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생(殘生)

잔생 32

바라쿠다 2016. 12. 26. 14:55

" 천천히 마셔. "

" 치사하게..  기분 좀 맞춰주지. "

가뜩이나 희정이로 인해 꿀꿀한 판인데, 엉덩이에 뿔난 연숙이의 주사까지 받자니 울화가 치민다.

제 남편의 외도가 내 탓일리도 없건만 뭘 믿고 재롱떠는지 모르겠다.

" 속이 많이 상했구먼. "

" 이제 아시네. "

술 취한 여자에게는 강압적인 위세보다 달콤한 사탕발림이 더 효과적이다.

" 인생은 기회야. "

" 기회? "

" 응, 기회가 왔을때 잡아야 대책이구. "

" 대책?

최면에 걸려 있을때 일의 순서를 바로 잡아야만이 소기의 목적을 이룰수 있다.

" 이런, 순진하긴..  바람피는 남편 받아줄거야? "

" 미쳤어요? "

" 그렇다고 용서도 안 될테고.. "

" 당연하죠. "

" 이대로 헤어지면 한푼도 못 건져,  재산이나마 자네 앞으로 돌려야지. "

" 어떻게.. "

" 요즘 불륜은 죄가 안돼, 다그쳐서 뺏는수밖에 없어. "

" ....................... "

" 바람피거나 말거나 명의나 돌려, 나중에 정신차리고 돌아오면 그때 가서 용서하든지 말든지 자네 맘이니까.. "

" 도사님이 가르쳐 줘야지. "

" 내 말만 믿어. "

" 가요 그럼, 영양제 주셔야죠. "

" 에구~ 밝히기는.. "

 

" 올라오시게. "

" 넹~ "

술냄새가 나는 연숙이를 탐하기에는 기분이 일지 않아 재미나는 노동을 시키는 중이다.

뭐가 그리 좋은지 미소가 귀에 걸린 표정으로 그 놈 위로 올라 타 앉고서는 구멍속으로 끼어 넣기에 애를 쓴다.

교접할때 만큼은 맨 정신이나 다름없는지 내 가슴에 두 손까지 짚고는 기꺼이 즐길 자세를 갖춘다.

" 어떤가 주사 맛이.. "

" 꽉 찼어요,하~ "

" 좋으면 고양이 소리를 내게, 자넨 그게 이뻐. "

" 넹, 야옹~ "

가끔 조절을 못해 빨리 사정하는 요즘인지라 스스로 최면을 걸곤 한다.

숨이 가쁜지 벌어진 입 사이로 훅훅 뜨거운 바람이 토해지는지라 나까지 전염되듯 야릇해 진다.

푼수처럼 미련해 보이다가도 이렇듯 질펀하게 부디쳐 올때는 평심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 홍콩까지 가 보세. "

" 하아~ 냐옹~ "

" 후우~ 어디까지 갔는가.

" 몰~라~요~냐옹~ "

눈에서 야욕이 불 붙고 송글송글 콧잔등에 땀이 맺힌게 보인다.

머리는 나쁘지만 쾌감을 향해 짓치는 그녀는 우물이나 다름 없다.

" 어디 후욱~ 왔지.. "

" 하아~ 보여~ 야옹~ 홍콩~ "

위에서 내리 꽂히는 엉덩이의 힘으로 뿌리까지 울리는 기분이다.

흐트러질대로 흐트러진 그녀의 머리카락이 내 턱을 간지르고 맺혀진 그녀의 땀이 떨어져 목 부근을 간지른다.

" 야옹~야옹~자갸~ "

 

" 아빠는.. "

" 아직.. "

벌써 며칠째 감감 무소식인 웬수로 인해 갑갑한 희정이다.

둘째 녀석이 걱정이 되는지 제 아빠의 귀가를 묻는게지만 향방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부서진 안방의 파편은 할수없이 치우긴 했어도 기억의 자국은 상처 투성이다.

메시지조차 할수 없기에 국진이의 목소리마저 그리움이 된지 여러날이다.

" 형이 맘 잡았나 봐, 회사에 열심히 다니네. "

" 다행이지 뭐. "

그나마 큰 녀석이 정시에 출근하지 싶어 마음이 놓인다.

말썽만 부리더니 제법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듯 싶고, 말수가 없는 녀석이 듬직해 보이기까지 하다.

남편이 없는 지금 이 집의 기둥처럼 든든한 것이다.

" 형 여자친구가 좋아해. "

" 여자는 다 그런거야. "

꼴에 할짓은 다 하는지라 한살 연상인 그 애가 용돈이나마 찔러준다고 했다.

알바 하는 여자친구에게 얻어먹기 쪽 팔린다며 가금씩 손을 내밀던 녀석이었다.

몇번 본 기억이 있기로 곱게 생긴 그 아이도 녀석의 취직이 반갑지 싶다.

" 시험기간이라며.

" 응. "

" 너도 잘 해. "

" 엄마는 알면서.. "

다행히 둘째 녀석은 공부도 잘하는 편이고, 제 형처럼 쓸데없는 말썽은 없기에 안심은 된다.

웬수같은 남편이 없어졌는데도 없던 그늘이 생긴것처럼 맘이 편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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