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아주버님 너무 했어요, 우리가 이렇게 살게 된게 다 누구 때문인데.. "
몇잔의 술이 돌았는데 후배녀석의 와이프가 당구장으로 들어서더니, 신랑 옆에 앉자마자 너스레를 떤다.
" 우리 제수씨, 더 이뻐졌구만.. 그래, 철수도 학교에 잘 다니지.. "
" 역시 아주버님은.. 아직까지 우리 애 이름도 기억을 하시고, 하나부터 열까지 나를 감동 시킨다니까.호호.. "
자식의 이름을 기억해 준다고 저리도 좋아하는지.. 엄마 이름이 영희고 자식 이름이 철수니 어찌 잊겠는가.
한참 정신을 못 차리고 헤매고 다니던 후배 놈이, 애 딸린 과부와 살겠다고 첫선을 보인 자리에서 성격도 좋아 보이고
책임감도 있어 보이길래 흔쾌히 축하를 해 줬더랬다.
아마도 연하의 총각한테 시집을 왔으니 좋을만도 했었겠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후배 녀석이 좋아서 빠진것이지
내 덕이라고 볼수만은 없는 일이다.
다만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고, 잠시 놀음에 빠져 있는 후배놈을 혼쭐 내서 당구장까지 차리게 만든건 내가
앞장을 섰으니 그 고마움은 받아도 될 터이다.
" 그래, 올해 철수가 몇살이더라.. "
" 고등학교 3학년인데 학교에서 짱이라네요. 키도 조그만 녀석이 얼마나 드센지 아주 골치아파 죽겠어요. "
" 그래도 당신말은 잘 듣잖어.. 아빠 말이라면 꼼짝을 못해요, 아주버님. "
" 그거야, 우리 제수씨가 그렇게 만들었겠지.. 당연히 그래야 하고말고, 제수씨가 생각이 깊은거는 내가 진작부터
눈치를 챘어. 앞으로도 자식 단도리는 제수씨가 해야 할거야, 박사장이야 사람이나 좋을 뿐이잖어."
" 알아요.. 아주버님 말씀처럼 저도 신경을 많이 쓰지요, 이 사람도 이제는 저를 많이 따라줘서 재밌게 살고 있으니까
그만 안심하셔도 괜찮아요.호호.. "
이나마 당구장이래도 붙잡고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니 다행스러운 맘이 생긴다.
" 아빠~ 엄마가 빨리 오라는데.. "
옆에 앉았던 소영이가 지 엄마랑 통화를 한 모양이다.
" 어머~ 아주버님 재혼 하셨어요.. 이쁘게 생긴 내 친구한테 아주버님 얘기까지 했는데, 그 친구가 서운해 하겠네.. "
" 이사람이 왜 이래, 벌써 술이 취했나.. 어디다 친구를 들이대나, 들이대길.. "
" 아, 됐어. 나 때문에 금슬 좋은 부부가 싸우겠네.. 오늘은 이만 가봐야 할테니까 다음에 또 한잔하자구.. "
당구장을 나와서 국밥집으로 가는 중에도 소영이가 팔장을 끼고 달싹 달라붙는다. 어린것이 애교가 많아, 커서도
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지 싶다. 커가는 중에 성격만이라도 다듬어서 교정을 시켜주고 싶다.
" 그 아줌마는 이상해, 어디다 대고 우리 아빠한테 눈독을 들이냐.. "
어쩔수가 없어 선생으로 재직중인 후배한테 딸이라고 했더니, 아예 호칭을 바꿔 부르는 소영이다.
지 엄마랑 잘 돼야 어린것에게 상처가 안 될텐데 걱정스럽다.
" 소영이는 내가 아빠였으면 좋겠니? "
" ...처음부터 아빠가 맘에 들었었는데.. 엄마가 남자는 만만한 사람이 좋은거라면서.. "
애를 키우면서 진실만을 보여야 하거늘,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소영이한테 못난꼴을 보였는지 모르겠다.
혼자 애를 키우며 살아야 했기에 힘든점도 많았겠지만, 단순하게만 살려는 성미의 인생관이 문제다.
" 내가 너를 실망시키면 안되는데 걱정이구나.. 가게에 가서도 아빠라고 부르도록 해라. 일하시는 아줌마들한테도
그게 자연스럽지 싶다. "
아직까지는 술안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기에, 당분간은 10시에 가게문을 닫기로 했었다.
손님도 다 나가고 세사람이 가게를 정리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공부하는 애를 데리고 늦게까지 어디를 다니는거야? "
일하는 아줌마들에게까지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지 이유없는 객기를 부린다. 하여간 여자들이란 엉뚱한 곳에서도
허영이 묻어난다. 그저 점잖게 사람을 대하면 그네들이 알아서 잘 따르겠구만 괜한 위세를 떤다.
" 아빠가 피자도 사주고, 담임도 만나 주기로 했다. 히 ~ "
기분이 울적했던 소영이가 밝아져서는 나를 아빠라고 지칭을 하자 성미가 눈을 꿈벅인다.
" 당신이 선생을 왜 만나, 만나도 엄마인 내가 만나야지.. " 하여간에 분위기 파악이 유난히 느린 여자다.
" 싫어, 엄마보다는 아빠가 더 조리있게 얘기를 잘 한단 말이야.. 엄마는 무조건 죄송하다고만 할거면서.. "
" 그러면, 때린 사람이 사과를 하는게 맞지.. 뭐 특별난 대책이래도 있단 말이야? "
" 잘못도 없는데 왜 빌어야 되냐, 난 내 딸 그렇게 못 키운다. 그치~ 소영아.. "
소영이가 지 엄마를 구석에 끌고 가서는 간략하게 설명을 해준다. 그제서야 조금 이해가 되는듯 하다.
