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오전 시간, 맛있는 저녁 식탁을 차리기 위해
조금 일찍 부지런을 떨었답니다.
지난 가을, 뜻하지않게 박을 너무 많이 수확해서
울랑이 좋아하는 박나물도 실컷 해먹었는데도
많이 남아서 두고두고 먹기위해 가을볕에 잘 말려놓았던
박고지를 불려서 간장양념에 맛있게 조려놓았습니다.
울큰아들이 유독 좋아하는 박고지 조림.
봄에 박 모종을 심을때 맛있는 품종이라던 주인 아주머니의 말처럼
색깔도 연둣빛이 돌면서 아주 맛있더라구요.
이걸 자르면 흥부네처럼 좋은 일이 마구마구 터질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ㅎㅎㅎ.
허나 현실은.....가득 차 있는 박속뿐 ㅠㅠㅠ.
도데체 뭘 기대한거야, 당연한걸 가지고 ...
반으로 뚝 잘랐더니 속이 꽉~ 찼네요.
속을 깨끗하게 파내고 껍질까지 완벽하게 제거.
이런 힘쓰는 일은 든든한 옆지기가 대신해야겠죠.
맛있게 나물로 해먹고 남는건 요렇게 잘 말려두었답니다.
바람과 햇살좋은 가을 볕엔 3일이면 다 마른답니다.
바람 잘 통하는 망에 넣어둔 박고지를 물에 적당히 불렸답니다.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서 깊은 팬에서 간장양념을 넣고 끓이다가
손질한 박고지를 넣고 양념이 잘 스며들도록 은근한 불에
조려 주었습니다.
잔파를 잘게 썰어서 한번 더 슬쩍 뒤적거려준뒤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마무리를 하시면 된답니다.
자르지않고 길게 조려서 김밥 말때 같이 넣어주면
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참 좋아요
울 가족들, 김밥은 맛없어서 절대 안사먹는답니다.
엄마표 김밥이 최고라네요.
박고지가 들어간 김밥이라서 그렇겠죠.
오늘도 일찍 서둔 덕분에 밑반찬 한가지는 해결했네요.
이젠 조금 여유있게 시원한 아카시아 음료나 한 잔 마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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