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생각없어

아무생각없어 21

바라쿠다 2012. 1. 27. 13:20

얼마간의 술로 미진이의 볼이 발그레 홍조가 어린다.

" 술이 약해 졌나보다, 벌써 술꽃이 핀걸 보니.. "

" 그동안 술을 마시지 않아서 그럴거야,  속상해서 밤에 잠도 오질 않아 뒤척이게 되고.. "

아마도 나한테 시위를 하는게지 싶다.      저를 방치 하듯이 내버려 뒀기에 마음 고생을 했다는 말로 들린다.

" 잠이라도 푹 자야지,  그러다 얼굴 못쓰게 되면 어쩌려구.. "

맘에 없는 소리라도 해줘야 하는 내 신세가 스스로도 낯 뜨거워 술잔을 들고 얼버무리게 된다.

" 그게 다 누구 때문인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하루아침에 없던일로 돌리냐구..   내 딴에는 속상해서 맘

고생을 하고 있는데 한번쯤 위로라도 해주지..  어쩜 그렇게 쌀쌀맞게 변해서.. "

눈자위가 빨갛게 충혈이 되는가 싶더니 눈물이 한가득 고여 떨어뜨릴 기세다.      골치아픈 자리에 갇힌 기분이다.

" 얘가, 사람을 불러놓고 신파를 한다니..  나보고 어쩌라구, 수정이하고 너하고 번갈아 만나면서 별것 아닌것처럼

웃고 다니란 말이냐? "

이미 저질러진 상황이지만 이 상태로 끌고 간다는건, 양심상 허락치를 않는게 나의 그릇인지도 모른다.

카사노바 기질이 없어서인지 주어진대로 여자를 소화시킬 배짱도 없는 놈이 바로 나라는 인간이다.

안그래도 성미가 나타난 이후로 수정이나 미진이를 떼어내는게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성미의 가게를 차려주느라고

수정이에게 돈을 빌리는 바람에 지지부진하게 끌려다니는 마당이다.

어찌보면 성미의 마음도 내가 다른여자를 만나고 다니는걸 알면서도 무던히 참아내고 있을것이다. 

수정이와 성미간에는 그놈의 돈 때문이라고 핑계를 댄다지만 미진이의 입장은 또 다른것이다.

수정이나 성미가 미진이와의 관계를 알게 된다면, 파렴치한 바람둥이로 몰려 평생 낙인이 찍힐것이다.

물론 그것도 두렵지만, 떳떳치 못하게 여자관계를 끌고 가는것이 내 스스로가 못 마땅한 까닭이다.

더군다나 성미랑 인연이 되어 같이 합치게 된다면, 아직도 어린 소영이한테는 줏대없는 아빠가 될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것이 가장 큰 이유일지 모르겠다.     세상의 때가 묻은 어른들에게는 별것이 아닌걸로 넘어갈수 있다손

치더라도, 애한테까지 부도덕한 인간으로 비쳐질까 봐 무서운 것이다.

 

" 수정이년은 되고 난 안되는 이유가 뭔데?   나도 수정이처럼 자기한테 도움이 되기로 마음 먹었단 말이야. "

결국 이런식으로 모양 사나운 꼴을 당해야만 하는구나..  돈에 팔려 여자들한테 꼬리를 잡힌 못난이가 되었구나..

핑계일진 몰라도 그래도 한가닥 좋아하는 감정으로 만나고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눈앞의 이 여자는 나란 인간을

돈만 밝히는 그런 놈으로 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니가 어찌 생각하던지 니 자유겠지.. 하지만 나는 돈을 싫어하는 놈이야,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냐고 생각하겠지..

