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 2015-08-31 8:10
(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8월 31일(월요일)
□ 출연자 :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1조 특수활동비는 눈 먼 돈, 20년 반복된 일
- 특수활동비 개선소위와 한명숙 연결, 오히려 여당의 정치공세
- 미 CIA도 특수활동비 투명공개
- 특수활동비 개선, 봄에 뿌린 씨 가을에 수확하는 것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8월 국회 마지막 날입니다. "묻지마 예산"으로 불리는 특수활동비 개선을 두고 여야가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수활동비, 말 그대로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수집, 범죄수사, 또는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에 직접 필요한 경비를 말하는데요. 물론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돈입니다. 그런데 영수증 처리나 보고가 필요 없기 때문에 “눈 먼 돈”이라 불렸습니다. 올 봄,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이 특수활동비를 생활비나 자녀 유학비로 사용한 게 드러나 "쌈짓돈이냐"는 비판도 일었는데요. 그 때는 여야 할 것 없이 개선을 외치다가 지금은 반대 방향에서 서로를 겨누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특수활동비 공개여부와 방식을 놓고 여야 입장이 팽팽한데요. 어제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 예결위 여야 간사가 만났지만 결렬됐습니다. 그 이유 좀 들어보죠. 지난 금요일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에 이어서, 오늘은 국회 예결위 야당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 전화 연결합니다. 안 의원님 안녕하세요?
◆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하 안민석):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어제 만남, 별 성과가 없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것인데 진행과정은 어땠습니까?
◆ 안민석: 여당에서 소위 'ㅅ'자도 동의할 수 없다고 해서요. 그러면 제가 양보 제안을 드렸어요. 여야간사 간의 특수활동비 예산집행내역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자, 소위 구성은 나도 양보하겠다. 그래서 그걸 통해서 개선방안을 만들자고 까지 제안을 했는데요. 그 취지는 형식에 집착하지 말고 유연하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자고 협상을 했는데요. 저쪽에서 말로만 제도개선을 이야기하고, 실천에는 전혀 의지가 없다는 것이 어제 확인되었다고 봅니다. 그게 성과라면 성과죠.
◇ 김우성: 네, 예결위 여야 간사만이라도 비공개로 보고받아야 한다. 이런 주장까지 하셨는데 여전히 진척된 사항은 없다는 말씀이시고요. 지난 금요일 여당 간사 김성태 의원은 저희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의 이런 문제제기 자체가 조금 뜬금없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반응의 배경, 뭐라고 보십니까?
◆ 안민석: 뜬금없는 것은 전혀 아니고요. 20년 동안 해마다 예산심사 때마다 제기되었던 문제이고, 특히 올해는 사회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지난 5월 여야 정치인들이 특수활동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올해 이 문제를 해결하자, 제도개선 하자, 그래서 여야 지도부, 국회의장님도 다 약속을 했던 사안이고요. 그래서 이건 우리 국회의원들이 촉발시킨 것이기 때문에, 봄에 약속했던 것, 봄에 뿌린 씨를 가을에 수확하는 자세로 여야 모두가 이 문제를 함께 해보자고 했고, 사실 저도 야당 간사가 되자마자 소위를 관철시키겠다고 의지를 밝혔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해왔기 때문에 전혀 뜬금없는 것이 아니죠. 생각해보십시오. 1조에 가까운 묻지마 예산이 비난받거나 의심받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특수활동비가 투명하게 집행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들은 제도개선 대책반까지 발족했는데요. 그래서 이번 결산심사에서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최소한의 징검다리를 놓겠다는 것이고요. 모든 것을 다 하자는 것은 아니에요. 국정원 같은 경우에는 정보위 소관이라서 저희들이 다루려야 다룰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정보위에서 별도로 논의하고, 예결위에서는 국정원을 제외한 각 부처 쌈짓돈, 눈먼 돈을 개선하자는 취지인데, 이것을 반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네요.
◇ 김우성: 네, 지금 여당은 야당이 생트집 잡는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이,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이 문제가 있었지만 원만히 넘어갔다, 혹은 큰 문제제기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야당은 왜 이러나? 이런 입장이 있습니다.
◆ 안민석: 이것은 지난 20년 동안 해마다 예산심의 때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제기되었던 문제고요. 새누리당이 야당일 때 야당의 단골 메뉴였고, 저희들이 지금 야당이 되어서 해마다 하는 것이거든요. 제도개선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또 다른 10년, 20년 동안 계속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을 하면서, 1조원에 가까운 이 눈먼 돈은 어느 누구도 들여다 볼 수 없고, 이게 반복될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지난 5월에 정치권에서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올해만큼은 이 문제를, 다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징검다리를 놓아보자, 그런 취지입니다.
