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해? ~~
이튿날 아침, 남편을 출근시킨 정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 일하고 있어요.. ~~
~ 일 많어? ~~
~ 다 끝났어요.. 오늘 회사에 보낼 서류가 있거든요.. ~~
회사에 넘겨줘야 할 프로그램이 있었다. 회사로 출근했다가, 따로 해야 할일도 있었기에 밤새 작업에 매달렸었다.
~ 선우 유치원 가면 내려와, 할 얘기 있어.. ~~
선우를 유치원 차에 실려보내기 위해 대문밖으로 나가는 정희를 보고 다락방에서 내려왔다.
" 일은 다 했어? 아침부터 먹어.. "
주방으로 들어가는 정희를 따라 식탁에 앉았다. 다행히 어제밤 보다는 얼굴이 편해 보인다.
식탁 위에 반찬을 새로이 올리고 찌개와 국까지 덥혀 가져왔다. 정작 그녀의 밥그릇은 없다.
" 식사 안해요? "
" 언제까지 숨어살건데.. "
" ................... "
느닷없는 정희의 물음에 멀거니 그녀를 쳐다봐야 했다.
" 준호씨도 이젠 정착해야지.. "
" 갑자기, 왜.. "
" 내가 불편해서 그래.. 준호가 지켜본다는 생각을 하니까 맘대로 운신하기도 어렵고.. "
내가 옆에 있어 웃음이 많아진 그녀다. 무슨 까닭인진 모르지만, 그녀가 맘에도 없는 소릴 한다는걸 알수 있었다.
" 솔직하게 얘기해 봐요, 날 내 보내고 싶은 이유가 뭔지.. "
" ................... "
숨어서 지켜 본 요 며칠동안 남편과 시동생에게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멸시만을 당하던 그녀였다.
술이 취해 애정없는 섹스를 강요만 하는 남편은 가끔씩 손찌검도 해 댔고, 며칠전에 왔던 시동생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그녀에게 폭언도 서슴치 않았다.
" 아저씨한테 당하는걸 보이기 싫어 그러죠.. "
" ....맞어, 제대로 봤어.. 나는 이따위 밖에 안되는 여자야, 준호는 그런 나를 좋아하는 것이고.. 준호한테 이런 꼴을
계속 보인다는게 넘 힘들어.. 그만 내 곁에서 떠나 줘.. "
정곡을 찔린 정희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혼자서만 속으로 애 태웠을 얘기를 꺼냈다.
" 그건 안돼요, 정희씨가 정당한 취급을 받는다면 몰라도.. 조금만 기다려 봐요.. "
" 뭘 기다려? 정말 힘들어서 그래, 제발 내 말대로 해 줘.. "
식탁에 머리를 묻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까지 하는 그녀다. 그런 그녀를 보고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 바보같이.. 기다리란 말이야, 정희씨가 그딴 식으로 나약하게 구니까 당하는거잖아.. 왜 당당하질 못해? "
화가 나서 퍼붓긴 했지만, 서럽게 울고있는 그녀를 보자니 마음이 아파 견딜수가 없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곁에 앉아 등을 끌어안았다. 격하게 흐느끼는 그녀의 움직임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진다.
존중까지는 아니더라도, 남편에게 수모를 겪고 있는 모양새를 준호가 지켜 본다는게 죽기보다 싫었을 뿐이다.
몸과 마음이 지쳤던 어제 밤만 하더라도, 남편의 강압적인 횡포에 못이겨 그의 정액받이로 전락할수 밖에 없었던 꼴을,
준호는 모두 지켜봤을 터이다.
그가 옆에 있어 큰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나를 여자로 대해주고 아껴주려는 준호에게 이런 비참한 꼴을 계속 보여준다는
것이, 스스로가 민망하고 한심한지라 차라리 그를 떠나 보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준호가 그런 내 속셈을 눈치 채고는 바보같은 여자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이렇게까지 된 내 신세가 서럽고 기가 막혀 눈물만 나올 뿐이다. 그런 나를 준호가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한참을 울고나니 가슴이 조금은 후련해 졌다. 준호가 두눈 가득 안쓰러움을 담아 나를 바라보는 중이다.