여태까지 수정이한테 용돈이나 얻어 쓰면서 살아온게 니 눈에 비쳤을테니까 그렇게 보이는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

저절로 속이 타서 술이 들어간다.     아니, 술이 아니고선 답답한 이 꼬락서니가 내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 하지만 말이다.. 돈을 얻어 쓰긴 해도 떳떳하고 싶은게 나야, 그게 무슨 말인고 하면 말이다.. 이 여자가 내사람이다

하는 마음이 들면 내 마음이 편치 않을까.. 니네들이 돈을 줄때마다 만난다면 그게 좋아하는 감정이 있어서겠냐..

너도 내가 돈때문에 너를 만난다면 니 마음이 편하겠니..  우리 그러지 말자, 너랑 나랑 만나는데 돈을 끼워 넣으면

얼마나 우습겠냐.. "

미진이도 조금은 알아들었는지 잠시 말이 없다.     막연하게나마 이런식으로 모양 사나운 날이 오리라고 짐작은

했었다.    

그래서 수정이가 용돈을 줄때마다 별로 기분이 좋지를 못했었다.    

용돈을 주고 난 후에는 더욱 당당했던 수정이년이 미워서 일부러 그녀를 무시하는 말과 행동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걸 옆에서 지켜봤을 미진이가 저런식으로 들이대는 통에 나란 인간은 더 비참해질수 밖에 없는 것이다.

" 나도 자기가 그런 사람이 아니란건 알지만, 지금은 수정이 가게를 봐 준다고 같이 지내는 시간이 더 많잖어.. "

미진이의 입장으로 봐서는 틀린 생각이 아닐것이다.     잠시나마 여생을 같이 보낼 생각으로 만났던 사이였던 만큼,

맘에도 없는 수정이에게 끌려 다니는 내 모습을 안타까워 했던 미진이다.     

하지만 현실이 수정이와 만나는걸 지켜만 볼수밖에 없는, 미진이로서는 억울했을수도 있겠다 싶다.

" 그래, 내가 못나서 수정이한테 돈을 얻어 쓰고는 코가 꿰어서 이러고 있구나..  그렇다고 너까지 돈을 앞세워 나를

붙잡으려고 하니까 내가 싫어진다..  더 이상 너하고 엮이는게 자존심이 상할만큼 내가 미워진다..  그러니까 우리도

이쯤에서 정리하고 그만 만나는게 어떻겠냐. "

진심으로 이정도 선에서 미진이와 끝내고 싶다.     더 이상 돈 때문에 미진이와 지저분해 진다는건 참기가 힘들다.

그나마 좋은 감정이 남아있을때 일말의 추억이나마 간직하는게 옳치 싶다.

 

" 난 싫어..  솔직이 이대로 자기를 놓치는건 자신이 없어,  그럴거면 자기가 그러기 전에 내가 먼저 포기했을거야..

알았어, 자기가 속상하지 않게끔 할께..  그러니까 자기 맘대로 끝내자는 말은 다시는 하지마. "

이번에도 내 맘대로 결정이 지어지질 않는다.      같은 남자라도 모질게 돌아설줄 아는 녀석들이 부럽다.

" 나도 모르겠다..  이런식으로 가봐야 너만 다칠텐데, 왜 그리 미련스럽게 구는지.. "

잠시라도 좋은 감정을 지녔던만큼 미진이가 아파하는걸 보기가 힘들어서 그러는데, 저리도 인연의 끈을 붙잡으려는 

그녀를 탓할수도 없다.

" 그냥 이대로 지내자구..   나중에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자기를 원망하지는 않을테니까 걱정하지마. "

미진이 말처럼 헤어 지면서 너그럽게 끝난 여자는 본적이 없다.    남자라면 간혹 떠나간 여자를 위해서 잘 되길

빌어주는 경우는 있지만, 여자들이야 떠나간 남자를 원망하면서 얼마나 잘 사는지 보겠다며 독기어린 한을 품는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남자들이 헤어진 여자를 그리워 하는 반면에, 여자들은 새까맣게 잊어 버리는것도 모순이라면 모순이다. 

