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생각없어

아무생각없어 32

바라쿠다 2012. 3. 5. 13:31

" 하나만 묻자, 아직도 성미가 자네 소유라고 생각하나.. "

순간적이었지만 눈빛이 흔들리는게 보인다.      속으로는 수많은 생각이 오갈것이다.

" 근데, 언제 봤다고 말을 짧게 하는지 모르겠네.. "

딴에 남자라고 기죽기 싫다는 뜻이다.       한번쯤은 상대가 어느 정도인지 도발을 해서라도 판단을 하고 싶을것이다.

이때는 아예 기를 꺽어놔야 한다.      두번 다시 대들지 못하게끔 각인을 시켜줘야 한다.

내 앞에 놓인 소주잔을 꺼꾸로 손안에 들어 탁자에 내리쳤다.      큰소리와 함께 소주잔이 박살이 나면서 손바닥 밑으로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그 상태로 놈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탁자위로 흐르는 피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나를 괴물쯤으로 여겼을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손에서 피가 쉴새 없이 흐르는데도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내가, 자신과는 틀린 별종으로 보였을

일이다.

" 지금 참고 있는중이야, 덩치만 믿고 허세를 부리는것 같은데 내 눈엔 비게 덩어리로 보여..    직접 한번 당해 보든가.. "

" 어머 ~ 이게 무슨 일이래.. "

큰소리가 나자 주인여자가 행주를 가져와 탁자위의 피를 닦으면서 허둥댄다.

" 미안해요, 싸울일이 있으면 밖으로 나갈테니 신경쓰지 말고 일 봐요. "

내가 차분하게 진정을 시키자, 놀란 주인여자가 반신반의하며 주방쪽으로 사라진다.

이미 녀석의 표정은 전의가 상실된 채 내 눈치만 살핀다.     녀석의 앞에 놓인 소주잔을 가져와 술을 들이켰다.

빈 소주잔에 피가 묻어 보기에 흉하다.       눈알을 굴리며 내 동작 하나하나에 시선을 둔다.

" 지금이라도 성미가 너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보내 주겠지만 그때까지는 내 여자야, 성미가 조금 가볍긴 해도 너한테는

과분한 여자다, 두번 다시 니 놈을 보기 싫어..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 "

" .............. "

이제는 마무리를 해야 할 시점이다.    주인여자가 가져다 준 수건으로 대충 피를 닦고 행주로 손을 동여맸다. 

" 자네가 건달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가는거야, 조금이라도 건달 흉내를 냈다면 참지 않았을게다..    당연히 술값은

니가 내야겠지..   앞으로는 남자 망신 시키지 말구 살아라.. "

녀석의 눈을 뒤로하고 해장국집을 나섰다.       택시 정류장으로 가는데 유리에 베인 손이 쓰라리다.

 

성미한테 갈까 하다가 인숙이와 약속을 한터라 남태령으로 왔다.

" 도대체 나이는 어디로 먹었대.. "

새벽 두시가 되어 손에 붕대를 감고 들어선 나를 보고서 큰일이라도 난듯 걱정이 태산이다.

응급조치를 해 준다며 붕대를 풀더니 소독약을 바르면서 꼼꼼이 살핀다.

한쪽 무릎을 세우고는 내 손에 약을 바르며 온 신경을 모으는데, 벌어진 가운사이로 늘씬한 허벅지가 내 눈을 괴롭힌다.

" 이리와 봐.. "

그녀의 가운을 풀러 속살을 열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하얀 유방이 탐스럽다.     허리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 아이 ~ 왜 이래..  붕대 마저 감아야지.. "

" 됐어, 우선 볼일부터 보구.. "

날 밀치며 앙탈을 부리는 인숙이를 눕히고는 겹쳐 올랐다.      눈을 흘기면서도 목을 끌어안고 받아들일 태세다.

여차직 하면 큰 싸움까지 각오를 했던 터인데, 인숙이의 벗은 몸을 보자 긴장이 풀리며 아래도리가 부풀어 오른다.

붕대를 감은손은 그녀의 머리위에 놓고, 한손으로만 엉덩이를 받치고 젖가슴을 먹자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다친손이 아려 오지만 그녀의 몸을 탐하는 즐거움에 비하면 아직은 견딜만 하다.

더군다나 그녀의 늘씬한 다리가 내 옆구리며 등을 쓸어가면서, 행위에 동참하는 몸짓이 더욱 나를 자극한다.

" 아 ~~~ 선 ~배 ~~ 하 ~~~~ "

젖가슴을 물고 젖꼭지를 혀로 굴리자 금새 몸이 달아올라 가느다란 교성마저 내 뱉는다.

처음 몸을 합치게 됐을때만 해도 수줍어 하던 인숙이가 자신의 감각이 열리는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인숙이 위에 몸을 실어놓고 돌아 다니자니 조금은 불편스럽다.        몸을 뒤집어 눕고 인숙이를 끌어올렸다.

붕대를 감은 손으로 인숙이의 젖가슴을 잡고, 한손으로 방망이를 쥐고는 계곡 입구를 찾았다.

