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51

바라쿠다 2019. 3. 22. 10:42
"삼강오륜도 모르나?"
"웬 삼강오륜 타령입니까.."
다리뼈가 부러져 병원에 누운지 여러날이다.
번갈아 동료들이 병실에 찾아 와 무료함은 없고 오히려 가뿐해지는 느낌이다.
거의 날마다 들리는 싸부와의 교감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뛰어 나 천금을 주고도 못 배울 혜안을 보는 공부가 된다.
"자네랑 나랑 입장이 바뀌었자너.."
"또 뭐가요.."
"제자는 침대에 누워 있고 노인네가 대신 방울소리 울리고.."
"ㅋ~다행이네요, 아직도 방울소리가 나서.."
"예끼 이 사람.. 몸은 늙어도 마음만은 이팔청춘일세."  
서로 농을 주고받을만큼 우애도 생기고, 뜻하는 바 같기에 허물마저 없다.
"대사관에서 왔었어요."
"뭐래.."
"비공식적으로 사과했대요, 최주복 개인일이라고.."
내세울거라고는 독일 시민으로 행세하는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김준식이라는 인물이 어찌 독일인이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외국이라 지문 인식이 
없어 동일인 대접을 받을수 있었다.
최주복을 포함한 세 놈 역시 병원에 입원할만큼 상해를 당했기에 정부 관계자도 
난감했을 것이다.
"밀어 붙이자구.."
"그래야죠, 판결문 그럴듯 하던데요."
"ㅋ~베꼈어, 독립투사 글에서.."
최주복과의 사건이 있던 날 저녁 또 한번의 거사가 있었다.
거듭되는 국회의원 폭행사건의 범인이 아니라는 우회적인 시위 성격이 짙었다.
유력한 용의자가 병원에 입원했는데도 불구하고, 똑같은 사건이 터지면 그런 의심에서 
벗어날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다.
완전히 그 의심이 해소되진 않겠지만, 최소한 그 추이를 복잡하게는 만들수 있을 
것이다.
해서 한국당 의원중에서 연륜있는 인물을 골라 린치를 가했고, 그 폭력을 정당화
시킬만한 판결문을 제작해 배포했다.
뜻이 아무리 좋다 한들 폭력이 미화되어서는 안되겠지만, 다행히 리서치 결과는
상상 이상의 호응을 보였다.
                  - 판결문 -
이 자는 수십년간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해 왔습니다.
무릇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 국가의 녹을 먹는 직업입니다.
모든 국민은 살기 좋은 나라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그런 소망을 등에 업고 국회의원이 된 자들 가운데 그 직업을 배경삼아 개인의 이득만을 
취하는 철면피들이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시하고 싶지만,국민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불철주야 고심하는 
다수 국회의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폭력으로 세상을 바로 잡아서는 안되겠지만,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입니다.
국회가 선량으로 가득 차는 그날까지, 저희 나사모는 비열한 정치인을 이 땅에서 
추방할 계획입니다.
모든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한시도 멈추지 않겠습니다.
                    - 2019. 3월에 나사모 -
그의 죄상을 열거한 이력과 함께 제작된 판결문이다.

"이승만을 무덤에서 꺼내야 한다고 했네요."
"도올 김용욱?"
"네, 어떤 인물이죠?"
"..큰일이야.."
"존경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그래서 큰일이라는거야, 왜들 할말 못할말 가리지를 못하는지.."
"떠드는거야 자유아닙니까.."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은 공인이나 마찬가질세, 그 친구 입에서 나온 
얘기는 당연히 화제거리가 되는게구.."
"그럴까요?"
"내 뱉는 말에 책임을 져야 해, 이승만 초대 대통령 잘못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일세, 누구나 아는 얘기가 사회에 얼만큼의 물의가 되는지 알만한 사람이
만용을 부린게야."
"ㅋ~소원성취한거네요, 이목을 끌었으니까.."
"우리 당면과제는 그게 아냐.. 친일청산도 마찬가지야, 뜻은 좋지만 그럴때는 
아니거든.. 김용욱이처럼 이목을 끌기 위한 여론몰이는 위험해."
"일제청산은 해야죠."
"내 말을 이해 못했구먼, 지금 때가 아니란거지.. 최우선을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안녕에 두고 정책이 가야 해, 우리 정치가 그런 방향으로 못가니 삶의 발전이 없는
것이야."
".........."
"그것뿐이 아냐, 북미간 겨루기도 그렇고 중국발 미세먼지도 마찬가지지만 대응하는 
방법이 틀려 먹었어."
".........."
"여야가 문제야, 세상은 급박하게 돌아 가는데 싸움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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