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여자

세여자 39

바라쿠다 2018. 11. 12. 15:19
"허엉~"
"아니 이 여자가.."
끝모를 나락으로 치닫는 중인데 잠에서 깬 차대봉이 밀어내려 한다.
"안돼, 움직이지 마.. 제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야 했고, 그 덕분애 마지막 피치를 올렸지만 이미 몽롱한
기분은 사라지는 중이다.
"하아~"
차츰 열기가 사라지면서 찝찝한 여운으로 개운치가 못하다.
"하여간.. 무슨 남자가.."
"뭔 소리야, 깨운 사람이 누군데.."
"왜 밀쳐 내, 좋았었는데.."
"완죤 밝힘증 환자네, 그게 그렇게 좋아?"
"..치사한 인간.."
대차게 쏘아 붙이고 싶었지만, 원인 제공한 빌미가 있기에 말문이 막히는 인희다.
이상스런 인간과 조우할때부터 일진이 꼬였지 싶다.
"헐~ 그렇게 생기진 않았는데.."
"..칵~ 에휴~ 참아야지.."
"인간이 개도 아니고.."
"..뭐라고 했어, 개?"
"교감없이 그 짓 하는게 개 아니면 뭔데.."
졸지에 밝힘증 환자에 견공취급까지 당하고 보니, 참고 참던 인내가 바닥나려 한다.
특이한 사고방식을 가졌지만 따스한 심성을 지녔다 싶길래 모텔까지 온 것인데, 연속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니 화가 치민다.
"그래 한번 따져보자. 섹스는 언제 하는 거니, 기일 잡아야 되는거야?"
"..방귀 뀐 주제에.."
"뭐 애뜻? 애뜻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하고 싶을때 하면 되지.""
"헐~"
"할말 없지? 아마 없을거야."
"인희라고 그랬지? 인희씨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사람있어?"
"..있어, 내 친구들."
"여자말고 남자."
".........."
남자라고는 더럽고 징그러운 인간들 뿐이다.
"아마 없을거야."
"그것도 보여?"
"보이는게 전부가 아냐, 생긴건 이쁜데 마음가짐이 삐뚤어졌으니 혼자 술마시지."
"..또 개똥철학 나온다."
"바라만 봐도 좋은 사람, 생각만 떠 올라도 흐뭇한 사람.. 그런 사람과 섹스하는게 애뜻한거야."
"그런 사람이 어딨냐?"
"맞아, 그런 짝을 만난다는게 쉬운건 아니지.  그래서 사랑이 귀한거야, 아무때나 섹스하는건 개들이나 
하는 짓이구.."
".........."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얘기가 차대봉의 입에서 나온다.
꿈 많던 소싯적 그런 동화같은 이쁜 사랑을 꿈 꿨다.
하지만 세상은 각박했고, 사랑을 나눌 남자들은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의 경쟁자일 뿐이었다.
"오늘 시간있어?"
"시간?"
"아침에 해장국먹고 갈데가 있어."

"언니 한잔하고 가, 내가 쏠께."
"애 땜에 집에 가야 돼."
"이긍~ 간단하게 마시면 되지."
새벽녘에 일이 끝나 집에 가려는데 보람이가 붙든다.
밤이슬을 맞으며 같이 고생하는 처지에 모른척 쌩 깔수가 없다.
가끔씩 식구들과 단합차원에서 오는 24시 포차다.
"오늘 횡재했다~"
"횡재?"
원래 말 많은 보람이지만, 술과 앙주를 시키고는 수다부터 풀 기세다.
"공짜로 30만원 벌었짜너.."
"30?"
"어떤 놈이 2차 가자며 30준다더라."
"공짜아니네."
"안했으니까 공짜지."
".........."
"둘이 홀랑벗고 막 하기 전인데 못하겠대."
"..왜.."
"좋아하는 여자 얼굴이 떠 올라서 안되겠대."
"착하게 생긴것처럼 순수하더라."
"착하게 생겨?"
"응, 눈도 크고.."
"혹시 베이지객 패딩 입지 않았든?"
"엄마나~ 언니가 어찌 안대?"
모질게 대한다고 일부러 쌀쌀맞게 뿌리쳤더니 집으로 가질 않고 보람이를 만났나 싶다.
그냥 조르는게 아니라 인연으로 엮이고 싶어 하는 눈치길래 부담이 됐다.
평범한 여자를 만나 가정꾸리고 알콜달콩 살아야 할 사람이라 여겼다.
사는게 힘들기에 그나마 수입이 좋은 도우마 일을 하면서 많은 남자랑 접촉이 있었다.
유성이가 바라는 평범한 가정주부가 되기엔 부족하다 싶었기에 그를 멀리하려 한 것이다.
"언니 뭐해, 건배 안해?"
"..응.."