자세가 어중간해 밀어넣기가 쉽지 않아 시간을 끌자 윗몸을 일으켜 곧추세운 인숙이가 스스로 내려앉는다.

" 하 ~~~ 몰 ~라 ~~~ 아 ~~~ "

질벽 끝에 닿은 느낌이 오자 인숙이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엉덩이를 돌리며 달려가기 시작한다.

밑에서 바라보는 그녀의 몸짓도 정상위 못지 않게 즐거움이 가득하다. 

그녀를 올려다 보며 중간중간 한번씩 쳐 올려 줬다.      고개까지 뒤로 젖힌 인숙이의 몸짓이 빨라진다.

" 아 ~~~ 자 ~갸 ~~ 나 ~몰 ~라 ~~ 아 ~~~ "

젖가슴을 쥔 내 팔뚝을 부여잡고는 격렬하게 몸을 부딛치던 그녀의 움직임이 한순간 멈춰지더니, 고개를 꺽고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어 거친숨을 몰아쉰다.

 

" 다니엘 한잔 마시고 싶은데.. "

갈증이 나는데도 움직이기가 귀찮아 욕실로 씻으러 가는 그녀의 등뒤에 대고 부탁을 했다.

되도록이면 번거로운걸 피하는 내 성격에 여러가지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이차선 다리'도 당분간은 봐 줘야 입장인데 미진이와 수정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게 생겼으니 조심스럽다.

후회한들 소용없는 일이지만 미진이가 들이댈때 참았어야 했는데, 이쁜 여자만 보면 껄떡이는 내 거시기가 문제다.

성미의 국밥집은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가 보이지만 이사도 해야 하고, 안주로 내놓는 엉덩이찜도 반응이 어떨지

두고봐야 한다.     

좀 전에 동대문에서의 일은 나이를 먹어감에 다시는 겪고 싶지않은 돌발상황이다.

가뜩이나 정리가 안되는 마당인데 오랜만에 맘에 드는 인숙이까지 챙겨야 할 인연으로 엮이게 생겼으니, 단순한 내

머리로는 대책이 있을수가 없다.

" 무슨 생각을 하길래 불러도 모르냐..   참, 워낙에 바쁜 사람이지, 선배는.호호.. "

거실에서 얼음을 넣느냐고 물어 보는데 답이 없길래, 가만히 문을 열어보니 천정만 뚫어지게 바라 보더란다.

" 그랬어, 에구 미안해라..  좀 전의 일 때문에 잠시 딴 생각을 했나봐. "

인숙이가 건네준 술을 한모금 삼키니 뜨거운 알콜이 식도를 덥힌다.      

" 정말 무슨 일이래?   점잖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

내 앞에 앉아 두 무릎을 모두어 안고는 하품을 하는데, 눈가에 눈물까지 맺히는 모습이 귀엽다.

하기사 연이틀 새벽에 오는 바람에 지금도 잠이 모자랄 인숙이다.     그런데도 불평없이 나를 기다리는 여인이다.

" 인숙이가 잘못 본거라니까, 내가 원래 변태라고 했잖어.후후.. "

" 도대체 하는일이 뭐길래 이렇게 다치고 다녀.. "

짧은 인연이건만 맘을 써주는 그녀가 이쁘게 보일수밖에 없다.

" 별거 아니야, 그건 그렇고 점점 이뻐지네..  진도가 빠른 학생이야.. "

" 피 ~ 선생이 변태니까 그런가부지, 뭐. "

무릎을 세워 감싸안고 있는 그녀의 발가락에 빨간색 발톱이 앙증스럽다.     발목을 잡아 이불속으로 끌어 당겼다.

 

인숙이가 바쁘게 움직이는 소리에 얼핏 잠에서 깨어났다.

화장대 앞에서 드라이어로 젖은 머리를 말리는데 거울 너머로 화장기없는 얼굴이 싱그러워 보인다.

" 맨 얼굴이 더 보기가 좋아.. "

" 어머 ~ 미안해, 내가 시끄럽게 해서 깨웠나 보다.   피곤할텐데 조금 더 자요.. " 

알몸인체로 몸을 일으켜 화장대 앞에 앉은 인숙이를 뒤에서 가만히 품어 안았다.

" 어제도 출근하는걸 못 봤는데 오늘은 잘 다녀오라고 인사는 해야지, 그래야 밥을 얻어 먹어도 미안하지 않걸랑.. "

" 에구, 됐네요.. 하여간에 듣기 좋아하는 소리만 어디서 주워 담는건지.호훗.. "

머리는 다 말랐는지 스폰지 같은걸로 얼굴을 두드리며 바삐 손을 움직인다.

" 차를 가져 왔으면 학교까지 출근시켜 줬을텐데.. "

" 거기까진 바라지도 않네여, 어제처럼 다치고 오지나 마셔 ~ "

" 알았어, 앞으로는 되도록 일찍 올께.. "

" 선배는 정이 많은 사람이야, 김선생이 알고 있는거랑 틀린게 많어.. "

처음 소개를 한 후배놈이 뭐라고 설명을 했는지 궁금하지만 묻기 않기로 했다.     서로가 좋아하는 감정만 가지고

있다면 다른것이 무에 중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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