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생(殘生)

잔생 20

바라쿠다 2016. 12. 23. 15:56

시간적 여유가 널널하기에 희정이를 침대에 눕혔다.

꼴난 한끼지만 날 위해 수고를 한 그녀에게 후한 상을 내릴 것이다.

아담한 여자는 품속에 안기는 맛이 있고, 제법 큰 키인 희정이는 노닐 곳이 많다.

" 희정아. "

" 응. "

" 미안하다, 속옷이라도 사 놨어야 하는데.. "

" 갑자기 왔잖어. "

위에 걸친 브라를 끌러내며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예전에는 없던 일이지만 몸싸움을 하는 중에 간혹 추임새를 넣는 재미가 있다.

그저 욕정을 푸느라 숨가쁜 달리기만 한다면 동물이나 다를바 없다.

" 이쁘다. "

" 여보야가 그리 봐 주니 그렇지. "

" 고와. "

" 고와? "

" 응, 섹시하구.. "

" 어디가.. 하아.. "

" 다.. 여기두.. "

탱글거리는 젖가슴 하나를 밑쪽에서 움켜 쥐고 입을 가져가 살며시 꼭지를 물었다.

그녀 역시 감정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할테고, 평안을 주기 위해 짧은 대화는 필요한 법이다.

못난 놈들이야 자극 강한 성감대만 선호하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오감이 있다.

느끼는 혀의 맛이 있고, 청각이 미묘한 소리까지 뇌에 전달하며, 코로 스미는 냄새는 익숙함을 이끌어 낸다.

눈에 보이는 미모마저 즐거움을 부르며, 손끝이나 발 심지어 몸 전체에 고루 펴져 있는 감각이야말로 신비함까지

전해 준다.

" 흠~ 맛있어.. "

" 하아~ 놀리지 말랬지.. "

매일매일 똑같은 패턴의 순서라면 밑천은 금방 떨어질게고, 미리 짐작되는 애무는 더 이상의 기대를 포기해야 할

지경까지 이를 것이다.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그 입술을 옮겨 눈이며, 귀 그리고 목에 이르기까지 정성껏 탐한다.

가끔 여자에게 애무를 받을때도 있지만, 경험이 없는 그녀들의 순서는 뻔할 뿐이다.

" 어디 먹어줄까.. "

" 아이.. 자꾸 말 걸지 마, 방해되잖어. "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손끝 하나로 그녀의 기분을 되찾게 하는건 쉬운 일이다.

이미 두어번의 교접으로 인해 그녀의 취약한 곳은 궤뚫고 있기에 느릿느릿 불 지피면 된다.

" 후후.. 벌써 섰네. "

" ..몰라.. "

몸을 내려 그녀의 젖가슴을 탐하는 중인데, 이미 유두는 성이 나 화를 내고 있다.

내가 예측할수 있는 그녀의 몸이 모든 여자가 원하는 장점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남자의 자랑이 무엇이겠는가, 평범한 악기지만 훌륭한 화음이 나게끔 연주 실력이 뛰어나다면 마음에서 우러난 박수

갈채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그녀는 준비되어 있는 명품 악기와 다름없다.

남자마다 선호하는 매력이 틀리기에, 다소 여자를 바라보는 취향이 다를수는 있다.

핧고 빨며 찔러대는 노크에 따라 화답하는 반응이 솔직한 희정이다.

인위적인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 봐야 눈치빠른 제비들은 코웃음을 칠 뿐이다.

 

젖가슴 부근에서 너무 노닐었나 보다.

아랫배 부근에 흥건히 그녀의 애액이 묻었길래 잠시 몸을 일으켰다.

" 여기 먹고 싶어. "

손바닥으로 삼각주를 덮고는 그녀를 바라 본다.

" 흐응~ 맘대로.. 여보꺼야.. "

언제쯤인가 그 곳에 입을 대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그녀에게 상을 줘야 하므로 입 싼 남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

제법 흥이 생겼는지 애액이 주변에 홍수난 듯 질퍽인다.

" 여기 달다. "

" 헝~ 어떠케.. "

처음으로 그 곳의 맛을 본 셈이다.

혀 끝에 묻어 난 애액이 달콤하다.

