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축하해요."
"장모님 만수무강하세요."
"그냥 넘어 가자니까.."
진수씨를 만난 뒤 처음 맞는 어머니의 칠순이다.
예전이야 잔치흘 벌이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런 일이 드문 세상이다.
단촐하게 집에서 저녁이나 먹자는 부모님 뜻에 진수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사위 된 입장에서 그렇게는 안된다며 호텔 연회실을 빌렸다.
잔머리 굴리는 특기를 발휘하고 나선 것이다.
모인 인원이래야 부모님, 오빠내외와 아들 딸, 동생 선웅이 그리고 이모님과 사촌동생
정숙이, 작은 아버지 식구들 뿐이다.
또 어린 온달이 땜에 집에 오시는 도우미 아줌마도 함께 했다.
"넌 복도 많다, 어린 신랑이 잘해 준다며.."
"이모는.."
"ㅋ~형부 반가워요."
엄마랑 왕래가 잦은 이모가 우리 쪽 테이블에 앉아 신기한 듯 진수를 염탐한다.
새롭게 살림을 꾸린 나에 대해 수시로 입방아를 찧어 댔을 것이다.
"오빠 사업도 도와주고 선웅이 취직도 시켜 줬다면서.."
"..그렇게 됐어요.."
워낙 수다가 많은 이모이기에 하루종일 시달리게 생겼다.
"우리 정숙이도 취직해야 하는데.."
"직장 안다녀요?"
선웅이랑 동갑내기인 정숙이의 세대는 우리들과는 틀리다.
결혼에 대한 꿈이란건 없고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만을 소중하게 여긴다.
살아감에 있어 정답은 없겠지만 틀에 얽매이기 싫어 한다.
"얘땜에 미치긋다, 시집도 안가고.."
"뭐 전공했는데.."
"자네가 취직시켜 주려나?"
"진수씨.."
"가만있어 봐, 하나뿐인 처제잖어."
우리집 일이라면 조용히 넘어가는 법이 없는 진수다.
"음악했어요, 바이올린.."
"우리 사무실 나올래요?"
"ㅋ~월급 많이 주면.."
"선웅인 어쩌구.."
"처남 적성 안맞는대.. 다른거 차려줘야지 싶어.."
"걔가 무슨 사업을 해, 경험도 없는데.."
"형님 잘 하시잖어, 처남도 잘 할거야.."
도대체 그 머리 구조가 어찌 생겨 먹었는지 궁금하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소리마저 들리는 듯 하다.
"우리 사위 오셨는가.."
"다녀 왔습니다."
"저녁 먹어야지.."
"한잔하셔야죠 아버님.."
"어제 그 술 맛있던데.."
"ㅋ~누나도 마셔.."
"이 사람이 누나가 뭔가, 나이가 어려도 남편인데.."
결국 진수의 속셈대로 교통정리가 돼 부모님이 우리집으로 오시게 됐다.
방이야 4개씩이나 되니 한칸을 치워 부모님이 쓰게끔 꾸몄다.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부모님과 같은 공간에 살게 되는 시간이 생겼다.
일하는 아주머니야 있지만 온달이를 두고 운동을 다닌다는건 어림도 없는 일이다.
부모님도 좋아 하시지만 올케언니도 모처럼 홀가분하게 됐다며 고마워 한다.
"앞으로 용돈 주지 마, 쓸데도 없어."
"용돈 아녜요 월급이지.."
"그게 그거지, 손주 봐 주면서 돈까지 받는건 경우가 아닐세."
"그냥 받아 두세요, 모아 두셨다가 온달이 장난감이라도 사 주시던지.."
"그 이름 계속 쓸텐가?"
"맘에 안 드세요? 우린 좋은데.."
한사코 용돈받기를 꺼리는 아빠 고집땜에 잔머리의 대가인 진수가 엄마 통장에 이백씩이나
월급이라며 꽂아 준다.
아무리 노인네라 한들 눈치마저 없겠는가, 사위한테 돈을 받는게 편치 않다는 아빠와 가끔
실랑이를 벌인다.
"놔 두시구려, 나쁜 이름도 아닌데.."
"어감이 영.."
"여자 위하는게 우리때나 이상했지, 지금은 그게 트랜드래요."
"ㅋ~우리 엄마 신식이다, 트랜드도 알고.."
태명이기에 그러려니 여겼고, 호적에까지 그 이름을 올린다고 했을때 약간은 의아했지만 그새
입에 붙어 그런지 영 어색하진 않다.
"한잔 더 드세요."
"그럴까?"
"적당히 드세요, 아침에 힘들어 하면서.."
꼬냑을 언더락스잔에 붓고 얼음으로 칵테일하는 진수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붙임성있는 일련의 몸동작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친근감을 더 하게 한다.
"선웅이는 뭐라고 하던가..""
"재밌대요, 늦게까지 매달리더라구요."
"허~ 제법일세.."
사촌동생 정숙이가 회사로 들어 오고 선웅이에게 작은 규모의 유통회사를 운영하게 했다.
본인 이름으로 사업이란걸 시작하게 된 선웅이가 애착을 가지는 모양이다.