"밤에 만나면 되지, 대낮부터 불러내냐.."
"ㅋ~ 내 맘이지롱.. 그리고 약속해짜너, 내가 부를땐 잔소리않기로.."
진수가 불러 내 만날때마다 정해놓고 오는 호텔 1201호다.
영등포가 집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숙박업소가 밀집돼 있어 지나치는 행인 눈치보지 않아 편하다.
"너 갑질하니?"
"뭔 갑질.."
"꼴난 생활비 준다고 아무때나 불러내냐구.."
"보고 싶으니까 그러지."
젊은녀석이라 그런지 밝히는 횟수가 보통이 아니다.
어제,그저께 밤에도 불려 나와 새벽 4시쯤 집에 갈수 있었다.
다행히 남편사업이 바빠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또 다른 애인인 희철이는 사업관계차 러시아로 
육개월씩이나 출장을 갔기에, 진수의 전속 애인으로 지내는 중이다.
"어째 젊은놈이 그 짓만 하려고 하냐, 내 생각도 해 줘야지."
"그래서 일찍 보내주자너."
"에라이~ 인간아.. 아침에 애들 학교보내느라 한숨도 못 잤어."
"못 잔건 나도 마찬가지야.. 어쩌냐, 누나가 보고싶은데.."
매달 천만원씩이나 도움을 받긴 하지만, 요즘에 와서는 몸이 두개라도 모자를 지경이다.
작고 비쩍 마른 놈이 밝혀도 너무 밝힌다.
"하나 물어보자.. 내가 좋은거냐, 그 짓이 좋은거냐.."
"..음~ 두가지 다.ㅋ~"
"에라이~ 도둑놈아.."
"누가 이쁘게 생기래?"
"내가 어디가 이쁜데.."
"흠~ 나도 생각해 봤걸랑.."
"그랬는데.."
"누나는 조합이 어울려."
"조합?"
"응.. 누나 앞니가 살짝 벌어졌자너..
"그런데.."
어릴때 영자의 전성시대에 나오는 여배우가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단다.
나도 모르는 배우지만 초등학교 다닐때 그 얘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뭐랄까.. 고른 치아도 아닌데 그게 매력이 있어."
"또.."
"누나 가슴이 작은편이자너.."
"그렇지.."
"누나 가슴 본 뒤로 큰 여자가 미련해 보인다니까.."
그렇긴 하다.    
남들보다 작은 가슴으로 인해 컴플렉스를 느꼈을 정도였다.
그런 가슴을 좋아한다니 나쁜 일은 아니지 싶다.
"통과~ 또.."
"다 이뻐, 아니 어울려.. 허리, 엉덩이, 다리, 발가락까지..  그리고 누나 거기 맛있어."
"그렇게 맛나?  츠암~ 넌 희안한 놈이야."
"아무래도 좋아, 인희누나 있지.."
"인희는 왜.." 
"겉으로 보면 이쁘자너, 남들도 그럴거구.."
"근데.."
"내 눈에는 누나 발뒤꿈치도 못 따라 가.."
"어째서.."
"분위기가 틀려.. 생긴건 와이프도 개안어, 그치만 옆에 가기 시러~"
딱히 알아 듣기 난해하지만 진수가 날 원하는 크기는 어림 짐작된다.
굳이 진수에게 매력을 느끼진 않았지만, 그만큼 날 좋아하기에 자꾸 정이 간다.
"어여 와, 꿀물마셔.."
입고있던 청바지와 팬티를 내리고는 진수가 입질하기 좋게 소파에 앉아 허벅지를 벌리는 선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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