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사냥

남자사냥 63

바라쿠다 2012. 7. 30. 11:53

오랜만에 모인 오인방이다.      남자들까지 참석을 했기에 시끌벅적하다.

각자의 남자들까지 초대되어 제주도에서 모인것이다.     연주와 소연이의 일로 흐지부지 못 만나게 된지 근 일년여

만이다.

또한 남는 시간을 이용해 망가져 가는 몸을 관리하겠다며, 방배동의 휘트니스 클럽에 등록한지도 삼년이 지난 시점이다.

그 중에 마음이 통하는 유부녀 다섯명이 모여, 자신만의 개성을 내 세우는 바람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맏언니인 정희의 뜻에 따라 그 동안의 만남을 회상도 할겸, 중간 결산보고를 하기로 한 것이다.

해서 당연히 나로서는 지아비가 된 영호와 참석을 했고, 정희 언니는 명수씨를 대동했다.

연주 언니는 골프 형부인 박사장과 자리를 함께 했으며, 소연이는 근 일년만에 갑용이와 명근이를 불러 내렸다.

그 와중에 갈비집을 하는 성미는 새로 사귄 유사장이라는 사람과 함께 내려왔다.

" 제법 집에 빈 방이 많네.. "

정희 언니와 성미가 집구경을 한다고 이곳저곳 살피는 중이다.

박승우가 연주 언니를 위해 바닷가 가까운 곳에, 오래된 이층 주택을 구입 했다.

투자 목적으로 땅을 매입할때, 예전 주인이 쓰던 주택을 허물지 않고 현대식으로 내부수리를 한 것이다.

거실 창너머 먼곳에 한가한 포구가 눈에 들어오고, 정원과 이어진 비닐 하우스에는 천혜향이 자라고 있단다.

" 고기잡이 선장이 잡아온 싱싱한 회들과 안주들이 앞마당에 준비가 될때까지 여유가 있어요, 약 한시간동안 각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데이트를 하고 오세요..   그리고 나서 우리들끼리 회포를 푸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 와 ~~ 짝 짝 짝.. "

소연이가 업서버로 나섰는지 모든 일정을 통괄하는 분위기다.     모두들 떠들석하게 짝지어 밖으로 나가서는 바닷가

쪽으로 몰려간다.

 

" 정말 오랜만에 모인거네, 다들 그대로야.. "

" 영호씨 눈엔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그 동안 연주언니랑 소연이는 많이 힘들었을거야.. "

신혼여행이라는걸 가 보지도 못한 영호다.     어쩌다 애 딸린, 그것도 10년이나 연상인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기에

또래 친구들보다 손해를 본게 많았으리라 짐작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 나도 귀동냥으로 들어서 짐작은 하고 있었어.. "

" ................... "

" 미진씨 눈에는 내가 마냥 어리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나도 눈치는 있어..    소연씨 애인들한테 연락도 받았지만, 소연씨

아들도 오다가다 만났고..   대충 짐작은 했었지"

솔직이 말하면 친구들의 행동양식이 맘에 들지 않는다.       나이 어린 남편 앞에서 떳떳하게 내세울게 없기 때문이다.

" 집에다 전화나 해 봐..   지석이 잘 있나.. "

나이만 어릴뿐이지 심지가 깊은 사람이다.     주변 친구들이 버젓이 남편을 두고도 엉뚱한 짓거리를 하는것에 대해,

한번도 입에 올린적이 없는 사람이다.     

오히려 그런 영호에게 내 스스로가 면구스러워, 지석이 핑계를 대며 화제를 돌려야 했다.

" 집에 어머니도 오셨다네, 당신을 바꿔 달래.. "

제주도로 오면서 지석이를 부탁하고 왔는데, 시어머니까지 집으로 오신 모양이다.

" 어머니, 저예요..  그냥 집에 계시지, 뭐하러 오셨어요.. "

~ 지석이가 보고 싶어서 왔지..  니들이 없을때 지석이랑 하룻밤 자려고. 호호.. ~~

" 죄송해요, 저희들만 놀러와서.. "

~ 무슨 소리야..  젊을때 부지런히 놀러 다녀야지..  나도 나중에 사돈 마님과 같이 가 보련다, 걱정하지 말고 재밌게

놀다 오너라.. ~~

" 그럼 되겠네요, 나중에 어머니 모시고 다시한번 오면..   여기 경치가 그만이에요. 호호.. "

~ 그래, 그러자꾸나..  지석이가 조금 더 크면 같이 가도 되겠지.. ~~

" 네, 어머니..  그러세요.. "

~ 이만 끊어라, 지석이 녀석 분유 타 줄 시간이란다.. ~~

생각해 보면 나야말로 복이 많은 여자다.       건실한 연하의 남편에, 딸처럼 끔찍이 아껴주는 시어머니까지, 무엇하나

부족한게 없을만큼 호사를 누리고 사는 폭이다.      이런 행복이 오래가지 못할까 봐 조바심이 날 정도다.

