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생각없어

아무생각없어 56

바라쿠다 2012. 5. 23. 11:46

" 고마워, 오빠.. "

여진이가 한차례의 찐한 격정을 겪은뒤에 내 가슴에 안기며 수줍어한다.

친구의 남자라는 의식을 가져서일지도 모르겠다.      고맙다는 말에 거리감이 느껴진다.

" 고맙긴..  여진이를 안을수 있어서 내가 더 좋았는데.. "

" 흉보지마..  나 밝히는 여자 아냐.. "

" 누가 뭐라고 했나..  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여진이가 예민해 졌나보다.. "

가끔씩 여자들은 합치된 성교뒤에도, 남자가 자신을 어찌 평가하는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경우가 많다.   

원초적인 교감을 나눈것에 대해 그 이상의 어떤 의미를 갖고 싶은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몸을 섞은후에 남자가 자신을

쉬운 여자로 볼까봐 고민을 하게 된다고 한다.

내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말도 안되는 여자로 보인다.       아차피 치뤄야 할 섹스라면 온 정성을 다해 즐거운 감흥을

끌어내면 된다.    

그 결과에 따라서 또 만나느냐 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남자는 한편의 찐한 에로영화를 찍고 싶어하는 반면에, 여자는 한번의 섹스로 인해 로맨스 영화같은 추억을 몇십년

동안이나 간직하려 든다.

아마도 조물주가 남자와 여자를 그렇게 판이한 생각을 갖게끔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 이제 그만 건너가.. "

" ............. "

" 영희가 오빠를 나한테 보내고 많이 힘들었을거야, 얼른 가서 안아줘.. "

갑자기 내 모양새가 우스워진다.       여진이를 달래주라는 영희의 말을 듣고 마지못해 따르긴 했지만, 이제는 반대로

여진이가 영희를 다독거리란다.

" 모르겠다, 내가 왜 이래야 하는지.. "

여진이의 말을 번복시키는 것도 모양새는 아니지 싶은 생각에 벗었던 옷을 꿰어찼다.

 

안방문을 열고 침대로 다가서니, 이미 잠이 들었는지 영희의 숨소리가 고르다.

잠이 깰까봐 조심스럽게 옷을 벗어놓고 침대로 올라 영희의 옆에 눕는데 인기척을 느꼈는지 눈을 뜬다.

" 오빠..  왜 건너왔어.. "

" 여진이가 볼일 다 봤다고 꺼지라던데.. "

" 무슨 말이야,그게..   오늘은 오빠랑 같이 지내기로 약속 했는데.. "

이제서야 둘이 무슨 밀담을 나눴는지 감이 잡힌다.      친구지간에 나를 사이에 두고 선심을 쓴 폭이다.

" 그게 아니고..  여진이가 너한테 미안하다고 건너가래.. "

" 오빠도, 참..  예전에 여진이가 그랬어, 어릴때부터 꿈꾸던 이상형을 만났다구..  그런 오빠를 친구가 외롭게 사는게

안쓰러워 보인다고 나한테 양보를 했구..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저렇게 힘들어 하는데 내가 해줄수 있는게 뭐겠어.. "

여진이에게 날 다시 보내려고 나름 설득을 하려 든다.

" 나더러 어쩌라구..   내가 탁구공이냐,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게.. "

" 나야 언제든지 오빠랑 같이 있을수 있지만 여진이는 그게 아니잖어..  그러지 말고 오늘만 여진이 옆에 있어주라.. "

아무리 친구들간의 우정을 좋게 이해하려 했어도 이건 아니지 싶다.    

" 잠깐 기다려 봐.. "

알몸인채로 건너방에 들어갔더니 잠을 청하려던 여진이가 몸을 일으킨다.

" 오빠, 왜 다시.. "

의아해 하는 여진이의 팔을 다짜고짜로 잡아 끌고서는 안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 ............... "

" ............... "

영희와 여진이가 서로를 바라보며 멀뚱거린다.

" 왜, 니들 멋대로 나를 오라가라 하는데..  잘들어, 내 잠자리는 내가 알아서 할거야..    지금부터 누구든지 침대에서

한발짝이라도 움직이면 화낼지도 몰라.. "

힘을 주고 버티려는 여진이를 침대위에 밀어놓고 그녀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누웠다.

