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게된 정희는 오랜만에 신림동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혼자 사는 친구의 신세타령을 들어줘야 할 것이다.
마침 남편은 회사 직원들과 함께 이박삼일 예정으로 필리핀의 한 섬에 골프 라운딩을 떠났다.
남편은 집에 없지만 머리가 굵은 자식들이 버티고 있는데, 오래전부터 놀러 간다던 엄마가 집에 있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 높으신 사모님께서 촌 동네까지 웬일이래. "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전화 연락만 했을뿐, 근 이년만에 만나는 친구다.
남편을 잘 만나서 호강을 한다든지, 비싼 동네에 살아서 얼굴 때깔이 좋아 졌다는둥 비비꼬는 말투만 없다면 좋을,
소시적부터 마음을 터놓고 허물없이 어울려 다니던 친구인 것이다.
" 비비 꼬는건 여전하네, 남편이 놀러가서 모처럼 시간내서 왔더니.. 자주 못와서 미안하다. 지지배야, 호호.."
순대촌으로 유명한 그곳에 마주앉아 묵혔던 얘기를 쏟아내며 술잔을 홀짝였다. 주위에는 맨 젊은친구들 뿐이다.
일찍 세상을 등진 남편때문에 지지리도 고생이 많았던 친구다. 큰 도움은 주질 못했지만 가끔 들여다보고 푼돈이나마
몰래 집안에 숨겨놓고 오기도 했다. 이제는 아들 둘이서 제 밥벌이를 하는 덕에 조금은 편해진 듯 보인다.
자신의 딸 결혼식에 와서는 50만원씩이나 축의금 봉투에 넣고 갔길래, 깜짝 놀래서 연락을 하니까 자신이 어려울때마다
집안에 두고간 액수에 비한하면 어림도 없노라며, 그 당시엔 너무 힘이 됐었노라고 울먹이던 친구였다.
" 아들들도 다 컸는데 좋은 남자라도 만나지, 지지리 궁상을 떨고 사는지 모르겠네.. "
" 됐어, 이년아.. 혼자 사는게 편해, 다 늙어서 남자 잔소리나 듣고 살아가리.. 에휴 ~ 생각만 해도 지겹네. "
" 아들들이 니 공을 알아줄것 같으냐, 괜시리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애인이라도 구해 보던지.. "
소시적에 마음이 맞는 친구와 술을 마시니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내 허물까지 덮어주는 친구가 좋은것이다.
" 나는 제쳐두고 니 년이나 늦기전에 애인이나 만들어서 즐기며 살어, 니 남편이 그렇게 쫌팽이라며.. "
" 쓸데없는 소리 하는건 여전하네, 에구 ~ 저년을 친구라고.. "
" 얘, 정희야.. 그러지 말고 이 근처에 물 좋은데가 있다는데 한번 가볼래? 남편 몰래 바람이라도 펴 봐야지, 호호.."
술기운인데다가 좋은 친구와 있어서인지 별다른 생각없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호프집으로 따라갔다.
차례를 지켜 무료로 노래를 부를수 있고, 맥주 5병에 과일 안주까지 5만원이면 노래방보다 저렴한 편이다.
더군다나 다른 손님들이 노래를 부르며 노는것도 구경할수가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다.
연주는 애인 박승우와 함께 미사리 카페에 앉아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 언니는 너무해, 모처럼 멤버들이 모여서 제주도에서 신나게 놀수 있었는데.. "
" 할수 없지, 뭐.. 언니가 그러고 싶어 그런것도 아닌데, 자기가 이해하고 나중을 기약하자구.. "
" 자기는 좋았겠네, 놀러가는게 취소되는 바람에 경비가 굳었잖어.. "
" 연주는 말이야, 형편이 부족하지도 않은데 돈에 대해서 너무 예민하게 굴더라. "
" 내가, 뭘. 오빠가 쏘기로 한 돈이 그냥 굳었다는데.. "
" 그럴줄 알았다. 자 ~ 이거 받아, 선물이야.. "
" 어머 ~ 웬 목걸이래, 꽤 줬겠는데. 호호.. "
박사장이 건네준 선물을 확인하고 금방 얼굴에 화색이 도는 연주다.
