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산과 정재윤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고는 근처에 있던 태호의 차에 올랐다.
오피스텔로 가며 수도 없이 만약의 경우를 떠 올리며 대책을 강구하는 중이다.
고태산이는 진희가 주변의 도움으로 쉽게 나올수 있었음을 보고 나름대로 더 잘할거라는 예감이 든다.
하지만 정재윤이는 자신에게 머리를 숙일지, 아니면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할지 자신은 없다.
두가지의 경우에 따라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다.
괘씸하긴 해도 자신을 투서 했다고 정재윤이를 내쳐 봐야 실질적인 도움은 안되는 까닭이다.
" 자기야 ~ 범인이 누군지 밝혀 냈으니까 대책은 세워야지.. "
" 어쩔려구.. 건달을 불러서 혼내주는 따위는 생각도 하지 마, 좋은 방법이 아냐. "
" 당연하지, 에구 ~ 우리 강아지는 아직도 마님이 무식하다고 걱정이 많아요.. 가서 예행 연습이나 하자구.. "
오피스텔에 돌아온 두사람이 마주앉아 가볍게 식사를 하며 작전을 짜고 있다.
" 그러니까 내가 마님을 배신했던 인간이 되라는 거네, 그거 참 기막힌 발상일세.후후.. "
" 자기가 연기를 잘 해야 할거야.. 끝나면 데리고 나가서 한잔 하라구, 그러면서 태호씨가 마무리를 지면 되겠지 . "
" 우리 마님이 무식한줄 알았더니 그게 아닐세.. 제대로 되면 앞으로 사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겠어. "
" 그러니까 무식하다고 깔보면 안되는거야.. 자기도 무식한 마님한테 쩔쩔 매는 주제에.호호.. "
" 무식한게 자랑할건 아니거든.. 우리 마님처럼 이쁘게 생기면 용서는 되겠지만,후후.. "
" 오늘은 집에 들어가.. 항상 아버님 눈 밖에 나지않게 조심하고.. "
" 알았다니까, 마님이나 모셔다 드리고 들어가야지. "
이튿날, 느즈막히 사무실로 나온 진희와 미스김이 업무 보고겸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는 중이다.
진희가 교도소에 수감되고 어수선한 사무실 분위기 때문에, 새로뽑은 직원 두사람이 그만두고 미스김만 남았다.
철호와 미스김 둘이서 남은 물건들을 넘기고, 사무실을 이끄느라 나름대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이다.
" 조만간 다시 시작할거야, 물론 예전 같진 않겠지만.. 미스김이 수고 좀 해줘야겠어. "
" 걱정 마세요, 사장님. 요즘은 회사에 다니는것 만도 다행이에요.호호.. "
몇년을 지켜 봤지만 눈치가 빠르고, 밝아서 진희에게 많은 도움을 줬던 직원이다. 진희가 흰봉투를 건네준다.
" 그동안 고생했어, 얼마 안되지만 고마움의 표시야.. 앞으로도 잘 부탁해. "
" 주시는 거니까 감사하게 쓰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거 안 주셔도 열심히 할테니까 마음 놓으세요. "
" 미스김은 말도 이쁘게 하네.. 지금처럼만 해주면 나에게 큰 도움이 될거야, 부탁해. "
" 사장님두.. 제가 부탁드려야죠.. 참, 그리고 정사장님이 여섯시까지 오신다고 전해 달라던데요. "
오피스텔로 들어온 진희는 태호에게 약속시간을 알려주고 다시 한번 계획을 다짐한다.
" 그래, 결정은 하셨는지.. "
휴게실에서 편하게 입던대로 통이 넓은 긴치마와 쉐타를 걸치고, 느긋하게 한쪽다리를 꼬고는 쇼파에 앉아 건너편의
정재윤을 바라보며 그가 어찌 나올지 기다리고 있다.
