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여자

세여자 26

바라쿠다 2017. 9. 28. 15:25
~선미랑 술 마셔~
~언제 오는데..~
자기가 무슨 남편이나 되는양 귀가 시간까지 체크한다.
숫놈들이란 조금만 고삐를 풀어주는 냄새만 풍겨도 우쭐대는 경향이 있다.
~그 년이랑 술 마시는데 자기 고추가 보고 싶은거 있지~
하기사 태호가 벌을 받고 있기는 하나 집에 숨겨놓은 입장이 돼 버렸기에
묘하기는 하다.
~기다려~
잘못을 반성중임에도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호시탐탐 침을 흘리는 작태는
지능낮은 개와 다를바 없다.
~띵~
직찍으로 거실에서 찍은 사진이 전송돼 왔다.
불룩한 배 밑에 흉물스러운 무기가 우뚝 서 있다.
~뭐해?~
~설거지하고 잠시 쉬는중~
~청소는~
~해야지~
~조금후 헤어질거야~
~알았어~
오랜만에 생고기로 그득하게 먹었더니 배까지 부른 인희다.
허락이 떨어져야 냉장고 문이나마 열 자격이 생기는 곰탱이가 불쌍하긴 하다.
~술 마시면서 천천히 해~
~OK~

"왜들 표정들이 그래.."
"술이 과했나 봐."
"마즈"
유성씨 문제로 숙자와 한참 실갱이중인데 화장실 갔던 인희가 끼어 든다.
제 얘기대로 능력있는 애인중 하나와 수다를 떨다 오지 싶다.
남자를 대하는 사고방식이 비교적 자유로운 인희와 나와는 달리 숙자
가볍게 여기지 못한다.
고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게 자신도 이해할수 없다고도 했다.
~까톡~
"이 년 바쁘네."
"마즈~"
"연하 호출이야?"
일요일에는 못 나온다고 했는데 무슨일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희철이다
그간 진수랑 만나느라 본의아니게 2순위로 밀렸기에 다소 미안하던 참이다. 
"진수씨라고 부르라니까.."
"지랄~"
~뭐 해~
~술~
~나도 마시고 싶다~
~나와~
웬수덩어리 남편은 프로젝튼지 지랄인지 오늘도 바빠 아침나절에나 들어 온다고
메세지가 왔다.
진수와 희철이를 비교하긴 그렇지만 섹스하는 패턴만큼은 확연히 다르다.
희철이의 가벼운 패팅에도 꿈나라에 빠져드는 착각이 들어 그를 껴안고 매달리게 되는데
비해, 어린애인 진수는 내 의도에 따라 사뭇 녹아내리는 표정까지 읽을수 있다.
"가까운 시간에 연하랑 한잔하자."
"마즈~"
"진수씨라고 불러, 뭣땜에.."
"이 년이.. 놀러가는게 누구덕이야, 한잔사야지."
"대신 진수씨라고 부르기다."
"미쳐도 곱게 미쳐 이 년아 소꿉장난하는 주제에.." 
"싫으면 말던지..
"알았다, 진수라고 했나?
"응, 진수씨."

"왔네.."
"그래 왔다, 떫으냐?"
집에 들어서니 태호는 거실에서 TV를 보며 캔맥주를 마시고 있다.
선미에게 여행을 보내 주겠다고 호언까지 했으니 그 약속은 지켜야 한다.
"반가워 그러지.."
"개뿔~ 반갑긴.. 미워 죽겠지, 하인처럼 부려먹기만 하니까.."
"아니라니까, 얼마나 기다렸는데.."
"진짜?"
"응."
"왜.. 내가 이뻐서?"
"당연한걸 묻고 그러냐.."
그렇게 당하면서도 주구장창 어찌 한번 소원풀이나마 기대하는걸 보면
어이가 없다.
응큼한 속내를 가진 곰탱이의 끈기에 찬사까지 보내고 싶다.
"그럼 내가 시키는건 뭐든 다 할거지?"
"뭔데.."
"추석때 선미랑 놀러가려구.."
"고향가야 되는데.."
"이번엔 혼자 가, 대신 내가 상 줄께."
"상?"
"오줌마시고 싶다며.."