" 놀러가기로 한 경비만큼 준거야.. 연주야~ 너는 오빠가 멍청해 보이지, 너를 만날때마다 멤버들 회식비까지 책임지고,
네가 원하는 대로 군소리 없이 들어주니까.. 아마 니 멤버들도 똑같이 보겠지, 나사가 풀린 놈이라고.. "
" 갑자기 왜 정색을 하고 그러실까, 당연히 남자가 부담하는게 맞지.. "
" 연주 니 말처럼 그래야 하는게 맞겠지, 하지만 말이다.. 내가 돈을 쓰는건 너를 좋아해서 쓰는거야, 내가 멍청해서
쓰는게 아니거든.. 앞으로는 내가 쓰더라도 기분좋게 썻으면 좋겠어, 연주 너 까지는 나를 바보로 봐도 좋은데
니 멤버들까지 나를 멍청하게 보는것 같아 좀 그렇더라. "
평소 쉽게 생각했던 박사장이 아니었다. 연주 자신은 의례껏, 당연하게 행동해 왔던걸 박사장이 돌발적으로 짚어
오는데 할말이 없어진다.
그동안 박사장을 너무 편하게 부려먹은 자신의 잘못임을 깨우치게 됐다.
자신을 이뻐해주는 박사장을 멤버들 앞에서까지 너무 쉬운 사람으로 만든게 실수였음을 알게 된 것이다.
" 내 별명이 골프라면서.. 그것도 연주가 바로 잡아주면 좋겠네, 아무리 연주와 친한 사람들이래도 나를 가지고
함부로 입에 올리는건 실례거든.. "
" 횡재했네, 미진씨가 차려준 저녁을 먹게 될줄이야.. "
영호의 집에서 식탁에 마주앉아 저녁을 먹는중이다. 집에서 나올때 여행 가방안에 밑반찬을 대충 가져온 미진이다.
" 누나 말만 잘 들어봐, 자다가도 떡이 생길테니까.. "
" 난, 떡 싫어해.. 미진씨가 온다면 몰라도.. "
시도때도 없이 들이대는 그의 재롱에 흐뭇함이 생긴다.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막무가내로 달려 드는게 부담이 되면서도, 영호의 그런 행동이 싫지가 않은 것이다.
" 영호를 보고 있노라면 이해가 안될때가 많어, 이뻐도 적당히 해야지.. 모든걸 제쳐두고 감정이 우선일순 없잖어,
자신의 꿈이라던가, 회사일, 가족들.. 중요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
식사를 하던 영호가 수저를 놓고 나를 보더니 한숨까지 내쉰다. 물컵을 들어 한모금 마시고는 입을 연다.
" 나도 철부지는 아니거든, 미진씨한테 용서를 구할일이 있어. "
" 용서라니, 느닷없이 무슨소리야.. "
" 이틀전에 약혼자가 왔었어, 한참을 망설였지.. 이 사람하고도 미진씨와 좋았던 만큼 그런 감정이 생길수 있을까..
욕정이 생겨서 그 여자를 안은건 아냐, 맹세할수도 있으니까.. 미진씨 말처럼 이 여자와도 황홀할수 있다면 굳이
미진씨를 찾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어차피 미진씨가 가정을 버릴수는 없는걸 아니까.. 그런데..
불행히도 감정 따위는 안 생기더라구. "
심각할 정도로 낙담까지 하는 영호가 안쓰럽다.
" 그건 모르는 일이야, 그리고 살다보면 정이란 것도 쌓일테고.. "
" 난 싫어, 애정이 없는 결혼은 하고싶지 않아. 이틀동안 잠도 못자고 고민했어.. 그리고는 결론을 내렸어.
미진씨가 나를 버리지만 않는다면, 미진씨 옆에 남아있고 싶어. "
저토록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찌 사랑스럽지 않으리.. 의자에서 일어나 그에게로 다가가서 머리를 가슴에 품었다.
영호의 큰 손이 내 등을 껴 안는다. 내 몸 전체가 그의 품안에서 둥지를 틀은 느낌이다.
이제는 그가 껴안아 주는것 만으로도 몸이 반응을 한다. 그의 머리를 가슴에 끌어 안은채 영호의 손끝에서 부서지는
희열에 몸서리가 쳐 지는 미진이다. 성감대라고 생각지도 않던 곳이 그의 손에 의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내 몸에 걸쳐진 조각들이 하나씩 떼어지고, 영호의 손과 입이 부지런히 만지고 쓰다듬으며 돌아다닌다.
온 몸에서 껍질을 모두 벗겨 내고는, 식탁위에 올려 앉히고서 또 다시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눈을 감는다.
영호의 의도를 몰라 그냥 지켜 보는데 두손을 들어 내 얼굴부터 더듬기 시작한다. 눈이며, 코와 귀 그리고 입술까지
손바닥과 손가락을 사용해서 천천히 만지고 있다. 목을 조르듯이 큰 손으로 한번 감싸더니, 쇄골을 지나 젖무덤에
잠시 멈춰서 한참을 눈 감은채로 머무른다. 젖가슴을 쥐기도 하고 젖꼭지를 비틀기도 하면서..
