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 오분전(?)’ 정치판
최태수 객원칼럼니스트 2016.01.29 14:54:58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자주 듣거나 한번쯤은 사용해 본 ‘개판 오분전’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집결지가 된 부산 국제시장의 무료급식소가 무상 급식을 하면서 밥이 다 돼 밥솥 뚜껑을 열기 5분 전에 “개판 오분전(開飯 五分前)!”이라는 말을 외쳤던 것이 그 유래라고 한다. 굶주린 피난민들이 밥을 배급받기 위해 일제히 무료급식소로 몰려들다보니 아수라장이 된 것은 당연지사다. 이런 유래로 이 말은 ‘배식 5분전을 알리는 말’이기도 하지만 질서 없이 막무가내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아수라장을 만드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지고 있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코 앞에 두고도 우왕좌왕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치판이 꼭 이 모습이다.
요즘 신문의 정치면이나 방송에서 비춰진 정치판은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싸우거나 체면을 돌보지 않고 이익을 다투는 이전투구(泥田鬪狗) 판이라는 말이 딱 맞다. 국회를 한번 보자. 여야는 총선을 불과 70여일 앞두고도 선거구 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상대의 양보만을 종용하며 버티고 있다. 선거구가 일시에 사라진 초유의 사태로 다져야 할 표밭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정치 신인들만 골병 들고 있다. 여야의 현역 의원들이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고의로 시간을 끈다는 음모론까지 돈다.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두고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19대 국회의 진면목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어떤가. 조선시대 사색당파 싸움을 다시 보는 듯하다. 신박이니 진박이니 비박이니 하며 계파를 만들어 놓고 서로 으르렁 댄다. 우리 편 밥그릇을 하나라도 더 챙기기 위한 밥그릇 싸움으로 보인다. 당 대표는 철저한 상향식 공천에 발목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전략공천이 깔린 친박들의 인재영입 주장에 ‘권력자’ 책임 등을 앞세워 반격하는 형국이다. 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은 피겨여왕 김연아, 바둑 황제 조훈현 9단을 인재로 영입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영입 인사의 정치역량보다는 표만 생각하는 인기영합적 ‘묻지마 영입’에 대한 질타다. 국민적 영웅을 혼탁한 정치판에 왜 끌어 들이냐는 지적이다.
야당은 야당대로 바람 잘 날이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나친 기 싸움으로 구설수에 올라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의 신년 면담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더니 이번에는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교수의 더민주당 입당과 관련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더민주에서 탈당한 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인 정호준 의원의 김종인 더민주당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으로 내정했다가 아버지로부터 ‘패륜·볼모정치’라는 말을 듣고 철회해 뒤끝이 개운치 않다. 선의의 경쟁보다는 분당으로 눈엣가시 같은 국민의당을 견제하는 데에만 마음이 쏠린 행태다. 제1야당의 어른스럽지 못한 작태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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