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여자

세여자 12

바라쿠다 2017. 9. 10. 12:47
~볼일 봤으면 나와~
~..어디..~
~호텔건너 골목 호프집~
오늘은 근래들어 가장 재수가 좋은 날이다.
서박사가 금으로 만든 두꺼비를 선물했고, 날 벌레보듯 싫어하는 선미남편인
태호의 약점까지 거머 쥐었다.
서박사와 맥주를 마시면서도 가장 통쾌하게 복수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지
궁리까지 한 인희다.
인희와 결혼전에 두어번 같이 술을 마신 기억이 있다.
그때만 해도 태호는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단언한다.
이미 결혼식이 잡혀 있는지라 대 놓고 들이대지 못했을 뿐이다.
다른건 몰라도 남자 속 들여다 보는건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쉽다.

생각에 잠겨있는데 출입문이 열리고 태호가 들어선다.
"그리 앉아."
".........."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쭈빗거리는 폼이 볼만하다.
"맥주? 소주?"
"..소주.."
"그 여자 이쁘더라."
나이는 두살 위지만 예전부터 편하게 지냈다.
새로 내 온 소주를 두잔에 따르는데 쳐다보기만 한다.
"아냐, 그런거.."
"아니다.. 선미도 그리 생각할까?"
".........."
"답이 없으니 좀 그렇다, 선미한테 물어 봐야지."
탁자에 놓인 휴대폰을 만지작거리자 태호가 급했는지 손사래를 친다.
"제발.. 모른척하면 안될까?"
목이 타는지 앞에 놓인 소주를 마시더니 자작으로 빈잔에 또 술을 부어 거푸 
들이킨다.
바람을 피우다 현장을 들킨거나 진배없으니 애가 타는건 당연지사다.
이혼당하는게 저리도 겁나는 인간이 제대로 꼬리가 밟혔으니, 내 말이라면  죽는
시늉까지도 해야 할 것이다.
'모른척 해라.. 흠~ 공짜 싫어하는데.."
"그리만 해 주면 뭐든지.."
걱정이 되는 모양인지 무엇이든 다 해 줄 기색이다.
"뭐든지라.. 뭐가 좋을까나.."
".........."
"이렇게 하지."
"어떻게?"
"지금부터 3개월간 로봇이 되는거야."
"..로봇?,"
"응, 내가 시키는건 뭐든지 하는 만능 로봇."
"..하는 일이.."
"내가 게으른건 태호씨도 알테고..  빨래하고 청소도 해 줬으면 좋겠네, 요리 해 주면 더 감사하지.  참~
요리는 태호씨도 꽝이지..  먹고 싶은거 사 오면 되겠구나~"
된 통 걸렸으니 빠져 나갈 구멍은 애초 보이지도 않을게다.
이제부터 느긋하게 태호를 괴롭히는 재미를 즐기면 될 터이다.
"그나저나 잠지가  쓸만한가 봐, 이쁜 여자랑 그 짓도 하고.."
".........."
힐을 벗고 맨발인채 탁자밑으로 태호의 사타구니 사이를 지그시 누른다.
그의 눈이 의외인지 표정은 내 의중을 묻는 듯 하다.
발끝에 서서히 커지는 그의 물건이 느껴진다.
호감가지 않는 여자와의 신체접촉은 귀찮아 하는게 숫놈들의 습성이다.
아랫도리가 반응을 보인다는건 일말의 연모하는 찌꺼기가 있음이다.
"제법인데.. 금방 반응이 오네."

"제법인데..  금방 반응이 오네."
예전부터 익히 봐 온 그 발이다.
사실 와이프의 친구인 인희를 처음 본 순간, 저리 완벽한 여자도
있구나 싶었다.
와이프의 친한 친구기에 그 감정을 애써 숨기기야 했지만, 볼때마다 손에 
닿을수 없는 상대기에 더 애가 탓다.
요즘이야 발톱에 페디큐어를 하는게 흔하디 흔한 일이 돼 버렸지만, 그 당시만 해도 
눈길을 끄는 치장이었다.
더군다나 보통 여자들의 발 생김새라는게 끝으로 갈수록 작아지거나 일그러 지는게
일반적인지라, 다섯 발가락 모두에 색칠하는게 다소 언발런스로 보여 반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유독 인희만이 새끼발톱까지 곧게 건강한지라 자꾸 눈길이 갔더랬다.
그 발을 품고 싶다라는 소망까지 있었지만 쳐다볼수 없는 욕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발이 자신의 눈 아래에서 사타구니를 누르고는 꼼지락 거린다.
불식간에 부풀어 오르기에 주변 털이 꼬였는지 아픔이 찾아 온다.
그 놈을 밟아대는 인희의 발을 들고 나머지 손으로 바지춤에 넣어 털들을 정리하자
그제서야 아픔이 가신다.
"내 발 이뻐?"
"..그렇지 뭐."
"선미 발톱에 색칠 해 봤어?"
"아니~ 여자 발톱에 무슨.."
"가자, 색칠하러.."
".........."

"너무 어리다."
"그래도 손님이야."
두시간만에 진상짓을 해 대는 노땅들에게서 풀려나고 두번째 맞닥뜨린 손님들은 
이제 겨우 삼십을 넘겼지 싶은 젊은이 둘이다.
숙지말대로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찾는 대개의 손님은 술이 거나해 온다고
하더니 이네들 역시 조금씩 취기가 있다.
부자님 도련님처럼 생김새도 곱상하지만 젊어서일까 기분좋은 풋풋함까지
풍긴다.
나이는 어려도 손님이기에 그네들이 원하는대로 쇼파에 앉는다.
내 파트너가 된 젊은이는 시력이 나쁜지 돗수높은 뿔테 안경을 끼고 있다.
"수지에요, 잘 부탁합니다."
"난 인희.."
"누구부터 노래할래?"
".........."
나와 짝이 된 친구가 반말지꺼리를 한다.
"내가 일빠~"
역시노련한 숙자가 마이크를 쥐고는 기기를 튼다.
~아직도 넌 혼잔거니 물어 오네요 난 그저 웃어요~
역시 숙자의 노래는 언제 들어도 감칠 맛이 난다.
특히나 이은미의 노래는 목소리까지 비슷한지라 원곡과 거의 똑같다.
"누나 디지게 귀엽다."
"푸하~ 고맙네, 그리 봐 줘서.."
"몇살이야?"
"그러는 넌?"
"나 서른살.."
"12살 차이네."
노래방이 아니면 만날수 없는 조합이기에 생소하기 이를데 없다.
무려 띠동갑인 애들에게 팁이나 받자고 앉아 있자니 멋적은 기분이다.
어찌됐든 도우미가 됐으니 끝나는 시간까지는 이곳 룰에 따라야 할 것이다.
"진짜?  대여섯 어려 보이는데.."
"쌩큐~"
"나랑 자러 갈래?"
"어머.. 띠동갑이야 얘."
"치~ 30줄께."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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