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53

바라쿠다 2019. 3. 23. 09:29
"몸은 좀 어떠신지.."
"뉘슈?"
"민정수석입니다, 다치셨다고 해서.."
"사과한다고 없었던 일이 될까.."
"뉘신지.."
직원인듯 한 사내 하나와 민정수석이 병문안을 핑계삼아 찾아 왔다.
익히 TV에서 보던 얼굴이지만 모루는 척 했다.
옆에서 지켜 보던 싸부가 팔을 걷어 붙인 양 나선다.
세상사는 연륜이 녹록치않은 노인이 나섰으니 뒤로 한발 물러 서 있는 모양새가 득이 
되지 싶다.
'내 아끼는 제자올시다"
"..선생님이시군요, 어떻게 위로를.."
"됐고.. 직원들 교육을 어찌 시키는게요?"
"죄송합니다, 아마도 오해를 했지 싶어요."
"오해라니.."
"저.. 그게 김대표와 삼각관계라구.."
"삼각관계?"
"네.. 유민희란 여자와.."
"..그러니까 우리 제자랑 거기 직원이 여자 하나를 두고.."
"맞습니다 선생님."
"아~ 그쪽 선생은 아니고.."
"틀립니다 그 얘기.."
".........."
".........."
찾아 온 이유야 뻔하지만 가는 길이 틀린 민정수석과는 애초에 싹을 짤라둬야 한다.
어설프게 여운을 남기다가는 권력을 등에 업은 그로 인해 갖가지 방해가 될 소지가 있다.
"그런 여자 취미없어요, 취직시켜 달래서 뽑은거 뿐이라.."
"..그럼 아무 관계도.."
"여자 있어요, 훨씬 어리고 예쁜 러시아 미녀.."
"들었죠?  제자만 애매하게 당했네."
"..거듭 죄송합니다, 어찌 보상을.."
"해야지, 4주 진단 나왔구만.."

"후후..꼬랑지 내리는 꼴이라니.."
"민정수석이라는 작자가 저 모양이니.."
"왜요, 합의금 준다는데.."
"잘 됐네, 그건 회식비 쓰면 될테고.."
"어~ 보상금은 내껀데 그걸로 회식하게요?"
"당연하지, 그건 나사모 공금이야."
"와~ 칼만 안들었네.."
풀 죽은 민정수석이 병실을 나간 뒤 김대표가 득의의 미소를 짓는다.
제 딴에는 정부 요직에 있는 인물을 물리 친 기분이 들진 모르겠으나 세상일이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앞으로도 법에 대항하는 일이 비일비재할텐데 미리 옷깃을 여밀 필요가 있다.
"좋아할때가 아냐, 당장 한두껀 더 해야 돼."
"천천히 해요, 몸이나 낫거들랑.."
"지금이 기회야, 의심받지 말아야지."
"헐~ 우물에서 숭늉 찾으시겠네."
"또 우리 나사모도 자질을 갖춰야 하네요."
"웬 자질타령을.."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기는 높이 사 줄만 하지만, 주먹구구식이어서는 곤란하지 
싶다.
김대표뿐이 아니고 나사모에 속해 있는 친구들 모두 사명의식이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라를 사랑하되 그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는 것도 한 방편이지 싶다.
모든 국민을 위한 일이 단순한 호기로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성스러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 
해야 그나마 후회로 남지 않을 것이다.
세상을 보는 편협되지 않은 시각과 소외된 구석까지 아우르는 따뜻함까지 지녀야 한다.
얼마남지 않은 인생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해 미약하나마 일조를 하고 싶다.
"이런 말 들어 봤지,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성경말씀씩이나.."
"그런 책임감을 가지세, 자네나 나나 우리 모두.."
"진심이시군요."
"초심을 잃으면 안되네, 우리가 미워하는 정치인을 닮으면 더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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