"장모님 만수무강하세요."
"그냥 넘어 가자니까.."
진수씨를 만난 뒤 처음 맞는 어머니의 칠순이다.
예전이야 잔치흘 벌이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런 일이 드문 세상이다.
단촐하게 집에서 저녁이나 먹자는 부모님 뜻에 진수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사위 된 입장에서 그렇게는 안된다며 호텔 연회실을 빌렸다.
잔머리 굴리는 특기를 발휘하고 나선 것이다.
모인 인원이래야 부모님, 오빠내외와 아들 딸, 동생 선웅이 그리고 이모님과 사촌동생
정숙이, 작은 아버지 식구들 뿐이다.
또 어린 온달이 땜에 집에 오시는 도우미 아줌마도 함께 했다.
"넌 복도 많다, 어린 신랑이 잘해 준다며.."
"이모는.."
"ㅋ~형부 반가워요."
엄마랑 왕래가 잦은 이모가 우리 쪽 테이블에 앉아 신기한 듯 진수를 염탐한다.
새롭게 살림을 꾸린 나에 대해 수시로 입방아를 찧어 댔을 것이다.
"오빠 사업도 도와주고 선웅이 취직도 시켜 줬다면서.."
"..그렇게 됐어요.."
워낙 수다가 많은 이모이기에 하루종일 시달리게 생겼다.
"우리 정숙이도 취직해야 하는데.."
"직장 안다녀요?"
선웅이랑 동갑내기인 정숙이의 세대는 우리들과는 틀리다.
결혼에 대한 꿈이란건 없고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만을 소중하게 여긴다.
살아감에 있어 정답은 없겠지만 틀에 얽매이기 싫어 한다.
"얘땜에 미치긋다, 시집도 안가고.."
"뭐 전공했는데.."
"자네가 취직시켜 주려나?"
"진수씨.."
"가만있어 봐, 하나뿐인 처제잖어."
우리집 일이라면 조용히 넘어가는 법이 없는 진수다.
"음악했어요, 바이올린.."
"우리 사무실 나올래요?"
"ㅋ~월급 많이 주면.."
"선웅인 어쩌구.."
"처남 적성 안맞는대.. 다른거 차려줘야지 싶어.."
"걔가 무슨 사업을 해, 경험도 없는데.."
"형님 잘 하시잖어, 처남도 잘 할거야.."
도대체 그 머리 구조가 어찌 생겨 먹었는지 궁금하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소리마저 들리는 듯 하다.
"우리 사위 오셨는가.."
"다녀 왔습니다."
"저녁 먹어야지.."
"한잔하셔야죠 아버님.."
"어제 그 술 맛있던데.."
"ㅋ~누나도 마셔.."
"이 사람이 누나가 뭔가, 나이가 어려도 남편인데.."
결국 진수의 속셈대로 교통정리가 돼 부모님이 우리집으로 오시게 됐다.
방이야 4개씩이나 되니 한칸을 치워 부모님이 쓰게끔 꾸몄다.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부모님과 같은 공간에 살게 되는 시간이 생겼다.
일하는 아주머니야 있지만 온달이를 두고 운동을 다닌다는건 어림도 없는 일이다.
부모님도 좋아 하시지만 올케언니도 모처럼 홀가분하게 됐다며 고마워 한다.
"앞으로 용돈 주지 마, 쓸데도 없어."
"용돈 아녜요 월급이지.."
"그게 그거지, 손주 봐 주면서 돈까지 받는건 경우가 아닐세."
"그냥 받아 두세요, 모아 두셨다가 온달이 장난감이라도 사 주시던지.."
"그 이름 계속 쓸텐가?"
"맘에 안 드세요? 우린 좋은데.."
한사코 용돈받기를 꺼리는 아빠 고집땜에 잔머리의 대가인 진수가 엄마 통장에 이백씩이나
월급이라며 꽂아 준다.
아무리 노인네라 한들 눈치마저 없겠는가, 사위한테 돈을 받는게 편치 않다는 아빠와 가끔
실랑이를 벌인다.
"놔 두시구려, 나쁜 이름도 아닌데.."
"어감이 영.."
"여자 위하는게 우리때나 이상했지, 지금은 그게 트랜드래요."
"ㅋ~우리 엄마 신식이다, 트랜드도 알고.."
태명이기에 그러려니 여겼고, 호적에까지 그 이름을 올린다고 했을때 약간은 의아했지만 그새
입에 붙어 그런지 영 어색하진 않다.
"한잔 더 드세요."
"그럴까?"
"적당히 드세요, 아침에 힘들어 하면서.."
꼬냑을 언더락스잔에 붓고 얼음으로 칵테일하는 진수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붙임성있는 일련의 몸동작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친근감을 더 하게 한다.
"선웅이는 뭐라고 하던가..""
"재밌대요, 늦게까지 매달리더라구요."
"허~ 제법일세.."
사촌동생 정숙이가 회사로 들어 오고 선웅이에게 작은 규모의 유통회사를 운영하게 했다.
본인 이름으로 사업이란걸 시작하게 된 선웅이가 애착을 가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