아마도 자신의 것이지만, 그게 어떤 맛일지 아는 여자는 드물다.

그걸 즐기는 놈이 입맛 다시는걸 보고 짐작할 뿐일게다.

" 진짜야. "

" 아웅~ 주글래.. 자갸, 빨리.. "

이런게 여자와 몸을 섞는 기쁨이리라, 작은 혀놀림에도 그녀의 몸이 뒤틀어지고 숨가쁜 교성마저 터진다.

내 머리를 쥐어뜯으며 희열에 들 뜬 고통을 견디고자 하지만, 죽이고자 할때는 확실히 보내 버리는게 내 버릇이다.

두다리를 바둥거리며 어쩔줄 모르는 그녀가 가엾다는 생각이 들때 쯤, 느긋이 노를 젓기로 한다.

" 헉~ 여보야~ "

" 뿌~걱, 뿌~걱.. "

지그시 눈을 감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 고혹적이다.

그런 표정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옴마야~ "

" 허억~ 또 까분다.. 엄마 찾지 말라니까, 후~우~ "

기실 이렇듯 교태가 뚝뚝 떨어지는 몸짓을 보며 항해를 하는 폭이지만 그녀의 벅찬 울부짖음으로 인해 평정심을 갖고

오래 참아내기란 불가항력일게다.

아랫쪽 그 놈이 무쇠처럼 단단해지며 뜨거운 기운이 단전에서 몰려 나오려 한다.

그녀의 엉덩이 밑을 끌어안고 마지막 용트림하듯 모든걸 쏟아낼수밖에 없다.

" 후~ 간다, 희정아~ "

" 허~엉~ 몰라아.. "

 

희정이와 함께 한동안 열꽃이 가득 찬 침대에서 그 여운이 잠잠해 질때까지 숨을 고른다.

찬물을 한바탕 뒤집어 써야 하는데, 손끝마저 움직일 기운이 없다.

겨우 꼼지락거릴수 있어 시트를 걷었지만, 더운 열기는 수그러지지가 않는다.

내가 먼저 일어나 욕실에서 젖은 수건을 가져왔고, 그녀의 몸을 식히고자 한다.

" 쓸만했어? "

" 호호.. 그래, 이뻐. "

즐거움 뒤의 부산물 청소인지라 귀찮음이란 없다.

서로의 땀을 씻어주며 노고를 치하하는 시간이라 여길 뿐이다.

" 희정씨.. "

" 응. "

" 나가자. "

" 어딜.. "

부랄 달린 놈이 멀쩡한 정신으로 여자의 온갖 속옷이 진열된 매장을 기웃거린다는건 엄청난 고역이 뒤 따른다.

그나마 그녀를 앞세워 몇가지라도 사 놔야, 갈아 입기가 용이하리라는 생각이다.

몇번이나 이 곳에 묵을지는 모르겠으나, 있는 시간만큼은 자신의 집이라고 느껴 주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 자기 옷 사러. "

" ................. "

" 마누라 아닌거 알어, 가끔 여기 와 줘. "

" ..마누라하고 싶어. "

그녀의 인생을 욕심낼수 있는 자격이야 없겠지만, 시간이 허락하는만큼은 내 틀 속에 가두고 싶은 여인이다.

 

그녀의 일상으로 돌려 보내기까지 아직 두시간정도 여유가 있기에 가까운 백화점으로 향했다.

괜찮다며 속옷 한가지만으로 끝내려는 그녀를 다그쳐, 꽤 여러가지 옷과 가벼운 샌들까지 쇼핑백에 담았다.

" 먼저 가. "

출근시간이 촉박하므로 그녀를 택시에 태워 배웅하고는 길을 건너야 했다.

그녀가 탄 차가 멀어진 뒤 양손에 가득 들린 쇼핑백을 내려다 보니, 아무래도 사랑이라는 올가미에 걸렸지 싶은

생각까지 든다.

'잔생(殘生)'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잔생 22  (0) 2016.12.23
잔생 21  (0) 2016.12.23
잔생 19  (0) 2016.12.23
잔생 18  (0) 2016.12.22
잔생 17  (0) 2016.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