지금까지 스쳐간 수많은 여자들과 우연찮게라도 만나게 되면, 차 한잔이라도 나누면서 즐거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싶은게 남자라면, 여자는 꿈속에서라도 만나게 될까봐 진저리를 친다.       물론 예외란게 있을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 이유로 되도록이면 새로운 인연을 피하려고 하는데도, 자꾸만 엮이는 것은 무슨 팔짜인지 모르겠다.

 

한동안 줄다리기를 하던 미진이가 샤워를 끝내고는 속이 비치는 얇은 잠옷으로 갈아입고서, 식어버린 찌개를 렌지에

올려놓고 술상 앞에 앉아 미소를 짓는다.

남자들이야 선천적으로 감정의 변화가 느려서 새로운 기분으로 이입이 되는게 힘들지만, 수시로 감정이 변할수 있는

여자들이 부러울때가 바로 이럴때다.

" 얘기가 길어져서 우리 자기 안주가 다 식었네,호호..  나도 한잔 줘 봐라, 오빠야.. "

예전의 애엄마도 그랬지만 집안의 분위기는 여자들이 하기 나름이다.     언제 심각한 얘기를 나눴는지 기억이 없다는

투의 미진이다.    

덕분에 슬며시 미진이의 기분에 편승이 돼 소주잔을 부딛치게 된다.

" 그래, 마시다 죽자.    그래서 술이 좋은게 아니겠냐.. "     

술잔을 들어 미진이와 술잔을 부딛치고, 건배를 했다.     술을 넘기는 미진이의 입술이 이뻐 보인다.

수정이와 몇년씩이나 운동을 한 덕분인지 군살이 적고, 얇은 잠옷사이로 보이는 젖무덤 사이의 계곡이 유혹적이다.

" 이쪽으로 와 봐, 오늘 더 이쁘네.. "

식탁 건너편에 앉아있는 미진이의 손을 잡아끌어 앞에 세우고는 잠옷의 단추를 풀었다.

희고 매끄러운 젖무덤 밑으로 아랫배에서 가랑이 사이로 이어지는 라인이 도발적이다.    팬티를 잡아 끌어내리자

거뭇한 음모가 수줍은듯 드러난다.      한 조각의 천으로 비경을 숨기고 있던 곳을 손바닥으로 쓸기 시작한다.

시선을 고정한채로 허벅지 주변을 만지며 천천히 집중을 해가자, 미진이의 다리가 꼬이고 허리까지 비틀어 댄다.

" 아 ~~~ 자 ~갸 ~~ 이상해 ~ "

가랑이 사이에 손을 넣어 뒤쪽의 엉덩이 살을 꼬집고 앞쪽의 꽃잎부근을 손등으로 비비는 중에, 그녀의 애액이 묻어

미끌거리고 서 있기가 힘드는지 내 어깨에 기대고는 뜨거운 숨을 토해낸다.

" 그 ~ 만 ~ 아 ~~ 자 ~갸 ~~ "

가랑이 사이에 걸쳐진 팬티가 미진이의 발이 벌어지는 바람에 찢어질듯이 옆으로 늘어나 불안해 보인다.

왼손으로 허리를 잡아 무릎위로 끌어앉히자 기대에 부푼 미진이의 눈이 촉촉해 진다.

팬티에 가로 막혀 불뚝 솟아오른 거시기가 엉덩이를 찔러대자 급히 일어난 미진이가 팬티를 벗어 등 뒤로 던졌는데,

그만 가스렌지 위로 떨어지고 만다.      매운탕이 끓고 있는 냄비 위다.

충분히 몸이 단 미진이가 자신의 계곡속을 겨냥하곤 살포시 내려앉는다.

내 목을 끌어안고 멀리 여행을 떠날 준비를 끝내고는 엉덩이를 돌리며 부딛쳐 온다.     

눈앞에서 미진이의 젖가슴이 출렁댄다.      미진이의 어깨 너머로 끓고 있는 냄비의 거품으로 팬티가 젖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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