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다시 출장을 간 사이, 집에 온 준호가 이층에 올라가더니 한동안 보이지 않는다.
점심시간이 되어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채 나타난 준호가 빙그레 웃는다.
" 나 잠시 나갔다 올께요.. "
" 밥 먹어야지.. "
" 다녀와서요.후후.. "
정원을 가로질러 대문으로 나가는 준호의 뒷모습을 바라만 봐야 했다.
2시간만에 대문의 초인종이 울려 문을 열어 줬더니, 트럭에 목재들을 가득 싣고 온 준호가 마당으로 들어선다.
한 눈에 보기에도 대단한 공사를 벌이려는지 각종 공구들도 함께였다.
" 뭐야, 그것들은.. "
" 나 만의 방을 꾸밀거예요.. "
" 방이라니.. "
" 나중에 구경시켜 줄께요.후후.. "
여러번에 걸쳐 공구들과 목재를 들고선 거실을 가로질러 이층으로 가는 계단을 오른다.
유치원 차가 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준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간혹 뚝딱이는 소음이 들려 이층방을 모두 열어 보기도
했지만 어디에도 준호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는다.
유치원에서 돌아 온 선우를 맞이해서 과제물을 챙기고, 집안 일을 하며 저녁이 되었건만 감감 무소식이다.
주방에서 준호에게 먹일 꽃게탕을 끓이면서, 간을 보기위해 수저를 드는데 핸폰이 울린다.
" 어디야.. "
~ 꽃게탕이네요, 맛있겠다.후후.. ~~
" ........................ "
어디서 지켜보는가 싶어 사방을 둘러 봤지만 보이질 않는다.
~ 정희씨 만의 공간으로 가요 .. ~~
" ........................ "
~ 음악 듣는 곳.. ~~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문을 열어 봤지만, 그곳에도 준호는 없다.
" 어딘데.. "
~ 쇼파에 앉아요.. ~~
그가 시키는대로 쇼파에 앉았다.
~ 수저는 왜 들고 다녀요.후후.. ~~
그리고 보니 핸폰으로 통화를 하면서도, 나머지 손에는 수저가 쥐어져 있다.
" 지금 날 보고 있는거야? "
~ 네.. 정희씨는 다리가 참 이뻐요.. ~~
" 어딨어.. 빨리 나와, 이상해.. "
~ 이층으로 올라와요.. ~~
이렇게 용이하게 써 먹을줄 몰랐다.
까까머리 시절 공부보다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목재소에서 기술좋은 목수 아저씨들과 어울려 지냈던만큼 인테리어용
목재를 다루는건 누구보다 쉬운 일이었다.
1층과 2층사이에 공간이 넓은걸 보고는 꼼꼼하게 칫수를 재어서는 여러장의 도면을 그렸다.
그 도면에 따라 전문 인테리어를 하는 곳에 가 칫수대로 목재를 요철식 조립품으로 재단해 왔고, 하나하나 연결하여
튼튼하게 피스로 고정시켰다.
삐걱이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연결고리마다 공기가 함축된 비닐소재를 이용해 그 부담을 지우기까지 했다.
대충 얼기설기 보이는 나만의 공간이지만 쉬엄쉬엄 바닥재의 마무리까지 깨끗이 한다면 훌륭한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침대에 걸터 앉아 빙그레 웃고 있다.
" 어떻게 된거야.. "
" 이제는 정희씨를 하루종일 볼수 있어요.. "
" 무슨 소린지.. "
말없이 빙그레 웃던 준호가 침대로 올라서서는, 천정의 구석을 밀어 올리더니 그 속에서 작은 사다리를 꺼낸다.
" 올라가 봐요.. "
준호가 붙잡고 있는 사다리의 계단 두개를 오르니, 천정과 지붕사이의 공간이 보인다.
이 집에서 몇년간을 살았지만, 지붕과 천정사이의 공간이 이토록 넓은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 위쪽으로 짐작되는 곳에, 다락방 같은 공간이 있다. 아마도 준호가 새로이 꾸며 놓은듯 싶다.
" 도대체.. "
" 새로 지은 주택이라 공간이 많아요.후후.. "
" 사무실 오픈했다며.. "
듣기로는 새로이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다. 열심히 회사일을 꾸려 자신의 길을 가야 할 사람이다.
" 출근 안해도 되요, 노트북만 있으면 되니까.. "
" 그렇지만 누가 알기라도 하면 어쩔려구.. "
제일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만약에 남편한테 발각이라도 된다면, 그 이후에 벌어질 일들은 상상하기도 싫을만큼
무섭고 두려운 정희다.
" 아무도 모른다니까요, 두고 봐요.. "
" 몰라.. 사람이 엉뚱하기는.. "
아무리 보고싶은 마음이 크다고는 하지만, 이런식으로 숨어 살 생각까지 한 준호가 저질러 놓은 짓이 불안하기만 하다.
선우가 깊은 잠이 든걸 확인하고서야 준호와 함께 할수 있었다.
" 애들 같이 짖궃기는.. "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천정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천정을 쳐다보니, 문을 노크하듯이 두드리는
소리가 또 다시 이어진다. 그제서야 준호가 그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을 쓸어내렸던 것이다.
천정에서 준호가 자신이 샤워하는걸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야릇해 진다.
" 옛날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 때 정희씨 알몸을 처음 봤는데. 후후.. "
" 어머~ 그 때도 훔쳐 봤어? "
" 네.. 그 때도 얼마나 이쁘던지.. "
" 변태구나, 준호씨.. 근데 어쩌누, 화장실에서 볼일도 봐야 하는데.. "
" 정희씨는 엉덩이가 이뻐서 괜찮아요.후후.. "
" 뭐야.. 이런 순.. "
" 아야~ 아이고.. "
준호의 허벅지를 꼬집었다. 꼬집힌 부분을 손바닥으로 연신 비벼대는 준호다.
" 혼 좀 나야 해, 준호는.. 몰래 훔쳐 보기나 하고, 흡~ "
준호가 갑자기 껴 안고선 입을 마주쳐 왔다. 몸을 비틀어 빼고자 했지만, 준호의 팔 힘이 워낙 단단하다.
마주 앉은 준호가 침대위로 날 밀쳐 눕히더니, 잠옷 섶을 열고는 가슴을 물어온다.
급히 보채는 준호의 머리를 쓸어갔다. 갓난 애기가 모유를 찾듯 서두르는 준호가 귀여운 것이다.
" 천천히 해.. 서둘지 말고.. "
" 꼭 엄마처럼.. 잔소리만.. "
물고있던 젖꼭지를 빼더니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본다.
" 준호가 애기처럼 구니까 그렇지.. 젖꼭지도 살살 굴려야지, 아프단 말이야.. "
" 진작 가르쳐 주지.. "
서툴기만 한 준호의 투정이 마냥 사랑스럽다. 오히려 여자 경험이 없는 준호의 신선함이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 스스로 배워야지, 그걸 가르쳐 줘야 하나.호호.. "
" 치이~ 좋다고 할땐 언제고.. "
" 앞으로 더 잘 하라는 뜻이야, 날 흥분시킨다며.호호.. 빨리 해 봐.. "
준호의 머리를 가슴께에 품어 안았다. 아까보다는 부드럽게 혀를 굴리고 있다.
서서히 몸이 달뜨기 시작한다. 다리를 들어 준호의 허리를 감아갔다. 준호의 손이 사타구니 사이를 비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