" 영호씨..  나 저기까지 업어주라. 호호.. "

" 이런 ~ 언제는 누나 행세만 하더니, 애기처럼.. 후후.. "

 

" 그동안 연락을 끊은 이유가 뭐야.. "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서 갑용이가 물어온다.

" 경치 좋지. 호호..  오빠도 이쪽으로 앉아.. "

한 켠에 서서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는 명근이를 불러 셋이서 나란히 앉았다.    명근이와 갑용이의 손을 양손에

하나씩 쥐었다.

" 진짜 오랜만이다 ~  누가 나를 더 보고싶어 했을까, 디지게 궁금하네. 호호.. "

" 누구랄게 있나..  처음엔 그저 보고 싶기만 했지, 나중엔 걱정이 되서 안쓰럽기까지 하더라..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으면 우리한테까지 소식을 끊었을까 싶어서..   갑용이는 술이 취해서 니가 보고 싶다고 울기까지 했어. 후후.. "

" 야 ~ 임마..  내가 언제..  틈만 나면 사람을 모함하네, 자식이.. "

유독 감정 표현이 섬세한 갑용이다.      욕심도 많지만 세세하게 나를 챙겨줬던 사람이다.     명근이의 말처럼 감정에

북받쳐 울고도 남을 사람인 것이다.

" 에구 ~ 그랬어..  내가 보고파서 다 큰 어른이 질질 짰어요, 에고..  불쌍해라.. "

" 아니라니까..  저 놈이 사람을 훕 ~~~ "

변명을 하는 갑용이의 뺨을 부여잡고 키스를 했다.      근 일년여를 못보는 사이에 애가 탔을 갑용이가 사랑스럽다.

" 이제 됐어?  호호.. 상이야, 그동안 바람을 피웠는지는 알수 없지만.. "

" 오빠도 해 줄까? "

" 난 됐어..  그동안 지낸 얘기나 해 봐.. "

" 오빠들 만나기가 좀 그랬어..   집에서 쫒겨난 유부녀가 무에 자랑거리가 된다고 오빠들과 희희낙낙 하겠냐구..   

나름대로 혼자서 정리할 시간도 필요했고.. "

" 그래서..  지금은 어느정도 정리가 됐니.. "

일년이나 지났지만 죄의식이 사라진건 아니다.     다른 사람한테 책임을 전가할 생각도 없다.     애까지 있는 유부녀가

온당치 못한 잘못을 저지르고 도망치듯 시댁을 나왔지만, 언제까지 그 굴레에서 속박되어 살수도 없는 일이다.

" 아직..  아직도 잘 모르겠어..   그치만 남의 눈치나 보면서 살진 않을거야.. "

" 그럼, 다시 만날수는 있는거지? "

갑용이가 다시금 초조한 기색이다.     온전치 못한 짓을 한 나에게 거는 기대가 큰 까닭이리라.

" 오빠들하고 노는데만 정신이 팔려있으면 안되지, 어떻게 사는게 올바르게 사는건지도 깨달아야 되겠구..  대신

오빠들이 보고 싶으면 연락은 할께..   예전처럼 자주 붙어 다닐수는 없겠지만.. "

" 그래라..  일단은 니가 똑바로 서는게 우선이겠지, 힘들어도 그때까지는 참아야 할까보다. 후후.. "

명근이가 갑용이랑 틀린 부분이 이런 점이다.     한발 뒤에서 지켜 보는듯 하지만, 항시 자신을 우선시 해 주곤 했다.

" 이해해 줘서 고마워, 오빠.. "

" 뭘..  도움이 안되는 내가 미안하지.. "

" 에이 ~ 뭐가 그렇게 복잡한지..  그냥 예전처럼 만나면 어떻다구.. "

" 어머 ~ 저기 좀 봐..  미진이 언니가 새신랑한테 업혀오네. 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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