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사냥

남자사냥 64

바라쿠다 2012. 8. 1. 13:22

앞마당에서 파티가 열렸다.     

연주와 소연이의 회집에 싱싱한 활어를 대주는 선장이 잡아온 여러가지 생선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듯 보기좋게

전시되어 있다.

식당에 주방장으로 있는 아주머니와 오늘의 참가자들이, 푸짐한 회접시들을 날라 훌륭한 상이 차려진 것이다.

회집에 있는 테이블 세개를 붙여 마련한 연회상 주위로 11명의 인원이 둘러 앉았다.

" 자 ~ 이년만에 여러분들에게 약속을 지켰습니다..     본의 아니게 늦어져서 죄송하고, 이렇게 모이게 돼서 반갑습니다.

오늘은 모처럼 허리띠를 풀어 헤치고 마음껏 즐겨 봅시다.. "

" 와 ~ 짝 짝...  형부 ~ 멋쟁이 ~  "

일행들의 비행기 표와 모든 경비를 책임진 박승우의 인사말에 모두가 화답을 했다.

떠들석하게 웃고 얘기하며, 서로에게 술을 권하기도 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남자들끼리도 통하는게 있는지

끼리끼리 모여 즐겁게 떠드는 중이다.      그중에서 영호가 제일 젊고 젠틀해 보인다.

 

정희언니의 말에 따라 술을 마시는 남자들을 남겨놓고 바닷가로 걸음을 옮겼다.     저 멀리 바다속으로 해가 떨어지는

모양이 이쁘다.

" 그동안 회비를 쓰고 남은 돈이 천이백이야..   계속 가지고 있기도 그래서 나눴으면 하는데.. "

" 갑자기 왜 그런대..   언니가 가지고 있으면 되지, 우리 모임이 끝난 것도 아닌데.. "

느닷없는 정희언니의 말에 성미가 이의를 달고 나선다.    우리들의 모임에서 근 일년여를 마지못해 빠진후에, 다시금

참석하기 시작한 성미는 그동안 가장 많은 열성을 보여 왔었다.

" 글쎄다..  가끔 통장의 잔고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우리들이 몰려 다녔던 때가 생각나서 좀 그래.. "

" 큰언니 오늘 너무 센치하네. 호호..   그냥 언니가 관리해요,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줄은 알지만 이렇게 끝낼수는 없잖수.. "

막내인 소연이다.     마냥 사랑을 받고 살던 예전과는 달리, 힘든 현실을 이겨 나가고자 악착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년전에 처음 모임을 만들었을때와, 지금 각자의 처지는 너무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성미와 연주언니가 이혼의

아픔을 겪어야 했고, 막내인 소연이 역시 불가피하게 단란한 가정을 등져야 했다.

붉은해가 점점 바다속으로 잠기면서, 주변이 온통 빨갛게 물들어 간다.

" 참 이뻐 보인다.. "

" 미진언니 눈에만 이쁘지..  내 눈엔 왜 슬퍼 보일까.. "

" 노을 하나를 두고도 각자가 느끼는게 다 틀린가 보다, 우리네 여정처럼.. "

혼자만 일편단심 가정을 지키고 사는 큰 언니 정희도 회한이 많은듯 말투가 젖어있다.    무심코 던진 노을에 대한 찬사가,

각자 처한 현실에 따라 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 모양이다.

" 애들처럼 감상에 젖긴..  노을이 뭐 밥을 달래, 빵을 달래.. "

나이가 50 이 된 지금도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연주언니다.    항시 즉흥적이고 맘이 가는대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 니들이 어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동안 우리들의 모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봤어.. "

모두의 시선이 정희 언니에게 쏠린다.   큰 한숨을 내 뱉은 정희언니가 잔잔하게 말을 이어간다.

" 우리 다섯중에 셋이나 아픔을 겪었어, 나도 명수씨를 만나고는 있지만 항시 가슴을 졸이는 중이야.  유일하게 미진이만

이쁘게 살고 있잖니..   내가 너희들을 잘못 이끈것 같아서 내내 맘이 불편했어.. "

" 그게 왜 언니 잘못이유, 우리가 애들도 아닌데..   다 각자 책임이지.."

성미로서는 바람을 피우다 이혼을 한게 아닌지라, 다른 멤버들과는 다소 마음가짐이 틀릴수 밖에 없을것이다.

" 난 잘못없어..  비록 운이 나빠서 이렇게 꼬이긴 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살아야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남편

눈치까지 보면서 살아야 되는데.. "

연주 언니가 발끈하며 나섰다.      자신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게 남편 탓이라고 누누이 강조를 해 온 터다. 

" 그게 잘못이야, 언니..   내 인생, 내 맘대로 살려고 했던게 잘못이라구..    나야 어찌되든 나혼자 감수하면 되겠지만, 내

잘못 때문에 엉뚱하게 가족들이 맘 고생들을 하고 있잖아..   그 사람들에게 우리는 큰 죄인일수 밖에 없어.. "

막내 소연이의 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소연이의 말에는 진심이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못 본 사이에 많은걸 깨우친 듯 또박또박 뱉어내는 말은, 연주에게로가 아닌 자신 스스로에게 하는 말일수도 있겠다.

" 여기서 뭣들 해요, 술자리가 다 파해 가는데.. "

멤버들이 앉아있는 등 뒤에서 영호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바닷속으로 완전히 해가 완전히 숨어 들었고, 어둠이

깃들기 시작한다.