" 누구라도 침대에서 내려가기만 해봐, 나도 그냥 집으로 가 버릴테니까.. "

" .............. "

" .............. "

졸지에 어색한 상황이 돼 버렸지만 반박할 여지도 없음에 둘 다 말이 없다.

한 침대에 셋이 있자니 자연히 서로의 체온이 느껴진다.       그녀들의 뭉클한 살들이 내 몸에 닿는 촉감이 괜찮다.

응큼한 거시기가 뻣뻣하게 일어섰으나, 변태로 몰릴까 싶어 과부가 허벅지를 바늘로 찌르는 심정이 돼야 했다.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열려진 안방문 사이로 영희와 여진이가 움직이는게 보인다.     둘이서 같이 아침을 차리지 싶다.

문턱에서 보자니  영희가 앞치마를 두르고 찌개를 끓이는 중이고, 여진이는 식탁위에 반찬을 나르고 있다.

영희의 종아리를 보자니, 어제밤의 일이 떠올라 은근히 거시기가 준동을 한다.

" 잘들 잤어.. "

" 벌써 일어났네, 아직 준비가 덜 됐는데.. "

내 인기척에 나를 쳐다보는 두 여인네를 보자니 야릇한 호승심이 솟는다.

" 무슨 아침밥상 하나 차리는데 둘씩이나 움직이냐, 여진이가 혼자서 차리면 되지.. "

" .............. "

" .............. "

" 이리와, 어제는 손도 못잡아 봤잖어.후후.. "

씽크대 앞에 있는 영희의 손을 잡고는 안방으로 이끌었다.

그제서야 무슨 뜻인지 알아챈 여진이가 빙그레 웃음을 흘리고, 여진이 앞이라서 그런지 영희가 힘을 주고 버티려 한다.

영희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안다시피 해서는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 아이, 왜 이래 오빠..  여진이도 있는데.. "

" 있으면 어때, 그렇다고 거를수는 없잖어.. "

여진이의 마음고생을 안타깝게 지켜본 영희가, 자신의 친구를 배려하느라 자신 역시 마음을 졸였을 터이다.

그런 영희를 위해 포상을 해주고 싶었다.     주방에서 혼자 기다리는 여진이를 위해 분위기는 생략하기로 하고는, 급하게

영희의 옷을 벗겨나갔다.      

앙탈하던 영희도 자신의 옷이 벗겨짐에 따라 눈빛이 촉촉하게 젖어 기대에 차 있다.

원래가 물이 많은 여자다.      젖가슴을 한웅큼 물고, 손으로 둔덕을 쓸어가자 어느틈엔가 애액이 배어 나온다.

서둘러 영희의 위에 올라 방망이를 앞세워 들이밀고는 찔러갔다.

" 아이 ~ 오빠 ~ 천천히 ~~ "

여진이 때문에 수줍게 버티던 그녀가, 어느새 몸이 달아서는 코맹맹이 소리를 내고 있다.

밖에서 여진이가 귀를 세울거란 생각에, 나 역시 몸이 달아오르고 박음질이 빨라진다.

부드럽게 영희의 감흥을 이끌어 내야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고, 거칠게 밀어 붙였다.

" 하 ~~~ 오 ~빠 ~~ 아 ~~~ "

 

평소와는 달리 지친듯 널브러져 있는 영희를 보자니 내심 미안한 생각이 든다.

괜한 호승심으로 인해, 영희에게 달콤한 감흥을 주지 못하고 통증만을 안겨준듯 싶어 스스로 쓴 웃음이 난다.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와 보니 영희와 여진이 둘이서 침대시트를 갈고 있다.

여진이가 키득거리며 나를 보고 웃자, 영희는 얼굴이 빨개져서 욕실로 뛰다시피 들어간다.

그 뒷모습을 본 여진이가 깔깔 거린다.      친구지간에 또 다른 얘기가 있었지 싶다.

" 오빠, 빨리 나와..  아침 준비 다 됐어.. "

여진이가 나간 자리에 구겨져서 둘둘 말려진 시트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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