" 어떻게 용서를 구할지.. 고태산이 진희씨와 내연의 관계란 얘기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이 뒤집혀설랑.. "
" 정사장의 질투 때문에 내가 입은 손해가 얼만지는 아시죠. "
어차피 손해난 액수를 몽땅 책임질 위인도 아니고 그럴만한 능력도 안될 것이다.
차선책은 정재윤을 자신이 벌이는 일에 일조를 하게끔 만들어서, 그나마 얼만큼이라도 손해를 벌충하는것이 현명한
처사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 오피스의 현관이 열리며 말쑥하게 차려입은 태호가 들어선다. 시간을 잘 맞춰 와 준것이다.
" 에고, 우리 강아지 오셨는가.. "
이제부터 둘이서 짜 둔 연기를 펼칠 시간이다.
" 조금 늦었네요, 마님. "
애초에 정재윤이는 안중에도 없다는듯 성큼성큼 다가와 진희의 발아래 무릎을 꿇더니만, 두손으로 공손히 발을 받치고는
혀를 내밀어 핧아간다.
태호에게 발을 내민 채 정재윤을 바라보니, 눈이 왕방울만 해 져서는 황당했을 장면을 놀란듯 지켜 본다.
" 강아지, 이제 그만하고 일어나서 똥개하고 인사나 하지. "
" 누구신지.. 최태호 올시다. "
태호가 먼저 인사를 건네면서 손을 내밀자 아직 분위기 파악이 안된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 반갑습니다, 정재윤이라고 합니다. "
" 강아지, 이리와 봐. "
고개를 돌리고 다가서는 태호를 향해 있는 힘껏 따귀를 날리는 진희다.
태호가 맞은 뺨을 어루만지며 고개를 숙이고, 정재윤이는 돌발적인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는듯 두사람을 주시한다.
" 언제부터 니가 이름이 있었어.. 너는 강아지에 불과해.. 니 앞에는 한마리 똥개가 있을뿐이고.. "
" 죄송합니다, 마님.. "
다시금 진희앞에 무릎을 꿇고 겁 먹은듯 연기를 하는 태호다.
" 잠시 나갔다 올테니까 똥개에게 설명이나 해 주라구.. "
화가 난듯 현관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진희다.
진희가 나가자 양주를 꺼내 와서는, 정재윤에게도 따라주고 한잔을 들이키는 태호다.
" 듣자하니 정사장 때문에 큰 손해를 봤다고 하던데.. 나도 예전에 진희씨를 우습게 봤던 일이 있었어요. "
" ....................... "
" 나름대로 나도 잘 나가는 놈이죠. 모르긴 해도 정사장보다는 많은 재산도 있고.. "
태호가 뱉어내는 말을 이해하고자 귀를 세우는 정재윤이다. 태호가 다시한번 술잔을 들어 마신다.
" 예전에 같이 동업을 했었는데, 여자라고 우습게 보고는 인간적인 배신을 한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영화에서나 본 일이
벌어 졌죠. 전국 규모의 조폭들이 들이 닥쳐설랑 집이며 회사가 난리가 났어요. 나도 난다긴다 하는 인맥이 있었지만
진희에 비하면 어림도 없었고.. 검찰에 고발을 하고 싶어도 물증이 없는거예요.. 난동을 부리는 피래미 몇명을 잡아
가둬봐야 소용도 없는 짓이고.. "
심각한 척 말을 이어가는 태호를 주시하며 자신과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할 터였다.
" 돈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계속되는 조폭들의 횡포에 지쳐갈 무렵에 진희와 만났는데.. 자신을 배신한 사람은 인간취급을
해 줄수 없다고 했어요. 손해를 끼친건 자신이 감수할테니 대신 강아지가 된다면 모든걸 용서하겠다고.."
" 돈으로 보상하는 대신에 강아지가 됐단 말이네요. "
" 그럴수 밖에 없었어요.. 집안이 풍지박산이 되는 것은 막을수 있었으니까.. 진짜로 내 돈은 한푼도 원하지 않았고,
대신에 인간적인 수모를 겪긴 했지만.. 이제는 그나마도 만성이 돼서 견딜만 해요. "
재윤이로서는 기가 막힐일이다.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주사가 있는편이라, 일을 벌려놓고 후회를 하곤 했지만 이미
엎지른 물이었다.