"완전 술고래네."
"그래서 싫어?"
친구들이랑 헤어지고 근처의 호프집에서 희철이와 마주 앉았다. 
워낙 핸썸하게 생기기도 했지만 바둑무늬가 있는 골프바지에 연두색 자켓이
모델처럼 어울린다.
희철이 역시 두살 연하지만 오빠같은 푸근함마저 있다.
"적당히 마셔, 피부 거칠어 진다더라."
희철이가 눈에는 술기운이 완연한 아줌마로 비쳐지지 싶다.
"와이프가 그래?
"그 사람이랑은 그런 대화 자체가 안돼." 
"안돼?"
"얘기했잖어, 걍 의무때문에 산다구.."
요즘이야 개성들이 강해 그런지 몰라도 양보하는 미덕이 많이 사라진 추세다.
물론 서로 아끼는 부부도 있지만 어찌보면 나랑 사는게 비슷하다.
술 취했었기로 아삼삼하지만 한번 들은 기억이 난다.
"무슨재미로 사는데.."
"선미 만나는 재미,후후.."
"침이나 발라."
"뭐하러 거짓말 하겠어, 선미씨같이 괜찮은 여자 드물어.."
"듣고싶다, 어디가 괜찮은지.."
"음~ 보자.. 일단 귀엽게 생겼잖어, 이쁘긴 하지만 조각미인은 아니지.. 그 뭐냐 얼굴만 이쁜
여자는 차갑게 보이거든.."
"또.." 
하기사 어릴때부터 귀엽단 얘기는 수없이 들으며 자랐다.
어린 진수까지도 그런 표현을 비칠때는 42살이나 된 아줌마를 놀린다 싶었다.
자분자분 말하는 희철이에게 귀를 세운다.
남자들에게 비쳐지는 내 매력은 무엇일까 궁금하다.
"얘기해도 되나.. 섹스얘긴데.."
"땡큐지~"
"선미씨는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어, 퇴폐미라고 들어봤어?"
"퇴폐미? 금시초문이야."
그리고 보면 여자를 지칭하는 표현이 꽤 많다. 
이쁘다 혹은 아름답다, 청순하다 또는 조신하다, 느낌에 따라 여러가지로 불렸다.
섹시하다는 표현도 이십여년전에야 겨우 접했다.
"팜므파탈은.."
"그거야 알지, 남자위에 군림하는 여자.."
"제대로 아네, 비슷해 그 뜻이.."
"근데.."
"선미가 그런 여자야.."
"내가, 에이~ 아무리.."
친구 인희라면 모를까, 내가 그렇다는건 처음 듣는 얘기다.
"남편이 얘기 안 해?"
"처음 들어 희철씨한테.."
"이상하네.. 하여간 그 날 그냥 귀엽고 이쁜 여잘 만났구나 싶었다가 깜짝 놀랬자나 선미한테 
그런게 보여서.."
".........."
"거미얘기 알아?"
"거미?"
"암컷이 수컷을 잡아 먹어."
"어머나~"
"학설에 의하면 뱃속 유충땜에 수컷을 먹이로 쓴대. 거미줄로 칭칭감아서 잡아 먹나 봐."
"나쁜거네, 퇴폐미.."
다소 술이 약한 희철이와 보조맞추느라 생맥주를 홀짝이다 보니 얼큰하던 취기가 사라져
맹수맹숭하다.
"그렇지 않아, 내가 표현을 잘 못한 모양인데 쉽게 얘기하면 흡인력이 쎄, 선미는.."
"흡인력?"
"응, 말 그대로 빨아들이는 힘.. 남자의 정기를 죄다 흡수해 자신의 영양분으로 삼는거지..
담배피는 여자한테서는 그런 끼가 보인다잖어."
"나도 담배 펴, 끊어서 요즘 안 피지만.."
"답답하긴.. 그걸 왜 끊어, 퇴폐미가 보이는데.."
"나쁜거라며 퇴폐미는.."
"아니라니까.. 그런 여자 만나는걸 꿈꾸는 남자들 많어, 수컷거미처럼.."
".........."
"잡아 먹히면서도 희열을 느낀다고 할까.. 보통 겉모습으로 볼때는 담배피는 여자한테서 그런 느낌이
나걸랑, 근데 선미는 침대에서 보이더라구, 특히 상위체위일때.."
잘 이해되지는 않지만 진수 역시 쾌감의 끝에 이르렀을때 고통스러워하는 느낌마저 보였더랬다.
일반적인 오르가즘보다 훨 강도가 쎄 보여 지켜보는 나 역시 뿌듯한 정복욕까지 생기긴 했다.
"담배줘 봐."
그네들이 그런걸 좋아한다니 바라는대로 해 주고 싶다.
오랜만에 가슴깊이 흡입된 니코친으로 머리가 띵하다.
"어울리네, 앞으로는 끊지 마."
"가자, 잡아먹게.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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