" 준호씨.. 나, 하고 싶어.. 딴 생각 안나게 나 좀 안아 줘.. "
그를 안고 싶었다. 그를 품고 그의 분신을 받아들임으로서 수치스러운 기억들을 모두 지워버리고 싶었다.
준호의 뺨을 두손으로 모두어 감싸고 그의 입술을 찾았다. 두툼한 그의 입술이 열리며 향긋함이 느껴진다.
폭군같은 남편의 횡포를 마지못해 감수하는 지금, 한줄기 빛이 되어준 준호가 너무나도 고맙고 위안이 된다.
그와 합치하는 순간만이, 지금의 이 괴로움을 잠시나마 잊을수 있을것이다.
준호의 혀가 입속을 온통 헤집으며 아련한 달콤함을 선사하는 중에, 손으로 그의 사타구니를 더듬었다.
바지를 뚫고 나오려 하는 그의 분신이 손 끝에 전해진다. 두 손으로 지퍼를 열고 그 것을 꺼내 쥐었다.
" 준호씨, 잠깐.. "
겨드랑이에 팔을 두르고 있던 준호의 가슴을 밀쳐내고는, 스스로 치마속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의자에 앉아있는 준호의 어깨에 손을 짚고 그의 위에 올라 앉았다. 살아있는듯 꿈틀거리는 그의 분신이 계곡속을
향해 서서히 들어차기 시작한다.
" 아 ~~ 준 ~호 ~ "
그의 뜨거운 불기둥이 저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내 열기를 이끌어내는 중이다.
그의 어깨를 짚은 손을 지렛대 삼아, 본능이 시키는대로 엉덩이를 까불어 갔다.
" 하 ~아 ~~ 어 ~떠 ~케 ~~.. "
그 곳을 시작으로 해서 온통 불이 붙어 번져 나간다. 자궁 안까지 불을 지르더니 척추며 머리끝까지 활활 타 오른다.
온 몸에 열기가 휩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준호의 분신이 나를 열락의 세계로 이끌어 감에 순응할 뿐이다.
" 몰 ~라 ~ 아 ~~ 학 ~ 자 ~갸 ~~.. "
구석구석 불이 붙고, 뜨거운 불길이 온 몸을 태워 버린듯 재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 정 ~희 ~씨 ~ 허 ~~ 억 ~ .. "
겨드랑이 사이로 내 등을 끌어안은 준호의 손이 엉덩이로 내려와 힘껏 움켜 잡더니, 그 곳에서 용암이 터져나와 질벽을
두드린다.
" 사랑해요, 정희씨.. "
뜨거웠던 열기가 가라앉자 준호가 내 뺨을 감싸고 입을 맞춘다.
" 나도... "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바램이다. 만족스런 섹스였지만 그가 온전한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씻으러 가기위해 의자에서 일어나는데, 준호의 정액이 흘러나와 주방 바닥으로 떨어 진다. 발에 미끄덩 거리는게
밟힌다.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가는 생각이 있다. 그의 체취를 집안 곳곳에 묻히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준호가 집에 없을지라도, 남편에게 핍박을 당할때마다 남겨진 그의 체취로 위안을 삼을수도 있을것이다.
" 다시 데워 줄테니까 아침먹고 나가.. "
욕실로 가려던 생각을 바꾸어, 이미 식어버린 국과 찌개를 가스렌지위에 올리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남겨진 준호의
정액이 걸음을 옮길때마다 바닥으로 떨어진다.
" 정희씨도 같이 먹지.. "
" 나중에 먹을께, 어서 먹기나 해.. "
차려준 아침을 맛있게 먹는 준호를 바라보며, 흐뭇한 마음까지 드는 정희다.
저렇듯 멀쩡한 청년이 자신에게 다가와 준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좋기도 했지만, 자신의 아픔까지 보듬어 주려는 그의
마음씀이 더 고마운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