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생(殘生)

잔생 53

바라쿠다 2016. 12. 30. 18:35

" 괜찮겠어? "

" 일찍 가 봐야 할일도 없어요. "

인아의 딸이기에 집에 보내려 했더니 입가심하자고 조른다.

영등포 술집 골목으로 접어들자 팔짱까지 끼어 매달린다.

얼추 술이 얼큰해 오는데 어린애한테 실수할까 봐 걱정까지 되는 용호다.

" 저기 가요 사장님~ "

" 응, 들어가자. "

눈에 띈 호프집까지 오는 내내 지연이의 옅은 향수가 괴롭힌다.

제 엄마보다 큰 키에 늘씬한 지연이는 몰래 곁눈질이 될 만큼 미모 역시 보통이 넘는다.

예전 스타일로 칸막이가 된 내부는 연휴때문인지 손님들로 붐빈다.

" 우리 섞어 마셔요. "

" 섞어? "

" 네, 무쟈게 맛있어요.호호.. "

" 그걸로 주세요. "

지연이가 얘기한 알수없는 조합을 알바생에게 주문을 했다.

이미 알딸딸 취기가 오는지라 정신을 가다듬는 용호다.

딸이나 다름없기에 작은 실수라도 있게 되면 망신당하기 쉽상이다.

" 밖에서는 사장님이라 부르기 싫은데.. "

" 그래?  흠~ 뭐가 좋을까.. "

" 아~ 오빠 어때요, 용호오빠.호호.. "

" 후후.. 그러던지.. "

이상한 술과 짬뽕된 탓인지 어질거린다.

탁자위에 턱을 괸 지연이의 얼굴이 크로즈업 된다.

" 원샷이야 오빠, 남기기 없어.. "

" 오케이~ "

어른 체면에 잔까지 부디치는 지연이를 외면하기가 어렵다.

" 오빠~ 치사하게.. "

슬쩍 반잔을 꺽었더니 귀신같이 닥달을 하는 지연이다.

 

술이 퍼지는지 용호의 눈이 차츰차츰 풀린다.

종내에는 고개가 자꾸 꺽이면서 테이블에 여러번 헤딩까지 한다.

( 그럼 그렇지, 제까짓게.호호.. )

" 오빠~ 집에 가자, 취했어.. "

" ..응?  그래.. "

카운타에서 계산코자 하지만 지갑조차 꺼내지 못하고 더듬댄다.

그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대신 계산을 한 지연이다.

" 에고~ 허리야.. 디지게 무겁네. "

완전히 방향감각마저 잃은 용호를 모텔까지 부축해야 했다.

엘리베이터를 탄 후에는 완전히 축 늘어져 인사불성이 돼 버린다.

( 어찌해야 하누..  증거나 남겨둬야지,킥~ )

침대에 꺼꾸러진 용호의 옷을 모두 벗겨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 버린다.

" 끙~ 쉬운일이 아니네.. "

실오라기 없이 널브러진 용호의 고추가 번데기모냥 오그라져 있다.

영호의 옷을 뒤져 담배를 꺼내 물고는 쇼파에 앉아 잠시 쉬기로 한다.

( 문제는 아침인데..  에라이~ 모르겠다. )

몸에 걸쳐 진 옷을 벗고는 맨 몸이 되어 용호의 곁에 눕는 지연이다.

 

" 난 몰라~ "

속이 더부룩한 중에도 황당하기만 한 용호다.

모텔방인듯 한데 하얀 나신의 지연이가 자신의 무릎을 껴안고 흐느끼는 중이다. 

자신 역시 맨살이기에 가히 짐작이 되는 상황이다.

" 지연아.. "

울고 있는 지연이를 달래보지만 반응조차 없다.

( 이런 미친 놈..  애한테 이게 뭔 짓이냐. )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주섬주섬 지갑을 꺼내어 수표 5장을 꺼내는 용호다.

머쓱하게 다가가 수표를 손에 쥐어주니 의외로 받는 기미가 온다.

( 그래야지, 어차피 처녀도 아닐텐데 버팅겨 봐야 저만 손해지. )

" ..진정해 지연아.. "

" 오빠 믿었는데.. "

" 그래, 오빠가 잘못했어, 술이 취해서.. "

" 몰라~ "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눈을 마주하는걸 보니 쉽게 해결되지 싶다.

사람 마음이 간사한지라 근심이 사라지니 지연이의 벗은 몸이 눈에 들어 온다.

젊고 싱싱한 지연이기에 사무실에서부터 자주 눈요기를 했더랬다.

실오라기 하나 없는 지연이의 몸은 눈부신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 그만 봐.. "

자신의 몸을 쳐다 보는걸 눈치챘는지 시트를 끌어 무릎 근처로 감싼다.

( 에휴~ 환장하겠네.  어제는 술이 취해 기억도 안 나는데.. )

이왕 쑫아진 물인지라 돌이킬수 없는게고, 넉넉하게 용돈까지 쥐어 줬으니 슬며시 욕심이 고개를 든다.

 

" 오빠만 믿어.. "

" 모른다니까.. "

( 믿긴 개뿔을 믿냐..  비잉신~ )

버얼건 눈으로 달겨드는 용호의 바램을 못이기는 척 받아주고자 한다.

여지껏 내 몸을 거쳐간 숫놈들처럼 똑같이 옭아 맬 생각에 흐뭇한 지연이다.

" 이쁘다, 지연이.. "

" 나쁜 놈.. 어떠케.. "

또래 애들과 달리 제법 자분자분 교감하고자 정성을 들인다.

젖가슴에 고개를 묻고 까부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 아~ 살살.. "

새로 생긴 장난감이 이쁨을 받고자 충성을 다하고 있다.

유두를 잘근거리며 희롱하던 용호가 아래쪽으로 미끄러진다.

" 하아~ 천천히.. "

배어 나온 꿀물을 들이키는 용호의 어깨에 두발을 딛는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 곳을 탐하는 용호가 귀엽기만 하다.

그의 혀가 예민한 살을 비집고서 감흥을 끌어 올리고자 연신 움직인다.

" 몰라, 허엉~ 나쁜 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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