 

" 치우는건 내일 할테니까 각자의 방에 들어가서 쉬도록 하세요, 아침 일찍 둘레길을 걷기로 했으니까.. "

연주언니가 박사장의 팔장을 끼고 자신들의 거처로 들어가고, 정희언니 역시 애인인 명수와 1층 현관안으로 사라진다. 

성미와 새로운 남자친구인 유사장까지 자신들의 방으로 가기 위해 일어선다.

" 언니는 안 들어가? "

" 먼저 들어가 우리는 조금 더 있다 갈께.. "

명근이와 갑용이가 남은 안주와 술을 챙겨, 소연이와 1층 외곽벽에 붙어있는 계단을 따라 앞서거니 하며 올라간다.

평상시에도 연주언니는 1층에 살고, 소연이는 2층에 산다고 했다.     조금후 2층 발코니에 그들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 자기야 ~ 우리 밤바다 보러가자.. "

" 밤바다..   또 업어 달랠려고 그러는 거지.. "

" 아냐 그냥 가..   밤바다가 보고 싶어.. "

영호의 팔짱을 끼고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지석이를 낳은후, 처음으로 둘만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멀리 바라볼수 있는 언덕 위라서인지 시야가 탁 트인 바다는, 수많은 별들이 휘황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건만 짙은 어둠을

간직한채 가끔씩 하얀 포말만이 보일뿐이다.

" 너무 아름답지.. "

듬성듬성 나 있는 풀 위에 나란히 앉아 영호의 어깨에 머리를 얹었다.

" 좀 쓸쓸해 보이지 않나.. "

" 영호씨 눈엔 쓸쓸하게 보이는구나, 하기야 그것까지 나를 닮으라고 할수는 없지.. "

모든 사물을 똑같이 느낄수는 없다.       어찌보면 사람들마다 사는 모습이 다른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은 멤버들의 힘든 여정에 비해, 나 자신만이 행복하게 사는것도 어찌보면 저 마다의 갈길이 정해져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 자기 눈엔 아직도 내가 이쁘게 보이니?..   지석이 낳고 나서 아랫배에 군살도 그대론데.. "

" 내 눈엔 그 아랫배가 제일 이뻐.. "

내가 생각해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영호의 사랑에 목이 마르다.    영호의 관심을 끌기위해 부지런히 헬스를 하는데도, 한번

처진 아랫배는 들어가지가 않는다.

" 피 ~ 거짓말.. 

" 아냐, 거짓말..  그 배에서 우리 지석이가 자랐잖어.. "

자기 자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영호의 자식 사랑은 각별하다.      첫 돐이 지난 지금까지도 손수

기저귀를 빨아대고 있다.       

회사에서 퇴근을 하고나면 종일토록 지석이 곁을 지키고 있기에, 내가 다 서운할 정도다.

" 흥 ~ 지석이가 자랐으니까 이쁘단 말이지..  내 몸매가 매력이 있는게 아니고.. "

" 또 질투한다, 애 엄마가 되서는 자기 자식까지 질투를 하냐.. "

" 오죽하면 그럴려고, 왼 종일 지석이 옆에만 붙어 있으면서.. "

하루종일 집에 같이 있으면서도 영호의 몸이 그리워 애가 탈때가 있다.       지연이나 지석이 때문에 둘이 있는 시간을

방해받는것 같아, 자식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 에고.. 우리 철부지..  그러니까 지연이가 놀리는거야, .. "

" 그게 다 자기 때문이잖어..   처음에 만났을땐 냄새나는 팬티까지 벗어 달라던 사람이 맘이 변했다니까.. "

" 자기 냄새를 하루종일 맡을수 있는데 팬티가 왜 필요해, 그때야 자기랑 같이 있질 못해서 그런거지.. "

" 남자가 치사하게 변하기나 하구..  그때는 집에 가라고 해도 붙잡고 놔 주지도 않더니.. "

" 그때는 그때지. 후후..    지금이야 내 마누란데 어디 갈것도 아니고.. "

" 얄미워 죽겠어..  결혼하자고 조를때는 언제고.. "

" 이리와, 무슨 누나가 이렇게 앙탈이 심하냐.. "

어깨를 끌어 안더니 입술을 부딪혀 온다.       영호의 가슴팍을 밀고 도리질까지 했지만, 워낙 힘이 센 그의 품안에서는

소용없는 날개짓일 뿐이고, 더군다나 입속에 들어온 그의 혀가 향긋하게 느껴진다.

얄밉게도 취약한 성감대를 손으로 쥐고서는 나를 달뜨게 만든다.     차츰 몸이 달아올라 그의 목을 감아안자, 바닥으로

나를 밀어 눕히더니 치마속까지 영호의 큰 손이 들어온다.

" 아이 ~ 왜 이래, 남들이 보면 어쩔려구.. "

" 누가 보면 어때..  내 마누란데.. "

어찌 이리도 영호의 손길에 나약해 지는지 스스로도 알수가 없다.     그의 큰 손이 가슴을 쓸고 둔덕을 스치기만 해도

저절로 몸이 달아오른다.

치마속의 팬티를 끌어 내리더니, 자신의 바지 지퍼를 열고는 묵직한 방망이를 앞세워 질벽속을 채워온다.

모든 순간이 정지한 듯 쾌감만이 온 몸을 휩싸고, 무아지경에 빠져 영호의 등을 끌어 안았다.

" 아 ~~~ 자 ~갸 ~~ 몰 ~라 ~~ "

영호의 어깨너머로 총총히 빛나는 은하수의 반짝임이, 폭죽이 터지듯 우리들 몸 위로 떨어져 뜨거운 재를 뿌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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