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54

바라쿠다 2019. 3. 23. 14:25
"다 모였네."
"보스가 마지막으로 오신겝니다."
"퇴원 축하합니다."
"끌려 나온거야."
"..네?"
".........."
"쯔쯔~보스라는 사람이 저리 엄살을 떠니.."
하안동에서 안산가는 방향으로 전원주택식으로 생긴 식당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 오리만을 전문으로 파는 곳의 작은 별채 하나를 빌렸다.
애국회의 일원이면서 나사모 일을 전적으로 도맡는 보스를 포함한 여섯명이 모였다.
작은 어른이 러시아와 미국쪽에 갈 일이 있어 그 동안 업무를 진두지휘할 싸부의 정식 
상견례 성격도 겸해서다.
"보고해 봐."
"민주당 고문 이의원과 평화당 대표까지 끝냈어요."
"난리났겠구만.."
"사퇴한다는 기자회견만 다섯건입니다."
작은 어른이 병원에 있는 동안 싸부의 지시에 따라 세껀의 응징이 더 있었다.
요즘 항간에 떠 도는 소문으로 온 나라가 시끌법적하다.
술집마다 이 얘기가 안주거리가 되어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모양이다.
"모방 폭행도 이어진답니다."
"자식들 똥줄 타겠네."
국회 사무처 직원들이 공석이 된 지역구 유권자들의 항의 전화를 받느라 업무마비가
될 지경이란다.
테러를 당한 현장에 당사자의 죄목을 열거한 판결문까지 배포돼 있기에 호사가들의
입을 통해 가장 핫한 이슈로 떠 올랐다.
"외국에 가시면 언제 오시나요.."
"최집사가 얘기해 줘."
"걱정마, 여기 싸부님이 대행하시니까.."
천과장이 보스의 빈 공백을 염려하는 듯 싶어, 미리 언질받은 바 있기에 답을 줬다.
"앞으로 싸부께서 씽크탱크 노릇을 하실거야, 잘 모셔."
"여부있나요.."
"..갑자기.."
"후후.. 직원들이 궁금한 모양이네요, 한말씀 해 주세요."
"후후.. 그럴까.."

"모두들 반갑네, 건배하세."
진흙구이와 오리탕이 먹음직스럽게 익었지만 그닥 게걸스럽게 탐하는 이는 없다.
큰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법에 어긋나는 짓일지도 모른다는 상충된 감정을 가진 식구들에게 
오늘의 만남이 다소 어색하지 싶다.
건배 제의에 따라 어색하게 잔을 부디치고 한모금씩 들이킬 뿐이다.
"환영합니다."
".........."
".........."
"환영합니다."
보스가 싸부의 참여를 반기고 박과장, 천과장, 정수씨는 이렇다 할 표현조차 없기에 나라도 
끼여 들어 침울한 분위기를 깨야 했다.
"긴장들 풀어, 우리한테는 천군만마야.."
".........."
".........."
보스가 나서서 싸부의 당위성을 얘기해 보지만 분위기는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자네들은 독립투사일세."
"..그게 무슨.."
"역사에 남을거야."
".........."
"일제치하에서 독립을 위해 초개같이 목숨을 던진 열사들과 자네들은 동일선상에 있네,
썩어 빠진 정치인들에게 올바로 나아갈 바를 알려 주는것도 애국하는 길일세.. 자네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이 나라가 참된 복지국가가 된다면 그 또한 역사에 남지 않겠나.."
"..그러네요, 그렇게 비유할수도 있겠네요."
"뜻이 좋아 자네들도 이 일에 동참했을걸세, 정말 훌륭한 일이지.."
"소신은 있는 친구들입니다."
"한가지 부족한게 있다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단순한거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용기만 가지고 덤볐다가 이런 일도 생기더라구요."
"우리의 뜻이 성사될때까지 힘을 합치자구.."
"동감입니다."
"노력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나사모 화이팅~"
그제서야 제법 마음이 풀리는지 호응들을 한다.
"하나 물어 볼께, 우리 일 말고 요즘 뉴스거리가 뭔가.."
"글쎄요, 아무래도 북한 문제 아닐까요.. 항상 뉴스 서두에 나오잖어요."
"또.."
"버닝썬도 그렇고 김학의 성접대.."
"영국 브렉시트.."
"4.3재보궐선거 하던데.."
"그 모든게 정치적으로 해결된다면 어떻겠나.."
"설마요, 싸우느라 합치가 되겠어요?"
"바로 그거야, 합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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