그의 손길에 몸이 달아올라 껴안고 싶었지만, 너무도 진지한 그의 몸짓을 방해 할수가 없음에 몸이 배배 꼬인다.
잠시후 영호가 눈을 뜨더니 내 눈을 지그시 들여다 본다. 내 뺨을 감싸고 이마에 입을 맞춘다.
" 미진씨를 기억하고 싶어서 그래.. 며칠동안 힘들었어, 보고싶어서 너무나 힘들었다구.. "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후벼판다. 나를 들어 안고서 침실로 걸어 들어간다.
침대에 나를 뉘인 영호가 커튼을 치고 방문을 닫는다. 방의 전등 스위치를 내리니 눈앞도 분간이 되질 않는다.
" 지금부터 미진씨를 기억할거야.. 혼자서 침대에 누워도 미진씨가 그려질만큼 모든걸 담아 둘거야. "
내 입에 가볍게 입을 맞추더니 온몸을 돌아다닌다. 어깨로부터 손가락 하나하나 손바닥의 가는선까지 세심하게
만지고 있다. 손바닥에 혀를 대고서 한참을 씻어간다. 애무라기 보다는 의식에 가까운 그의 행동이다.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 이처럼 자신을 기억하고자 온몸 구석구석 만지며 담아두려는 그의 노력이 고마워서
눈물이 흐른다. 영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가슴이 벅찰만큼 희열을 느끼는 미진이다.
내 몸을 뒤집는 영호다. 어깨를 가볍게 감싸더니 입을대고 등 전체를 누비고 다닌다. 날개죽지를 잡아 손으로
찌르더니 등뼈를 따라 엉치뼈까지 훓어 내린다. 이빨로 잘근잘근 살들을 씹기도 한다.
둔부를 양쪽으로 벌리고는 항문에 대고 냄새를 맡는다. 혀를 내밀어 항문 끝을 찌르는 통에 견딜수가 없다.
대퇴부를 지나 종아리까지 깨물고는, 내 허리를 잡아 다시 몸을 뒤집는 영호다.
발 끝을 잡아 들더니 자신의 입속에 넣기도 하고 발가락 하나하나 먹어간다. 간지러움에 이를 악물고 참아내야만 했다.
무릎을 세워서 한참을 빨고 깨물고 있다. 무릎을 양쪽으로 벌리고는 그곳에 자신의 머리를 묻는 영호다.
진작에 흥건해진 그곳에 입으로 꽃잎을 젖히더니 마시는 소리가 들린다. 영호의 혀놀림에 깊은곳으로 빠져든다.
의식을 끝낸듯 내위에 몸을 포갠 그가 입맞춤을 해온다. 그의 입주변에 나의 애액이 묻어 번질거린다.
입안으로 혀를 집어넣은 그를 마중해서 입속을 헤집었다. 내 안에서 나온 애액이 달콤스럽다.
밑에서 단단한 불덩이가 그곳을 찌르고 있는중이다. 손을 내려 영호의 물건을 쥐고서 그곳에 맞춰주었다.
질벽을 가득 채우며 밀고 들어와 끝까지 넣더니 천천히 움직이며 굴러댄다. 내 안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 아 ~~~~ 영 ~호 ~~~ 하 ~~~~ "
이미 진작부터 달아 있었던 미진이다. 이제사 달리는 영호지만, 벌써부터 절정에 오른 미진이는 도리질을 해야 했다.
" 허 ~엉~~~~~ 너 ~무 ~해 ~~~~~ "
힘으로 밀어 붙이는 영호의 용두질에 미진이의 몸은 버티질 못해, 부들부들 떨리며 팔다리까지 놔 버려야 했다.
" 하 ~~~ 나 ~~~ 죽 ~어 ~~~~ 엉 ~~ "
차가운 느낌에 정신을 차린 미진이의 눈앞에 젖은 수건을 들고 내려다 보는 영호의 얼굴이 보인다.
"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 미진씨 몸이 축 늘어져서는, 대답도 없고.. "
걱정스레 자신을 바라보는 영호의 마음이 전해진다. 안아주고 싶은데 힘이 하나도 없다.
" 자기야.. 뽀뽀해 주라. "
자신의 몸이 영호에게 남겨진 느낌이다. 영혼이 없는 빈 몸뚱아리만 가지고 집으로 돌아 갈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