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양반 아냐?'
"맞네요, 흰머리.."
어르신이 전송해 준 사진의 그 모습이 틀림없다.
우리 식구중에 경마 좀 한다는 박영철이를 대동했다.
예전 영등포 경찰서 자리쯤 14층 건물 통째가 화상 경마장이다.
일요일 점심때쯤 찾은 경마장은 빈좌석마저 없다.
몇자리 건너 뒷쪽에서 그를 살펴보는 중이다.
"와~세영아~"
"달려~"
커다란 화상TV에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앞서거니 무리지어 달린다.
말들이 결승점에 다다를수록 꾼들의 환호성이 극에 달한다.
자신이 배정한 말들이 들어 오기를 바라는 군상들의 표정이 다양하다.
"못맞춘 모양인데요.."
"어찌 아누.."
"표정이 그래요, ㅋ~옷 입은 스타일하군.."
"왜 어때서 보기 좋은데.."
"애들도 아니고 노인네가.."
"자유인처럼 보이자너.."
머리는 백발인데 요즘 젊은이들 못지 않게 찢어 진 청바지에 패딩 차림이다.
그나마 신발이 흰 고무신인데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이다.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이 나이를 짐작할 뿐 입성은 자유로운 영혼이지 싶다.
"ㅋ~ 작업 걸까요?"
"그러자구.."
박영철이 자판기로 가 300원짜리 밀크 커피를 뽑아 온다.
"한잔 드시면서 하세요."
"..누구시더라.."
"요번 경주 맞춰서 한잔 쏘는 겁니다."
"대끼리 맞춰 뭐하게.."
"아무거나 맞으면 되죠.."
"스릴이 없자너.."
"어르신은 배당 큰거만 노리시나 보네요.."
"한 오십배 이상은 돼야지.."
같은 취미를 가져서인지 박영철과의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아싸 가오리~"
"맞췄나 보네.."
"네, 어르신.."
"에이~ 많이 지를걸.."
200배짜리 삼복승이 맞았다.
우리 애국회의 고문을 모신다길래 작은 어른과 경마장을 찾은 영철이다.
고문으로의 자격이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아 보기 위해 그와 같은 취미를 공유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로 했다.
이번 경주의 삼복조를 맞춘건 수십개 경우의 수를 조합해 겨우 성공한 것이다.
그래야만이 자그마한 인연의 꼬리를 잡기가 용이하지 싶어 미리 작전을 짠 것이다.
"ㅋ~적게 배팅하셨구나.."
"여기저기 깔아서 겨우 5만원 먹었어."
"난 200 먹었는데.."
"부럽다~"
"점심드셨어요?"
"아직, 이따 먹으려구.."
"가시죠, 다음 경주 배팅해 놓고.."
"그럴까?"
작은 어른은 경마따위는 싫어 하는지라 이런 자리가 달갑지 않을게다.
경마를 핑계삼아 밑밥을 던졌으니 본격적인 탐색은 작은어른 몫이다.
"점심부터 술먹게?"
"술 마시는데 주야가 있나요.."
"간단하게 드심 되죠."
경마장 코 앞에 장어만을 파는 전문 식당이 있다.
어르신께 듣기로는 세상을 달관한 듯 사는 괴짜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라 했다.
"너무 마시면 판단력이 흐려져.."
"술 드시고 취권으로 배팅하세요, ㅋ~혹 모르죠 999맞출지.."
"뭐하는 사람들이야, 초면인데 밥을 다 사고.."
지글지글 불판위에서 노릇하게 장어가 익어 간다.
세개의 잔에 술을 따르고 가볍게 잔을 부디쳐 한모금씩 넘기기로 한다.
술꾼인 듯 목넘기는 폼이 자연스럽다.
"인생공부하러 다녀요, 후후..어르신이 예사롭지 않게 보여 배울게 있지 싶어서요."
"배울거 없어, 갈데라고는 한군데밖에 없으이.."
"ㅋ~아직 정정하신데 엄살은.."
"다 됐다니까.. 이 놈 얼굴 본지도 몇년 됐어."
ㅋ~여자 좋아하시나 보다."
