 떨어진다.     머리를 감싸안은 홍경장의 몸에도 발길질과 주먹이 날라간다.

" 아이쿠 ~ 읔 ~ "

졸지에 뭇매를 맞으며 온 몸을 웅크리고 있는 홍경장을 바라보다 주방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때까지 주방 안에서 놀란 눈으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할머니가 눈에 띈다.

" 금방 끝나요, 이걸로 부서진거나 고치세요.. "

뒷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십만원짜리 수표 몇장을 할머니에 손에 쥐어 줬다.    그제서야 할머니의 눈이 안정을 찾는다.

" 이제 그만하고 끌고 나가자.. "

" 네, 형님.. "

동생들이 세 놈에게 둘러붙어, 죄인을 포승하듯이 몸을 묶어 나갔다.     잛은 시간이었지만, 벌써 녀석들의 얼굴과 머리에는

 피가 흐르고 있다.

" 니들, 내가 누군줄 알고..   감히.. "

" 이 자식봐라, 니가 누군데.. "

몸이 묶이면서도 제법 악다구니를 지르는 홍경장의 턱에 영식이의 발길질이 나른다.    

" 악 ~~ "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간 홍경장은 손이 결박된 채, 아픈곳을 어루만지지도 못하고 고통스럽다는 듯 얼굴만 찡그릴 뿐이다.

" 그만하고 가자.. "

몸이 묶여진 세 놈을 봉고차에 실을때까지 주위를 지나치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바라 봤지만,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은 없다.

 

" 언니가 웬일이야.. "

미진이의 가게로 들어서자 미희가 반긴다.     

봉고차를 영훈이 오빠에게 빌려 줬기에 아가씨들을 대기시킬 장소가 없어 포장마차로 온 것이다.

영훈이 오빠가 오늘 하루만 아가씨들과 함께 가게에서 영업을 하라고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슨 일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 오빠가 차를 빌려갔어, 오늘 하루만 신세 좀 질께..    니들은 저쪽에 앉아.. "

되도록 하루쯤 쉬고 싶었지만, 돈이 아쉬운 아가씨들 땜에 그럴수도 없었다.

" 오빠가..    무슨 일이래.. "

" 글쎄..   영식씨랑 볼일이 있다고 하더라구.. "

" 무슨 일인지 한번 물어보지 그랬어.. "

" 오빠 얼굴이 워낙 심각하더라구.. "

" 영식이 오빠한테 한번 물어볼까? "

" 그럴래?   뭔 일이지 불안해 죽겠네..    미진이가 말을 못하니 답답해서.. "

 

미진이가 린치를 당했던 일산의 한적한 창고 안에, 녀석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이미 두 녀석은 혼이 반쯤 나가있고, 홍경장만이 두 눈알을 부지런히 굴리며 이 사태를 주시하는 중이다.

" 니가 광호라는 놈이냐, 홍경장하고는 무슨 사이냐.. "

동생들이 가져온 의자에 앉아 녀석들을 마주했다.       제 이름이 불리우자 광호란 놈이 설핏 놀라더니 머리를 땅에 쳐 박는다.

" 죄송합니다, 그냥 예전에 알던 경찰이라 시키는대로 했을 뿐입니다.. "

" 그 여자가 누군지 알았더냐.. "

" 모릅니다, 그저 홍경장이 납치를 해 오면 돈을 준다고 하길래.. "

" 내 마누라다, 아직도 살고 싶으냐.. "

" 몰랐습니다..    한번만, 제발..   한번만 살려주십시요.. "

고개를 들어 놀란 토끼 눈으로 나를 한번 쳐다 보더니, 도저히 빠져 나갈수가 없음을 느꼈는지 연신 바닥에 머리를 조아려 댄다.

" 그 여자도 지금 니 놈과 같은 심정이었을게다.. "

" 홍경장한테 그러지 말라고 했습니다, 정말입니다.. "

" 그 날 노래방에서 여자를 납치해서 일어난 일들을 하나도 빼지말고 읊어 봐.. "

놈들이랑 말을 섞는다는게 싫었다.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질러 놓고 희희낙낙했던 놈들이다.

하지만 그 날의 경위만은 알고 싶었다.      미진이가 놈들에게 어찌 당했는지 알아야 했다.

" 네, 그게 그러니까.. "

광호란 놈의 입에서 그날 미진이가 겪었던 얘기가 술술 흘러 나온다.      홍경장을 시작으로 세놈이 돌아가며 미진이를

상대로 윤간을 했단 얘기가 나올때 쯤 꼭지가 돌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홍경장이 미진이의 사타구니에 야구 방망이를

꺼꾸로 박아 쑤셔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온 몸의 피가 끓어 올라 참을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여자가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 이 곳에서, 인간같지 못한 놈들에게 가녀린 희망마저 철저하게 유린을 당했다.

" 니들은 밖에 나가 있어라, 나혼자 있을란다.. "

수산시장에서 사 온 회칼을 꺼내 들었다.      생각 같아선 놈들을 모두 난자해 버리고 싶었다.

영식이와 곁에 서서 지켜보던 동생들을 먼저 밖으로 내 보내고자 했다.     나중에 죄값을 받더라도 혼자서 책임을 져야 한다.

" 형님.. "

품속에서 꺼내 든 회 칼을 본 영식이도 섬뜩했는지 내 눈치를 살핀다.      잠시 날 쳐다보던 영식이가 말릴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동생들과 함께 창고 밖으로 나간다.

" 지금부터 니 놈들에게 벌을 주겠다, 미진이의 얼굴에 주먹질을 한 너부터 하자.. "

" 아 ~ 악 ~~ "

눈치만 살피던 녀석의 한쪽 귀를 회 칼로 잘라냈다.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사방으로 흩어진다.

" 너 나를 잘못봤어, 우리 형님이 니놈을 가만히 둘줄 아냐.. "

" 니 형이 누군데, 자꾸 들먹여.. "

" 청와대에 있다, 이 놈아..    니 놈 하나 죽이는건 일도 아냐, 개새끼야.. "

" 그래..   니 형도 참 불쌍하다, 어쩌다가 너같은 놈을 동생으로 뒀는지..   이번엔 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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