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레기의 행복지수

예전 그 여자들은 어디 갔나요

바라쿠다 2016. 12. 20. 10:31

어제 가끔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친구와 술집을 찾았다.

연말이 가까운지라 작은 술집골목에는 청춘남녀의 모습들이 많아 보기에 좋다.

이제는 지긋한 나이가 된지라 젊은친구들이 많은 술집보다는 그나마 동년배들이 선호하는 퓨전포차라는 곳에 들어섰다.

예전 그 시절 길거리에 늘어 선 포장마차는 아니지만, 생선구이와 석화를 시켜 먹으며 젊었을 적 그때의 추억이 아삼삼

떠 오르기도 했다.

대개는 자녀들을 독립시키고 일부는 손자까지 있는 나이가 됐다.

 

얼추 취기가 오르는 중에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스무개 정도의 탁자에 군데군데 자리한 사람들 사이로 세곳만이 남녀가 같이 앉아 있다.

우연이라 그냥 스쳐 지나기엔 참기 힘든 노파심이 인다.

그 커플들이 앉은 세 곳 모두 요즘 유행하지 싶은 연상연하 커플이다.

글을 쓰는 이 시간까지 그들의 얼굴이 뚜렷하게 기억돼 질만큼 내게는 충격이었지 싶다.

 

세 곳 모두의 여자들은 40대로 보이고 상대편 남자는 20후반 이상은 아니다.

시덥잖고 고리타분한 참견으로 여겨질수 있겠지만 이건 아니지 싶은 마음이다.

물론 개중에는 남편과 자식을 가진 여인네도 있고, 혼자 사는 싱글족도 있을것이다.

각자의 사생활이 있기에 왈가불가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TV를 보다가 궁금증이 생길때가 있다.

남자인 내가 보기에도 잘 생겼고, 활동이 빈번해 어느정도의 재산도 축적했을법 한 배우나 가수인데 40이 훌쩍 넘은

그들이 싱글로 지내고 있다.

물론 같은 연예계에 종사하며 혼기가 넘은 여자들도 여럿 보인다.

누가 봐도 일등 배우자감인 그들이 독신을 유지하는 이유가 궁금한건 나만의 기우일런지..

 

능력있어 보이는 일등 배우자인 그들도 나처럼 제대로 된 상대감이 없다는 생각을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모두가 일률적인 교육을 받고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게 된 지라, 배우자를 고르는 어떠한 기준이란게 친지나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악세라리로 전락한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혼기를 넘긴 연예인뿐이 아니라 적정 혼기를 놓치는 일반인은 도처에 널려 있다.

그들의 외로움병은 그 누가 있어 채워주려는지 꼴난 걱정을 하게 된다.

 

넉넉하지는 않았기에 그 시절의 신혼이란 앞뒤재지 않고 열심히 살았지 싶다.

안타깝지만 요즘 세태는 툭하면 이혼이고, 2세를 키우는데 있어서도 큰 부담을 느끼는듯 하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때 곰곰이 곱씹어 봤다.

맞벌이하는 가정이 유난히 많아 졌지만 혼자 벌어 생활을 영위하는게 부족하지는 않다고 보여 진다. 

그럼에도 더 벌기위해 악착을 떠는건, 경제력이 넉넉함을 남에게 과시하는 방편 이상은 아닐 것이다.

허리띠를 졸라맸던 그 시절에도 행복과 웃음은 있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상대의 능력만을 주시하려는 각박함이 이 사회를 멍들게 한다.

쥐꼬리만한 돈으로 자신의 가정을 지키고자 했던 위대한 여자들의 모습이 그립다.

불륜처럼 보이는 모습들이 당연시 보편화되는 세상이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고맙습니다.....

공단에서 수시로 야근까지 했던 그대여, 만원버스에서 위험을 무릎쓰고 동생들의 학비에 일조했던 안내양 누님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머나 먼 독일의 간호사로 떠난 그 분들, 모두를 신사임당이라 불러드려도 아깝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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