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사님 ~
~ 왜 ~
~ 뭐 하세요 ~
시술소에서 퇴근한 순희와 힘겨루기까지 했기로 노곤하기만 하다.
희정이를 만나기 전에 잠이나마 보충하려 했는데 은근슬쩍 틈을 노리는 연숙이다.
~ 일해 ~
~ 애아빠 라운딩 갔어요 ~
털도 안 뽑은 채 잡아 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년이다.
가뜩이나 세여자 사이를 왕래하느라 부쩍 힘이 딸리는 국진이다.
~ 나 카사노바 아니다 ~
~ 넹? ~
~ 기력이 딸린다구, 보약이나 먹이고 달려 들든지 ~
~ 보약,호호 ~
나 같은 사기꾼을 좋아해 주는건 고맙지만 품어 가둘 여유가 없는 놈이다.
도움을 주는 년이기에 만나고는 있지만, 일편단심 달겨 들기에 양심이 찔린다.
~ 남편이나 잘 감시해 ~
~ 넹 ~
몇시간이나마 휴식을 취해야 하기에 눈가리개를 뒤집어 쓴다.
" 저 가게야. "
" 위치는 나쁘지 않은것 같네. "
" 크기도 적당하고 조건이 좋아. "
" 글쎄.. "
나쁘게 얘기하면 개도 안 물어간다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희정이다.
그 날도 귀에 딱지가 않도록 누누이 가르쳤건만 아직도 버팅기려 한다.
" 우씨~ 내가 한다니까.. "
" 손해나면 어쩌려구.. "
" 고양이 쥐 생각하네, 내가 망하지 니가 망하냐? "
" 이 사람이 돈 무서운줄 모르네. "
잘 아는 선배가 추천하기를 장사하는 분이 나이가 많아 가게를 접는다고 했다.
권리금이 없고 월세 역시 저렴하기에 손해가 날 일은 없다며 극구 권했다.
직접 타산을 맞춰보니 전기세를 포함한 경비와 희정이의 수고비를 합쳐도 300정도면 쎄이브되지 싶다.
혹여 1년뒤 그만 두더라도 3천정도는 권리를 인정해 주겠다고 했기에 손해는 없다는 생각이다.
" 걍 하자, 원망 안할께. "
" 가게 언제 비운대.. "
" 이번 달 말. "
" 가 보자 그럼.. 죽기밖에 더 하겠어. "
종내 버티던 희정이의 승락이 이처럼 반가울수가 없다.
며칠간 속 끓이던 일이 끝나는지라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다.
" 술 먹고 싶은데.. "
" 나중에 사 줄께, 오늘 엄마 만나.. "
겉보기에는 화통하다 싶었는데 역시 꼰대인지라 융통성이 없다.
돈 꽤나 있는 친구년들 부럽지 않게 용돈이나마 뜯어내고 싶었다.
제법 능력이 보이길래 스폰서로까지 점 찍어 둔 지연이다.
" 엄마 못 와요. "
" 왜. "
" 아빠왔어요, 추석이라.. "
" 가만.. 메시지 해 보구.. "
이틀후면 추석인지라 오늘부터 황금같은 연휴다.
뜻대로만 잘 구슬리면 여러가지 쓸모가 있으리라 여겼다.
" 진짜네.. "
" 내 말 맞죠? "
" 그래 가자, 뭐 먹을래.. "
" 생갈비,호호.. "
그 전부터 눈길을 보냈건만 이제서야 오붓하게 둘만의 시간이 됐다.
또래의 남자애들과 어울릴때도 내 레이다에 찍혀 빠져나간 놈은 없다.
꼰대 정도는 쉽사리 빠져들 것이고 잘하면 꼬봉으로 부릴수도 있다.
" 지연이 잘 마시네,후후.. "
" 피 ~ 없어 못 먹죠. "
" 그래, 많이 먹어. "
" 사장님도 잘 드시네요,뭐. "
오랜만에 지글거리는 갈비를 뜯으니 뱃속이 호강하지 싶다.
애들과 어울려 다녀 봐야 서로간의 눈치를 살피게 될수밖에 없다.
거기다 빈티나는 애들이라도 끼면 추렴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 예전엔 몰라도 이제 한물 갔어. "
" 어머~ 사장님이 왜요, 이렇게 젊으신데.. "
숫놈 치고 칭찬 싫어하는 인간은 본 적이 없다.
어설풋 띄워주면 실지로 제가 잘난줄 알고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 에이~ 아냐, 엄마보다 두살이나 많어. "
" 울 엄마 이뻐요? "
" 이쁘지, 그렇게 이쁜 여자 드물어,후후.. "
" 에구, 이쁘긴.. 사장님이 훨씬 매력적이지.. "
( 누가 꼰대 아니랄까 봐, 보는 눈까지 후지냐.. 미녀 앞에서.. )
" 진짜? "
" 그렇다니까요.. 딱 내 스타일인데,호호.. "
" 후후.. 고맙긴 하지만 지연이같은 미녀는 싱싱한 젊은 친구가 어울려.. "
" 풋내 나서 싫어요, 사장님처럼 푸근해야지. "
" 하하.. 듣기는 좋다, 이만 가자. "
벌써 술병이 3개나 비워졌는데 제법 술이 쎈 모양이다.
황금같은 기회를 놓치면 안되는데 걱정이 앞서는 지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