" 아, 몰라.. 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알아서 해. 혹시라도 일을 크게 벌려 놓기만 해 봐라, 아주 그냥.. "
그래도 큰소리는 치고 싶은지 끝내 수긍을 않고 기세등등이다. 슬금슬금 장난끼가 발동한다.
" 아주 그냥, 뭐. 내가 사고치면 이혼이라도 할거냐.. 맘대로 해라, 하지만 너랑 이혼해도 소영이는 내가 데리고
살테니까.후후.. "
" 두 분이서 이혼하면 나도 아빠 따라 갈거야.히히.. "
완전히 왕따를 당해서 멍해져 있는 성미를 옆에서 지켜보는 아줌마들의 입에도 미소가 번진다.
" 진짜로 오빠가 대신 나가도 괞찮을까.. "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술상을 봐서는 주방 식탁에 앉았다.
"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냐, 당사자인 소영이한테 물어 봐야지.후후.. "
" 어린 소영이가 뭘 안다고 쟤한테 책임을 돌려, 안 그래도 조년 때문에 열받아 죽겠구만.. "
" 내가 얘기했어, 선생님한테.. 엄마가 바빠서 아빠랑 같이 가겠다고.. "
소영이가 나이가 어려도 눈치가 빨라, 지 엄마랑 나 사이에 중간 역할을 하면서도 어른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다.
" 이년이.. 아빠라고 소개하면 금방 탄로가 날 얘기를 했단 말이야? "
" 응, 며칠전에 미국 라스베가스에 가서 엄마가 재혼을 하고 왔다고 그랬더니 선생님이 축하한다고 그러던데.히히.. "
이제는 오히려 지 엄마를 놀리는 수준에 이르러 내 말을 따라 흉내까지 낸다.
" 아주 둘이서 짜고는 나를 바보로 만들겠단 얘긴데, 어디 한번 두고보자. "
자신의 딸에게까지 놀림을 당하자 조금은 마음이 상한듯 해서 미안한 감도 든다.
" 그러길래, 왜 니가 낳은 딸도 못 믿어서 무턱대고 사과부터 할려고 그러냐구.. 일단은 소영이의 말부터 듣고나서
판단을 했어야지.. 세상에서 소영이를 믿어줄 사람이 엄마말고 또 누가 있냐.. "
" 누가 그걸 몰라서 그래, 툭하면 지 성질을 견디지 못하고 사고를 치니까 그렇지.. "
자기도 심했단 생각이 들었는지 조금은 누그러진듯 하다.
" 소영이가 누구를 닮았겠냐, 피는 속일수 없는거야.. 앞으로는 야단부터 치지말고 이해부터 해 줘.. "
" 오빠도 그러는게 아니지, 나를 우습게 만들어서 꽤나 속이 시원하겠네.. "
그녀의 큰 눈망울에 이슬이 글썽인다. 성미라고 소영이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램이 왜 없겠는가.
생활에 쫒겨 정신없이 헤매다 보니 신경을 쓸 여가가 없었을 것이고, 남들처럼 지 새끼를 아껴주고 싶지만 각박한
생활은 그녀의 정신을 피폐하게 했을 것이다.
달리 무엇으로 그녀의 인품을 깍아 내리며, 그녀의 부족함을 비웃을 수 있겠는가.
" 에구~ 미안하다. 너한테 무슨 잘못이 있다고 심하게 몰아쳤는지 모르겠다. 내 앞가림도 못하는 놈이 소영이
앞에서 당신을 우습게 만들었네.. 다음부터는 조심할께.. 그만하고 기분 풀어라, 내 마음속에 당신과 소영이가,
남들 같지가 않게 보여서 욕심이 지나친 거니까.. "
진심이었다. 이상하게도 두 모녀에게 마음이 가서 그저 두고 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성미의 어깨를 끌어 안았다.
" 몰라요, 이제는 오빠가 내 대신 소영이를 돌 봐 줬으면 좋겠어.. 소영이도 오빠만 좋다고 많이 따르니까.. "
" 내가 언제 그랬어, 엄마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야단만 치니까 그랬지.. "
지 엄마가 눈물을 흘리는걸 본 소영이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거린다.
" 오늘 일들이 다 잘 풀렸구만, 재수 없으라고 밤늦게 여자들이 징징거리냐.. 소영이도 그만 들어가서 자거라. "
" 고마워, 소영이가 얼마나 오빠를 좋아하는지 몰라. "
안방에 들어와서 다짜고짜 품에 들어와 옷을 벗기더니 내 물건을 손으로 쥐고는 젖꼭지를 깨문다.
자기 딴에는 고마움을 몸으로 표현을 하겠다는 뜻일게다. 그녀에게 몸을 맡기고 머리를 쓰다듬어 줄 뿐이다.
그녀의 손안에서 부풀어 커지자 사타구니 위에 앉아 자신의 속에 맞춰 끼운다.
" 아 ~ 미안해.. 이제는 믿을께.. "
날 멀리하고 다른 남자에게 의탁했던 일을 말하는 것일게다. 솔직이 용서라고 하기엔 아직까지는 마음 한구석이
게름찍 한것이 사실이다. 속좁은 남자라고 하겠지만, 그녀가 무슨짓을 하던 나를 이해 시켜줘야 할것이다.
" 아 ~~ 오 ~빠 ~~ 미 ~안 ~해~~ "
엉덩이를 들썩이며 요분질을 하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손을 들어 그녀의 젖가슴을 모두어 쥔다.
내 손목을 지렛대 삼아 잡고는 그녀의 엉덩이가 격하게 춤을 춘다. 끝을 향해 달리는 그녀의 몸짓이 아름답다.
" 하 ~~ 여 ~보 ~ 허~~ 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