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의 한국인, 인요한 박사를 아시나요?
지난 수요일 과천에 위치한 법무부청사에서는
인요한 박사의 특별한 수여식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행사였는지 지금부터 함께 가보실까요?
지금으로부터 117년 전!
인요한 박사의 외증조부이신 ‘유진 벨’(한국명 : 배유지) 박사는
대한민국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호남지역에 선교사로 파송되었습니다.
바로 그 때부터 대한민국과의 깊은 인연이 시작된 것이죠~!
유진 벨 박사는 선교는 물론이고 교육과 의료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며
우리나라의 사회발전에 큰 공헌을 했는데요,
뿐만아니라 인요한 박사의 할아버지인 ‘윌리엄 린튼’(한국명 : 인돈)씨도
일제강점기 때 신사참배 거부 등의 항일 운동에 참여한 것은 물론
대전 한남대학교 설립 등 우리나라의 국권회복과 교육 사업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건국훈장 애조장을 받은 바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인요한 박사의 아버지 ‘휴 린튼’(한국명 : 인휴)씨는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1960년 순천에 결핵진료소와 요양원을 세우는 등
결핵퇴치 활동을 전개하셨답니다.
Wow! 벌써 3대째 우리나라에 세우신 공이 이렇게 큰데요,
그렇다면 오늘의 주인공이신 인요한 박사는 어떤 분일까요?
※ 인요한 박사를 소개합니다~!!
- 성명 : 인요한 (미국명 : Linton John Alderman, 53세)
- 학력 : 1987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2003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원 졸업(박사)
- 경력 : 1991년 ~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2010년 ~ 연세대학교 가정의학과 주임교수
- 수상 : 2002년 대통령 표창
2005년 국민훈장 목련장
- 저서 : 2006년 내 고향은 전라도 내 영혼은 한국인
인요한 박사는, 1993년 한국형 구급차를 개발해
119 응급구조 체계의 산파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유진 벨 재단 이사장인 친형 ‘스티브 린튼’(한국명 : 인세반)씨와 함께
26차례의 방북활동을 통해 북한 결핵퇴치사업을 전개하는 등
우리나라의 사회발전과 통일을 위해 기여한 공로로
2005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 동안 우리나라에 선대의 공로로 귀화한 외국인들은 많았지만,
본인의 공로에 의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귀화자는
인요한 박사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3월 21일!
권재진 법무부장관은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인요한 박사에게
직접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전달하는 특별한 수여식을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순천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줄곧 살아왔지만,
대한민국 국적이 아닌 미국 국적만을 가지고 있어
아쉬운 마음이 항상 있었다는 인요한 박사의 소원이 드디어 성취되는 날입니다.^^
이날 자리에는 인요한 박사의 조카인
데이비드 린튼 조나단 씨도 함께 했습니다.
데이비드 린튼 조나단 씨는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며
국제변호사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5대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데이비드 린튼 조나단 씨!
작은 아버지를 따라 언젠가는 한국에 귀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답니다^^
국적증서 수여식을 마치고 인요한 박사에게 직접 인터뷰를 부탁드려보았답니다.
■ 오늘이 제 인생에서 가장 기쁜날입니다!
Q. 먼저 한국 국적을 취득하신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A. 인생에서 제일 기쁜 날입니다. 전라도에서 사랑을 많이 받으며 성장했는데, 제가 드린 것보다 받은 것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나라 국민이 되겠느냐고 저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가장 환영할 나라가 한국입니다. 오늘 귀한 선물을 받아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Q. 그동안 한국에서 어떤 활동을 해오셨나요?
A. 지난 1993년 한국형 구급차를 만든 것이 한국에서 받은 사랑과 감사에 보답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통사고로 84년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많이 생각이 납니다. 구급차가 있었다면 더 오래 사실 수 있으셨을 텐데요.
