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괜찮지? 한잔 더 해. "
" 네. "
다 식어버린 안주지만 그런건 무시될만큼 꼬여 버린 이 상황에서 돌파구나마 찾고 싶은 심정이다.
내 자신도 머리가 멍 한데 지켜보는 치영이도 쉽지는 않을것이다.
치영이를 이해시키고자 하지만 실상은 나 스스로에게 타이르는지도 모르겠다.
" 난 그래.. 누나가 행복했으면 해. "
" 그거야.. "
치영이 역시 지켜볼 뿐이지 당사자가 아닌담에야 뚜렷한 방법은 없을것이다.
" 당분간 이대로 갈란다. "
" ..언제까지.. "
" 너도 알겠지만 누나한테 잘해주지 못했어. "
" 형두.. 누나를 이뻐했잖어. "
" 그게 다는 아니지. "
" 그럼.. "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이라면 세상의 모든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다.
다소 생활이 어렵다 한들 그것에 눈 돌릴만큼 신혼시절의 행복에는 틈새가 없기 때문일게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통해 경제적인 여유가 급박했음을 알고 전시중인 외국으로의 발령을 자원했던 것이다.
" 맘은 안 그런데 고생만 시켰잖어. "
" 아냐 형.. 누나 그때 많이 웃었어, 내가 직접 봤어.. "
" 그게 다는 아니지.. 수경이 분유값도 벅찼어, 내가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
" ..알지 그거야.. "
헤어지기 싫은건 누구못지 않게 가슴 아팠던 그 당시였다.
사랑하는 여인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귀여운 딸까지 거느린 가장이었다.
맥없이 처다볼 입장은 아니었기에 힘겨운 결단을 해야 했다.
" 선영이가 날 다시 만난건 수경이가 있었기 때문이야. "
" ...................... "
몇년만에 사지에서 돌아왔지만 모든 현실은 나의 상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평생을 같이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던 선영이는 민수선배의 와이프로 변해 있었다.
뭐라 형용키 힘든 복잡한 심경이었을때 돌아가신 모친이 그간의 얘기를 해 주셨다.
한달여의 시간동안 잠도 못자고 폐인처럼 지냈다.
" 자신이 낳은 핏줄을 모른척하는 배짱이 없는 사람이야, 네 누나는.. "
" ...................... "
고뇌와 번민속에서 내린 결론이 있었다.
설사 잊혀진 사람이 되었을망정 선영이의 행복만은 빌어주마고 했다.
마지막으로 내 모든것이었던 선영이를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었다.
그렇게 다시 만나고 돌아와서는 선영이를 잊겠노라고 무진 애를 썻다.
하지만 자신이 낳은 수경이를 만나겠다며 선영이게서 연락이 왔다.
그 후로 이런 현실까지 맞닥뜨리게 된 오늘이다.
" 우혁이 역시 그렇지 싶다, 누나는 애들을 위해서라면 용광로 속이라도 뛰어 들 사람이야. "
" ...................... "
" 내가 민수 선배를 모른척할수 없는 이유야. "
" ...................... "
" 할수 있다면 누나 얼굴에서 웃음꽃이 피게끔 하고 싶어. "
" ..알것 같애, 형 마음을.. "
꼬여 진 실타래지만 선영이의 웃음이나마 되살리는 변화를 이끌어 내고 싶다.
내게 주어 진 멍에라면 그에 대응해 싸우기보다는 소소한 행복이나마 느끼게끔 하는게 맞지 싶다.
모질지 못한 선영이기에 그녀에게 다른 아픔마저 생긴다면 감당하기 힘들지 모른다.
" 선영이는 행복해야 돼. "
" ..형이 그렇게 해요. "
" 웃음을 찾아 주지 못한다면 내가 살아 돌아온 의미도 없는거야. "
어찌해야 예전처럼 생기 가득한 선영이의 모습을 다시 볼런지 모르겠지만, 그럴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생각이다.
캠퍼스에서 처음 그녀를 봤을때 한없이 이쁘고 상큼했던 그 당시의 모습이 그리웁다.
" 웬일이야.. "
" 진호씨가 가 보래, 당신 우울해 보인다고 술친구 해 주라네.. "
작은 소반에 간단한 안주와 술을 얹어 이층방에 드니 민수 역시 생각이 많은듯 잠 자려는 기색은 아니다.
급전직하로 떨어 진 자신의 변한 위치가 스스로도 용납하기 힘들것이다.
그 역시 착한 사람인지라 힘겨운 세상과 맞서 싸워 나갈 배짱은 부족하리라 본다.
" 잘 됐네, 잠이 올것 같지 않았는데.. "
" 스트레스 받지 마. "
" 아까 진호가 했던 말 어찌 생각해.. "
" 뭐 오파? "
" 응. "
" 내가 뭘 알겠어, 자기가 판단해야지. "
소주맛이 쓴지 아미까지 찡그러지는 표정인지라 짠한 마음이다.
남부럽지 않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맑게만 살아 온 민수가 아파하고 있다.
그런 그가 나로 인해 집안과 결별하다시피 했기에 애닯기만 하다.
