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 ~
~ 아니 ~
~ 기다려 ~
아침나절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희정이의 메시지가 왔다.
집으로 온다는 얘기인데 그 시간이 왜 그리 긴지 초조해 진다.
스스로 생각해도 그녀에게 단단히 빠졌지 싶다.
" 멀쩡하네,호호.. "
" 응? "
" 보고 싶다고 징징거렸다며.. "
" 에이, 아무리.. "
거실로 들어 온 그녀가 어찌나 반가운지 선 채로 꼬옥 끌어 안았다.
그토록 보고싶었던 그녀였던지라 어디로 사라질까 봐 조바심마저 난다.
우려한만큼 그늘이 없기에 안심은 된다.
" 많이도 했더라. "
" 걍. "
사랑하는 여자이기에 조의금 100정도는 적당하다 싶었다.
" 딴짓 안했지. "
" 그러엄, 맛있는거 사 줄까? "
양심이 찔리는지라 화제를 옮겼다.
" 여기서 먹자, 내가 해 줄께. "
" 굳~ "
거침없이 방으로 들어가더니 간편한 옷으로 갈아 입는다.
그녀 때문인지 온 집안이 상쾌함으로 가득 찬다.
" 어여 와. "
" 와~ 진수성찬이네. "
" 맛있겠지. "
아마도 몇가지 반찬을 빽에다 숨겨왔지 싶다.
소주부터 두 잔에 나눠 따르고 그녀에게 내민다.
" 고생했어. "
" 미투,호호.. "
남편이 집에서 나가기 전 동훈이의 돌발스런 행동에 쇼크를 먹었다고 짐작된단다.
오랜세월 병원 뒷바라지 했으니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단다.
지난 며칠간의 얘기를 잔잔히 푸는게지만 맘이 쓰이는지 술 마시는 속도가 빠르다.
" 주어진게 거기까지야, 맘쓰지 마. "
" ..봤어? "
" 응, 노후가 안 보이더라. "
" ..그랬구나. "
좋아하는 여자이기에 아들들까지 짚어 본 턱인데 남편이 보이지 않길래 어림짐작은 했었다.
그녀가 짊어진다고 해서 바뀔 사주는 아닌 것이다.
" 편히 지내라고 축수했어. "
" ..고마워. "
( 하여간 저 소리 좀 그만했으면 더 이쁘겠구만.. )
" 또 그소리.. 동훈이 잘 다니지? "
" 응,재밌대. "
큰 놈이 먼 훗날 알차게 사는게 보였더랬다.
제대로 된 길만 일러 준다면 제 몫은 톡톡이 하지 싶다.
" 희정씨. "
" 왜 불러, 노리끼리하게. "
" 일 다닐거야? "
" 며칠 쉬구. "
" 가게 해 볼테야? "
" .................... "
" 작은걸루다.. 도와줄께."
얼마전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연숙이와 정애에게 받은 돈이 있으니 도움이 될게다.
남의 집 생활보다는 재미도 느낄 것이다.
" ..글쎄.. "
" 밤에 일 다니는거 싫더라, 내 맘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
그녀의 생활이 바뀌면 어찌 될지 여러 각도로 머리를 굴렸더랬다.
돈을 벌기 위해 사는게지만 그 욕심때문에 자기 자신을 잊으면 곤란하다.
요즘은 주 5일 근무하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악착같이 사는 것보다 취미 생활등에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이다.
희정이가 가게를 꾸리더라도 돕는 사람을 둬 여유를 주고 싶다.
" 여보야~
" 응. "
" 나 그냥 냅 둘거야? "
" 당근 아니지,후후.. "
" 저녁에 가야 돼. 제 아빠죽은지 며칠되지도 않았잖어. "
" 맞다, 침 발라 놔야지. "
오늘은 그 동안 못 푼 욕구를 풀어야 한다.
며칠 못 볼것이기에 신물나게 놀아 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