두 번째는, 우리나라보다 식량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을 오가며 결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유진 벨 재단’에서 형님과 함께 그들을 도울 수 있어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는 대한민국이 의료산업의 허브로 부상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외국을 많이 다니다보면, 한국이 굉장히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치안도 잘 되어있고, 살기 편리하고, IT도 발달한 나라죠. 다만 한국 국민들이 그것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한국이 앞으로도 세계의 중심으로 계속해서 뻗어나가길 바랍니다.
Q. 순천에서 성장하신 것으로 아는데, 좋아하시는 음식이 있는지요?
A. 순천 음식이야 다 맛있죠,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건 순천 백반입니다. 전라남도에서 1년 넘은 묵은지를 공수해 집에서 먹기도하고, 식당 갈 때 싸가기도 합니다. '김치를 먹는 외국인은 나밖에 없지 않을까'싶지만, 이제는 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니까요. 전라도 음식 먹다가 서울이나 경상도 음식을 먹으려면 아주 힘듭니다. 하하하.
Q. 한국 분들하고 많이 어울려 노셨을 텐데, 어릴 때는 어떻게 노셨는지요?
A. 1960년도에서 1970년도까지 순천에서 보냈는데요, 당시에는 살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마을 주민들이 서로간의 정을 나누며 살았습니다. 외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죠.
사실 생각해보면 어릴 때, 초가집 아랫목에서 군불을 때며 어른들께 받았던 교육이 제가 연세대 의대나, 고려대 의학대학원에서 받았던 교육들보다 더 값지고 소중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지금은 어른들께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조금은 아쉽습니다.
Q. 친구 분들 만나면 사투리도 쓰시곤 하나요?
A. 그럼요, 편안하게 이야기하죠. 그리고 사투리 아닙니다, 전라도 표준어입니다. 하하하. 형님을 ‘성님’이라고 하고, 더 나아가면 ‘행님’이라 하죠. “행님, 언넝오쇼~ 가드라고잉?” 이렇게요. 하하하.
Q.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A. 정부에서 복수국적 제도를 만들어주시고 제 소원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시다시피 제 조상들은 대한민국에 학교와 병원 설립 등의 기여를 많이 했습니다. 저는 조상을 잘 만나서 한국에서 태어났고 그동안 받은 감사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껏 살면서 세 번의 큰 은혜를 입었는데요, 첫 번째는 연세대학교에 입학을 한 것이고, 두 번째는 세브란스 병원에 국제진료센터 소장으로 취임한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가장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저희 조상과 저를 117년 동안 반겨준 한국 국민들게 항상 감사했지만, 국적 때문에 뭔가 부족한 느낌이 늘 들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한국 국적을 받아 너무도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여기까지 기사를 읽으시다가 궁금한 것이 하나 생기지 않으셨나요?
네~^^ 바로 그것!
한국에 귀화하게 되면, 인요한 박사의 미국 국적은 어떻게 되는 건지 말이죠~
2010년 개정된 국적법에 따라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대한민국에서는 외국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법무부장관에게 서약하는 것)을 하면 ‘외국국적 포기의무’가 면제된다고 합니다.
§국적법 시행령 제6조(특별귀화 대상자)
① 법 제7조 제1항 제2호에서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1. 본인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독립유공 또는 국가유공으로 관계 법률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훈장·포장 또는 표창을 받은 사실이 있는 사람
§국적법 제10조(국적 취득자의 외국 국적 포기 의무)
①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으로서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자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날부터 1년내에 그 외국 국적을 포기하여야 한다.<개정 2010.5.4>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날부터 1년 내에 외국 국적을 포기하거나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아니하겠다는 뜻을 법무부장관에게 서약하여야 한다.
1.귀화허가를 받은 때에 제6조 제2항 제1호·제2호 또는 제7조 제1항 제2호·제3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자
즉, 인요한 박사는 미국과 한국의 두 가지 국적을
모두 가질 수 있게 되는 거죠. ^^
그동안 대한민국의 사회발전에 기여하신 인요한 박사와 그 가족분들께 감사드리며,
한국 국적 취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글/사진 = 문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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