" 모르겠다, 아는것도 없는데.. "
" 해 봐, 당분간이라도.. "
" ..해 보자, 놀수는 없으니까.. "
" 그래, 잘 생각했어. "
내 자신 우러난 맘으로 인연이 된건 아니지만, 남들이 부러워할만큼 끔찍이 날 아껴 준 사람이다.
오죽이나 좋아했으면 내 세울수 없는 과거까지 감춰가며 날 끌어안고자 했을까.
가끔씩이지만 민수가 날 좋아하는 크기가 어느 정도일까 궁금한 적이 있었다.
보통의 여자들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크기를 재 보고싶은 우쭐함까지 품고 살아 왔다.
다만 진호와의 과거가 있기에 그의 보살핌을 고마워했을 뿐이었는지도 모른다.
" 보고싶다. "
" 응? "
한동안 술을 마시던 그의 입에서 짖궃은 말이 흘러 나온다.
날 품고자 할때마다 항시 보여지던 그 눈빛이다.
" 자기 알몸.. "
" 이그~ "
유달리 내 몸을 탐하는걸 좋아하는 민수였기에 앉은채 걸쳐진 옷을 하나씩 벗어 나간다.
술의 힘이긴 하지만 벌거벗은 몸이 그의 눈에는 얼마만큼의 크기일까 궁금하다.
유혹하는 그림이 되고 싶어, 한쪽 무릎을 세워 그곳 비경이 살며시 보이게끔 앉았다.
" 어때.. "
" 이뻐.. "
" 호호.. 어디가.. "
" 다.. 몽땅. "
예전 진호가 살아 돌아왔을때의 기억이 새롭다.
꼴난 몸이지만 날 품고나서는 생기가 되살아난듯 보였다.
애처로워 보이는 민수에게서도 그런 그림이 있을까 싶다.
" 피~ 눈만 높아서.. "
" 갖고싶어 널.. "
" 아냐.. 내가 가질래. "
그의 예전 자신감있는 표정을 찾아 준다면 더 바랄게 무엇이겠는가.
날 끔찍이도 좋아해 주는 사람의 당당한 모습이나마 보고싶은 마음이다.
그의 손을 이끌고는 침대에 누웠다.
" 나 하고싶어, 사랑해 줘. "
어찌해서든지 불쏘시개가 되어 그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싶다.
겹쳐 온 그가 가슴에 머리를 묻고 유두를 희롱한다.
작은 불씨가 그곳 가슴에서 시작돼 편안한 나르시즘이 피어난다.
" 음~ 천천히.. "
내게서 피어난 애욕이 그에게도 전해져 애뜻한 감정으로 채워지길 빌어 본다.
전신을 옮겨가며 불씨를 지피는 그의 혀가 예민한 그곳으로 내려가더니 더운 숨결을 뿜어 댄다.
혀 끝이 날개를 비집고는 깊숙이 쳐들어 와 온통 아궁이를 헤집는다.
" 아~ 살살.. "
이미 그곳이 질퍽이는지 흥건한 늪에 빠진 기분이다.
그럼에도 혀 끝에 자근자근 피어나는 자극은 견디기 힘들만큼 커져만 간다.
이러다간 홍두깨 맛도 못 느낀채 거사가 끝날지도 모를 불안감마저 든다.
" 그만.. 하아~ 이리와.. "
가랑이 사이에서 불을 지피던 그를 이끌어 눕히고는 스스로 사타구니에 오른다.
이미 불끈대는 몽둥이를 잡아 그곳에 맞추고는 엉덩이를 살며시 내려 본다.
입구에서 버팅기려던 방망이가 천천히 속으로 들어차기에 내심 흐뭇한 뻐근함이 생긴다.
" 하아~ 자기야.. "
" 응.. "
한번씩 엉덩이가 앉혀질때마다 뿌듯한 포만감이 살아난다.
" 후우~ 좋니? "
" 응, 좋아. 하아~ "
그의 젖꼭지 위를 두 손바닥으로 짚고는 쾌감에 젖어 가는 눈을 바라다보는 재미마저 챙긴다.
" 뿌걱~뿌걱~ "
" ..얼만큼.. "
" 허억~ 할꺼.. 후~ 같애.. "
" 하~ 안돼.. 참어.. "
느긋하게 앉아 엉덩이 춤을 출때마다 질속 벽에 제 멋대로 찔러대는 그 느낌을 즐기는 중인데 벌써 그가 꼭지점에
다다른듯 하다.
지그시 눈이 감겨지고 어금니까지 앙 다무는게 보인다.
나도 모르게 다급한 맘이 생겨 거칠게 절구질을 해 대자 예민한 그 곳 벽에 사방팔방 요동친다.
" 뿌걱~뿌걱~ "
" 하아~ 나와.. "
" 하악~ 주글래.. "
어느덧 뜨거운 용암이 봇물 터지자 온통 불에 데인듯 싶다.
몇번인가 꿀렁이는 그의 분신이 그 속을 가득 채우면서 아득하니 촛점마저 흐려진다.
" 허엉~ 어떠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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