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37

바라쿠다 2019. 3. 8. 04:21
"맞았어요?"
"한마리 빗나갔어, 들어왔으면 150 먹는건데.."
장어탕과 장어구이에 반주로 소주 반병씩을 마시고 3층 경마장으로 돌아 왔다.
박영철이와 싸부 후보는 2인용 좌석에 붙어 앉아 목하 1,2,3착 말을 연구중이다.
"이번에 3번 말이 갈거 같은데.. 복조로 3개 정도 배합하면 어때요?"
"복조 개당 2만원이면 6만원 있어야 하자너.."
"넣으면 되죠.."
"주머니가 달랑거려.."
"빌려드릴께요."
"그러다 잃으면 언제 갚아, 나 돈엄써."
"돈이란게 있다 없다 하자나요, 안갚아도 되니까 신경끄세요."
"그러세요, 그 친구 돈 많아요."
돈으로 사람 환심사는게 권장할 일이야 아니지만 빨리 친해지는 지름길이다.
이 곳에 오기 전 친해지기 위해서 여러가지 경우를 대비했다.
경마로 돈을 잃든 따든 싸부 후보의 속을 떠 보는 계기는 될 것이다.
~1번마 3번마 4코너 돌면서 앞서 가기 시작합니다~
"그대로 쭉 들어오면 되겠네."
"선행마라 불안해요, 5번 7번이 추입인데.."
~3마리가 선두를 유지합니다, 2진 그룹에서 7번마 앞서 나옵니다~
"어,어~ 저 놈 보게.."
"어이쿠~ 1번이 쳐지네.."
결승점에 3,5,7번 말이 차례대로 들어 오자 두사람의 표정이 엇갈린다.
박영철이야 여러장 마권을 긁어 댔으니 당연히 한장쯤은 맞았을테고, 상대적으로 
한두장의 마권만을 산 싸부 후보는 이번에도 빗나간 표정이다.
"그러길래 여러장 깔으래니까요."
"돈 없다니까.."
"빌려 드린다구요, 난 땃으니까 안 갚아도 돼요.'
"빌리는거 싫어, 내가 놀음꾼도 아니구.."
"놀음이든 오락이든 맞추는 재미가 있어야죠, 여기 50받으세요."
"이러면 안되는데.."
결국 박영철이가 내민 50을 받긴 하지만, 영 찜찜한 모양이다.
경마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걸 즐기는 사람 나름이지 싶다.
카드나 화투를 좋아하는 이들을 싸잡아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간다고 여겼다.
상대적으로 경마는 박영철이 말마따나 오락의 의미가 더 크다고 보여 진다.
빈약한 주머니 사정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쏟아 부면 놀음이 될 것이고, 재미삼아 용돈만큼의
배팅만 하고 멈추는 인내를 가진 사람에게는 오락 이상은 아니지 싶다.
"가자구, 내가 살테니까 후후.."
"ㅋ~목구멍 때 벗겨야지.."
다행히 경마가 끝나는 시간쯤에 잃은 돈을 복구하고도 200을 딴 싸부 후보가 술을 
사겠단다.  
"광명시로 가자구.."
"술 마시러 거기까지?"
"단골집이걸랑."
우리야 오늘 처음 본 사람의 됨됨이를 살피고자 했으니 어디든 가릴 이유는 없다.

"꽃등심 줘 5인분.."
"우리집에 꽃등심없어."
"정육점 가서 사 와, 술값 미리 줄께."
광명사거리에서 오류동 가는 방향에 허름한 식당이 있다.
10평 남직한 작은 가게인데 위치도 별로라 손님도 없지 싶다.
냉동 삼겹살 따위나 팜 직한 곳에서 꽃등심을 주문하고는 여주인에게 20만원씩이나 
건넨다.
"덕분에 재미봤네, 안주 올때까지 한잔함세."
"그러죠, 축하합니다."
"집이 이 근처인가 봅니다."
"아냐, 신길동이야."
"근데 예까지 뭣때문에.."
"ㅋ~이쁘자너.."
"누가? 여주인?"
"ㅋ~응."
"헐~"
멀리까지 술 마시러 온 이유가 여주인에게 맘이 있다는 얘기인데, 보기엔 못생긴 축에 
가깝다.
나이는 40전후로 보여 당사자와 20여년 나이차가 있어 뵈지만 이뻐 보일만한 구석이 
없다.
가늘게 찢어 진 눈에 광대뼈도 나왔고 피부색도 거무튀튀하다.
굳이 여자다움을 찾는다면 늘씬한 키에 잘 빠진 몸매는 봐 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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