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장난이 아냐

사는게 장난이 아냐 49

바라쿠다 2018. 11. 17. 21:00
"다 모였어요."
"응, 곧 나갈께."
남선배와 함께 있는데, 하루를 여는 티타임이라고 빼꼼이 머리를 들이민다.
"괜찮겠어?'
"뭐가.."
"오히려 내가 이상하다."
"됐수, 신경안써."
한달뒤가 길일이라며 어머니에게서 통보가 왔고, 청첩장까지 만들었단다.
하기사 그 양반으로선 늦은 나이에 결혼하는 아들로 인해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위 사람에게도 알려야겠기에 남선배한테 얘기를 꺼냈다.
"너랑 나랑 인연도 참.. 동서지간도 아니고.."
"선배~"
"임마 아냐, 놀리는거.."
예전 미경이와 선배가 하룻밤 연애를 했다고 들었다.
여느 사람들은 여자의 과거까지 용서가 되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런 문제로 왈가불가하기엔 미경이를 좋아하는 마음이 되돌릴수 없을만큼 크고, 어찌하면 그녀를
행복하게 할지가 더 중요하다.
이왕 내 여자가 될 사람이라면 그런건 영원히 묻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만합시다, 또 갈데가 있어."
"어디.."
"미경이 남편.."
".........."
"그사람한테도 알려야지."
"티타임은.."
"오늘은 선배가 하슈."

"무고하셨는지요.."
"반가운 동생이 오셨네."
만면 가득 온화한 미소를 짓는 유정아빠는 죄수의 얼굴이 아니다.
나름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라도 터득했지 싶다.
"까놓고 말씀드리죠, 미경씨와 합치겠습니다."
"그럴줄 알았네."
".........."
예상한 듯 평온한 태도에 오히려 할말이 없다.
같은 남자지만 그 여유로움이 날 주눅들게 한다.
"어떤 남자든 욕심낼만한 여자지."
".........."
"가는 길이 달라 그녀를 챙기지 못했지만, 자네는 잘 보듬어 줄거라 믿네."
".........."
"고마우이, 내 짐을 덜어줘서.."
"허락으로 알겠습니다."
세상을 달관한 듯 거침없는 그의 태도가 부럽다.
입장이 바뀌어도 내 경우라면 번뇌정도는 생기는게 맞다.
주고받는 가벼운 선물도 아닐진대 너무나도 태연스럽다.
"그럴 자격도 없네, 부탁하나 하지."
"..어떤.."
"형님이라고 불러 주게.."
"..형님."
호의를 보내는데 마다할 명분이 없다.
이상스레 얽혔지만 남자다운 그가 마음에 끌린다.
"믿음직한 아우를 얻었구먼, 행여 헌여자라는 생각은 마시게나."
"그럴리가 있나요, 유정이까지 아끼겠습니다."
"자네는 그럴 사람이야, 첫눈에 알았지."
"..별말씀을.."
"그만 가 보시게, 바쁘다고 들었어."
".........."
"여기 있어도 눈과 귀는 뚤려 있음일세."

"너무 비싸요 어머니.."
"이런.. 날 창피하게 하는구나, 작아서 미안한데.."
동훈씨 어머니가 유정이를 보시고 싶다길래 무심코 왔는데, 백화점 쥬얼리 매장으로 이끌려 갖가지 
혼수로 실랑이 중이다.
"유정이 눈에는 어느게 이쁘냐.."
"ㅋ~ 다 좋아요."
"역시 유정이 눈이 보배다,호호.."
"저 화려한거 싫어해요."
"됐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셋트로 세팅해 줘요, 며칠후에 올테니까.."
반지며 목걸이, 귀걸이까지 셋트로 구색을 맞추고, 알이 큰 다이아반지도 너무 과분스럽다.
종류도 에메랄드, 사파이어 하물며 한복에 치장될 비취며 호박도 있다.
"가요, 할머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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