"맞네요, 흰머리.."
어르신이 전송해 준 사진의 그 모습이 틀림없다.
우리 식구중에 경마 좀 한다는 박영철이를 대동했다.
예전 영등포 경찰서 자리쯤 14층 건물 통째가 화상 경마장이다.
일요일 점심때쯤 찾은 경마장은 빈좌석마저 없다.
몇자리 건너 뒷쪽에서 그를 살펴보는 중이다.
"와~세영아~"
"달려~"
커다란 화상TV에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앞서거니 무리지어 달린다.
말들이 결승점에 다다를수록 꾼들의 환호성이 극에 달한다.
자신이 배정한 말들이 들어 오기를 바라는 군상들의 표정이 다양하다.
"못맞춘 모양인데요.."
"어찌 아누.."
"표정이 그래요, ㅋ~옷 입은 스타일하군.."
"왜 어때서 보기 좋은데.."
"애들도 아니고 노인네가.."
"자유인처럼 보이자너.."
머리는 백발인데 요즘 젊은이들 못지 않게 찢어 진 청바지에 패딩 차림이다.
그나마 신발이 흰 고무신인데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이다.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이 나이를 짐작할 뿐 입성은 자유로운 영혼이지 싶다.
"ㅋ~ 작업 걸까요?"
"그러자구.."
박영철이 자판기로 가 300원짜리 밀크 커피를 뽑아 온다.
"한잔 드시면서 하세요."
"..누구시더라.."
"요번 경주 맞춰서 한잔 쏘는 겁니다."
"대끼리 맞춰 뭐하게.."
"아무거나 맞으면 되죠.."
"스릴이 없자너.."
"어르신은 배당 큰거만 노리시나 보네요.."
"한 오십배 이상은 돼야지.."
같은 취미를 가져서인지 박영철과의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아싸 가오리~"
"맞췄나 보네.."
"네, 어르신.."
"에이~ 많이 지를걸.."
200배짜리 삼복승이 맞았다.
우리 애국회의 고문을 모신다길래 작은 어른과 경마장을 찾은 영철이다.
고문으로의 자격이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아 보기 위해 그와 같은 취미를 공유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로 했다.
이번 경주의 삼복조를 맞춘건 수십개 경우의 수를 조합해 겨우 성공한 것이다.
그래야만이 자그마한 인연의 꼬리를 잡기가 용이하지 싶어 미리 작전을 짠 것이다.
"ㅋ~적게 배팅하셨구나.."
"여기저기 깔아서 겨우 5만원 먹었어."
"난 200 먹었는데.."
"부럽다~"
"점심드셨어요?"
"아직, 이따 먹으려구.."
"가시죠, 다음 경주 배팅해 놓고.."
"그럴까?"
작은 어른은 경마따위는 싫어 하는지라 이런 자리가 달갑지 않을게다.
경마를 핑계삼아 밑밥을 던졌으니 본격적인 탐색은 작은어른 몫이다.
"점심부터 술먹게?"
"술 마시는데 주야가 있나요.."
"간단하게 드심 되죠."
경마장 코 앞에 장어만을 파는 전문 식당이 있다.
어르신께 듣기로는 세상을 달관한 듯 사는 괴짜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라 했다.
"너무 마시면 판단력이 흐려져.."
"술 드시고 취권으로 배팅하세요, ㅋ~혹 모르죠 999맞출지.."
"뭐하는 사람들이야, 초면인데 밥을 다 사고.."
지글지글 불판위에서 노릇하게 장어가 익어 간다.
세개의 잔에 술을 따르고 가볍게 잔을 부디쳐 한모금씩 넘기기로 한다.
술꾼인 듯 목넘기는 폼이 자연스럽다.
"인생공부하러 다녀요, 후후..어르신이 예사롭지 않게 보여 배울게 있지 싶어서요."
"배울거 없어, 갈데라고는 한군데밖에 없으이.."
"ㅋ~아직 정정하신데 엄살은.."
"다 됐다니까.. 이 놈 얼굴 본지도 몇년 됐어."
ㅋ~여자 좋아하시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