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낼 아침 데리러 와 ~
저녁 9시쯤 연숙이와 한잔하는 중인데 희정이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아마도 큰 아들인 동훈이게서 맘에 드는 얘기를 들었을게다.
~ 네, 마님 ~
" 웬 메시지래. "
" 바뻐 도사님이라.. "
손님을 소개시켜 주겠다는 연숙이의 꾐에 빠져 7080 라이브 호프집에서 만나는 중이다.
별것 아니다 싶었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만난 폭이다.
" 도장 받아주면 10% 준대요. "
" 보자구.. "
" 정애라구.. 혼자 살아요. "
" 팔짜겠지. "
친척 몇사람에게 공동명의로 된 땅이 있는데 개인한테 돌아가는 액수가 10억이란다.
잘 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운 좋게 해결이 된다면 1억이 굴러 들어온다.
당근 연숙이에게는 시큰둥한 표정을 보였지만, 은근 욕심이 나는건 어쩔수 없다.
" 걔 이뻐요. "
" 그래서.. "
" 따로 만나지는 마세요. "
" 여자 귀찮은 놈이야. "
첩년이 질투가 심하다더니 딱 그 짝이다.
저를 받아 들이지도 않았건만 행세를 하고자 한다.
내치자고 했던 그 때 역시 주변에 꼬인 여자를 정리하는데 애를 먹어야 했다.
보기싫은 여자들의 기싸움에 진저리가 난 인간이 나다.
" 잠자코 있어. "
" 싫어. "
" 왜. "
" 아직 안 변했네, 당신 갑이라니까. "
아침에 희정이를 픽업해서는 집으로 데려 왔는데, 느닷없이 바지를 벗기더니 몽둥이를 꺼내 입에 문다.
" ..................... "
" 거길 먹는건 나야, 당신까지 이러는건 싫어. "
내가 생각해도 문제있는 인간이지 싶은게, 남들은 여자의 그 봉사를 꿈 꾼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 행위가 맘에 들지 않기에, 내 자신 스스로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아마도 희정이를 마님으로 받드는거야 좋지만, 꼴난 정액받이로 취급하는건 싫은 까닭이리라.
엄밀히 얘기하자면 내 나이가 있기로, 그 몸에서 나는 냄새를 희정이가 감수한다는게 맘에 들지 않기 때문일게다.
" 해 주고 싶은데.. "
" 그건 내 권리라니까. "
제 핏줄인 아들 녀석에게 번듯한 직장이나마 소개시킨걸 고마워 했지 싶다.
아직도 그녀가 모르는게 있다면, 자신의 아들조차 나에게는 무시할수 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희정이가 이 곳까지 온 게지만, 나는 그녀랑 같이 지낼수 있는 이 시간이 마냥 좋을 뿐이다.
또한 그녀는 아무에게도 무시당하지 않는 독보적인 여신이길 바라는 희망으로 살고 싶어서다.
" 참 별나다, 상 준다는데.. "
" 안 줘도 돼. "
" 솔직이 나도 싫어, 무슨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
" 그러길래 왜 입에 물어,후후.. 대신 울 마님 거기는 꿀단지야.. "
" 됐어, 나 씻을께. "
같이 할수있는 인연은 못 되는지 몰라도, 이렇듯 볼수 있음이 기쁜 국진이다.
" 지금 나갈거야? "
" 12시에 만나기로 했어. "
집에서 편안하게 입을수 있게끔 통이 큰 원피스와 츄리닝, 평상복까지 샀더랬다.
욕실에서 씻고 나온 희정이가 그 옷을 입고 나오기에 뿌듯하다.
더불어 그녀의 아들 동훈이와 만나기 위해 조금 후에는 나가야 한다.
자신의 아들을 챙겨주는게 고마워서 희정이가 이쪽으로 퇴근했을 것이다.
" 그렇구나, 그럼 혼자 자야겠네. "
" 푹 자, 밖에서 잠그고 갈께. "
" 응, 다녀 와. "
밤새 일했기에 피곤한 희정이가 침대로 가는걸 보고는 외출준비를 서두르기로 한다.
현관 유리창에 "외출중"이라는 팻말도 걸었다.
" 많이 기다렸니? "
" 아뇨. "
희정이 집 앞에서 그녀의 아들 동훈이를 차에 태웠다.
일단 용산 전자상가로 가서 필요한 자재를 구입해 방화동에 가야 한다.
" 동훈아. "
" 네. "
" 공부가 싫어? "
" ..그렇죠,뭐. "
" 하기사 공부가 다는 아니지. "
" 재미없어요. "
" 그 회사에 가서도 맘에 안들면 전화하거라. "
" 네. "
제 엄마가 보는 눈이 반드시 바른것만은 아닐수 있다.
스스로 능력있는 놈이라 여기지는 않지만 동훈이와의 대화를 통해 도움이나마 된다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여인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 ..삼촌.. "
" 응. "
" 우리엄마 친구 맞아요? "
" ..뭐가 궁금할까. "
아직 어리지만 남자답게 허심탄회하게 속을 나눴으면 한다.
법적인 잣대로만 보면 불륜이겠지만, 세상살이가 그리 간단한건 아니다.
" 엄마한테 잘해 주세요. "
" .................... "
" 불쌍한 여자에요. "
" 그렇게 보이디? "
제 엄마에게는 마냥 어리게 보이겠지만 멀쩡한 속내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 네, 고생많이 했어요. "
" 그렇구나.. 노력할께. "
" 좋은분 같애요,삼촌.. "
녀석과 인연이 된게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생김새나 느낌이 제 엄마를 그대로 빼어 닮아 첫인상이지만 맘에 든다.
CCTV설치는 의외로 간단하게 끝낼수 있었다.
무단 투기를 찍는 카메라가 있어, 그 옆에 부착했기에 일찍 끝난 편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나름 진지한 얘기를 나눌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