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사람

[스크랩] 소설가 조세희 “분노하라…냉소는 하지 말라”

바라쿠다 2014. 10. 7. 00:58


소설가 조세희 “분노하라…냉소는 하지 말라”
등록 : 20110701 22:53 | 수정 : 20110702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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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쏘공’ 작가 인권연대 12주년 기념식서 연설
“한국은 지금 다 원점으로 돌아갔다…싸우라”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쓴 소설가 조세희 선생이 1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인권연대 12주년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 김원 인권연대 회원 제공
“분노하십시오. 분노하는 데는 굉장히 힘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지금 다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요즘 눈물겨운 현장 이야기가 우리 가슴을 꽉꽉 누르고 있습니다. 공장에서의 삶이 비인간적이라면 공장이 개조돼야 합니다. 국회에서 제대로 안 되면 국회가 개조돼야 합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쓴 소설가 조세희 선생이 1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인권연대 12주년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젊은이들에게 분노할 것을 주문했다.

 조세희 선생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은 독재자에게 저항도 잘 못하고 불복종 항복도 받아내지 못하고 여러분 일자리도 만들지 못한 제3세계 아버지들의 자식”이라며 “아버지 세대의 잘못을 기억하고 냉소주의자가 되지 말고 싸우라”고 말했다.

 조세희 선생은 폐기종 등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연단에 서서 40여분간의 연설을 이어갔다. 그러나 병마로 인한 아픔이 아니라 2005년 11월 15일, 서울 여의도 전국농민대회에서 경찰진압과정에서 경찰에 머리를 맞아 사망한 두 농민의 죽음을 불러냈다.

 “제가 아픕니다. 요즘. 요즘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자면, 2005년 11월 15일 대한민국이라는 땅에 태어나 여러가지 제한조건 또는 등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살다가,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 몇 마디를 국가에 전하기 위해 여의도로 올라왔다가 그 국가를 지탱하는 큰 힘 중에 하나인 경찰 3개 부대에 진압작전에 휘말려서 두 분이 돌아가신 날, 그 때부터 저는 (숨을 몰아쉬며) 아픕니다.”

두 농민의 죽음으로 연설을 시작한 조세희 선생은 1970~80년대 성장주의 시대를 지나왔음에도, 여전히 토건사업에 몰두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조세희 선생은 “단숨에 경부고속도로를 뚫더니 지금 4대강도 마찬가지”라며 “구미·유럽에서 건물 하나 짓고다리 하나 세우는 데 몇 백년이 걸리는 일을 우리는 조급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세희 선생은 이런 ‘조급증’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여전히 ‘제자리’임을 지적했다.

 “박정희때 뭐라 그랬습니까. 우리는 곧 선진국이 된다 그랬어요. 노태우때, 전두환때, 몇 년 뒤에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선두에 선 뛰어난 국가가 되겠다. 모든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배우겠다. 그런 허깨비 같은 소리를 해댔어요.





 그러나 우리는 지금 아주 후한 점수를 줘서 2.5세계에 도달해 살고 있습니다. 국민총생산(GNP)은 여전히 2만달러 넘어가지 못했어요. 아시아에서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으쌰으쌰하더니 어떻게 됐어요? 2.5세대에 와 있어요.”

 조세희 선생은 야스퍼스를 인용하며 이런 현실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간과 인간들 사이에는 연대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개인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잘못과 불의, 저질러지는 범죄에 책임을 져야 한다. 악을 저지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같이 나눠지게 된다”

 조세희 선생은 마지막으로 분노하되 냉소는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여러분이 미래의 이 땅의 희망이고 주인이고, 세계 역사에 참여해서 같이 해야 할 미래”라며 “현실을 비관하거나 냉소하지 말라”고 말했다.

글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사진 김원 인권연대 회원 제공

출처 : 은별나라 신학
글쓴이 : 은바리라이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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