진희를 처음 만나던 날 고태산에게서 통이 큰 여장부라고 언질을 받고는, 사업적인 파트너로 같이 갈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몇번을 만나던 중에 팜므파탈의 매력을 지닌 진희와 몸을 섞을수 있었고, 이 여자가 내 사람이 돼 준다면 자신이 하는일에
날개를 달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하지만 이미 고태산과도 관계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진희를 혼자 차지하고픈 욕심에 실수를 하게 된 것이다.
" 정사장은 무슨 생각을 하느라고 술도 마시지 않고.. "
오피스텔에 되 돌아온 진희가 술을 권한다. 돌아온 진희에게 태호가 중간역할을 맡아 자신에게 기회를 주라고 했고,
술이나 마시면서 얘기하자며 진희가 자리에 앉았다.
" 그나마 내 말을 잘 들어야 강아지로 살수가 있는 것이고, 내 눈밖에 나면 똥개 취급을 받는거야. "
자신이 잘못은 했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여자한테 인생까지 저당잡힐 생각을 하니 눈 앞이 깜깜할수 밖에 없다.
" 앞으로 어찌하면 되겠소? "
자신과 가정에 린치를 가하지 않는다면, 한번쯤은 할일을 들어봐야 할듯 싶다.
" 예전처럼 똑같이 판매를 맡아야겠지, 매일매일 이곳에 들러 보고도 해야 할것이고.. 강아지로서 살아가는 것은 여기
있는 선배 강아지에게 배우면 될거야.. 아 ~ 직접 보는것도 좋겠네.. 이리와서 옷 좀 벗겨.. "
태호가 다가가서 진희의 시중을 드는 하인처럼 옷들을 공손히 벗기운다.
이내 알몸이 된 진희가 쇼파에 앉아있고, 그 앞에 무릎을 꿇은 태호가 그녀의 가랑이에 머리를 파 묻고는 강아지가 되어
그곳을 핧는다.
도도하게 쇼파에 기대고 있는 진희가 술잔을 들고, 한손으로는 태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
" 아 ~ 그래 ~~ 천천히 ~ "
조금씩 달아 오르는지 눈을 지그시 감고, 엉덩이를 앞으로 내민다.
자신이 앞에 있는걸 개의치 않고 태호의 혀놀림을 즐기는 진희의 요염한 몸짓에 아래가 묵직해진다.
처음 진희의 알몸을 봤을때도 감탄을 금치 못했던 자신이다. 그 날의 기억으로 그녀를 잊지 못하고 얼마나 오매불망
했는지 모른다.
" 아 ~~ 이 ~뻐 ~ 강 ~아 ~지 ~ "
비음을 흘리며 몸을 비틀던 그녀가 태호의 머리에 술을 붓는다.
머리에 술을 끼얹었는데도 태호의 작업은 멈추질 않는다. 두다리를 들어 태호의 머리를 가랑이에 품는 그녀다.
" 아 ~ 그 ~만 ~ 오줌 ~ 마려워 ~ "
가랑이에 갇혔던 태호가 고개를 들더니 이내 거실바닥에 눕는다. 그런 그의 머리위에 가랑이를 벌리고 쪼그려 앉아
오줌을 쏴 대자 밑에 깔린 태호는 입을 벌려 받아 마신다.
볼일이 끝났는지 몸을 일으킨 진희가 태호의 바지 지퍼를 열더니만, 우뚝 선 거시기를 꺼내어 조준하고는 엉덩이를
내려 조금씩 집어 삼키는 중이다.
자신이 보든지 말든지 한쌍의 섹스머신이 되어, 정상을 향해 달리는 그들의 몸짓에 흥분을 주체할수 없는 재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