◇ 김우성: 네, 지금 새누리당은 언론을 통해서 안보 흔들기라는 점으로 비판을 가하고 있습니다. ‘국정원, 검찰, 경찰이 쓰는 항목도 공개하자는 것은 적 앞에 무장해제하자는 것과 같다.’ 이런 표현까지 쓰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 안민석: 야당 국회의원이 알면 적에게 알려지게 되는 것인가요? 그건 아니죠. 일반에 공개하자고 한 적이 없고요. 국회의원 중에서 최소한의 인원이라도, 정 안되면 여야 간사만이라도 집행내역을 확인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래야만 국민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간인 사찰이나 공안 탄압, 정권유지에 악용되지 않도록 투명한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투명하게 하자는 것이고 집행방안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자는 것인데, 이걸 무조건 ‘국정원 흔들기’, ‘적 앞에 무장해제’, 이런 자극적인 표현을 써서 무력화시키는 것을 저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네요.
◇ 김우성: 그런 주장과 더불어서 사실 야당이 특수활동비 소위 구성과 관련해서 팽팽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사실 한명숙 전 의원의 구속문제나 국정원 해킹사태와 관련해, 법무부, 국정원에 대한 다소 보복적인 길들이기이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안민석: 그건 정말 단순한 정치공세인 것이고요. 한명숙 총리께서 유죄판결을 받은 지 한 보름 되었죠? 제가 예결위 간사 된 것이 두 달 되었습니다. 저는 두 달 전에 예결위 간사 되었을 때 첫 번째 소감으로 다른 건 몰라도 눈먼 돈 1조원, 특수활동비에 대한 소위 개선, 이것은 반드시 관철시키겠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실천하고 있는 자그마한 노력이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한명숙 의원님 구속하고 연결시키는 것은 정말 정치공세이고, 제도개선을 할 의지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자꾸 트집 잡고 있는 것이죠.
◇ 김우성: 네, 평행선을 달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데요. 여당은 예결위에서 논의한다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특수활동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지금 현행법 위반 등 여러 가지 걸리는 점이 많다는 입장입니다.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 아닐까요? 개선 소위가 구성이 안 되더라도,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안민석: 예결위에서 해야죠. 그런데 예결위 50명 전체를 놓고서 집행내역을 공개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소위라는 형태를 말하는 건데, 굳이 소위가 아니더라도 정 안 되면 여야 간사만이라도 집행내역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마저도 거절하면, 이건 기본적으로 안 하겠다는 뜻이죠. 그런데 예결위 내에서 충분히 논의하자는 것은 집행내역을 누구도 확인할 수 없게 하겠다는 말인데, 이 말을 이상하고 현란하게 해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국가 안보와 기밀 때문에 손을 댈 수 없다고 하면서 또 예결위 의원 50명하고 같이 논의하자는 것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니겠습니까? 미국 CIA를 포함해서 미국의 특수활동비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투명하게 다 공개하도록 되어 있고요. 보안이 필요하고 국가안보에 필요한 사항은 보안을 약속하면서 원하는 의원들을 일정 공간 안에 들어오게 해서, 밖에는 군인이 지키고, 들어간 의원들은 기밀 유지 선서를 하고, 그것은 부인이나 가족들에게도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약속을 하고 보고를 받거든요.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투명하게 할 부분은 투명하게 다 공개하고, 영수증 처리 할 수 있는 부분까지 영수증 처리하고, 정 불가피한 부분에 있어서는 한정된 보고를 받도록 하고, 그 보고 내용에 대해서는 기밀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고, 그렇게 하면 간단한 문제거든요. 상식선에서 봐도 그렇게 하면 되는 문제를 왜 이렇게 반대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되네요.
◇ 김우성: 네,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나온 돈, 한 푼이라도 철저하게 검토해보고 쓰는 것은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지금 여당 입장에서는 참여정부 때는 오히려 특수활동비를 공개하게 되면 국정운영에 문제가 야기된다. 비공개를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금 야당이 주장했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주요 반대논리입니다. 동어반복적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 같은데요. 도대체 이 특수활동비, 그 예산이라던가 규모가 얼마나 되기에 이렇게 논란이 있는지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 예산 중에서 특수활동비 편성,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 안민석: 올해 예산안 총액이 거의 9천억이 되고요. 정확하게 8천 8백억 정도이니까요. 여기에다가 기재부에서 숨겨둔 예산이 또 예비비 형태로 해서, 제가 얼핏 자료를 보았는데 3천억인지 3백억인지 모르겠는데, 이것조차도 결산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간사인 제가, 이것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모르고 보고를 제대로 못 받는 다는 것이, 이게 말이나 되겠습니까?
◇ 김우성: 전혀 국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돈이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안민석: 네, 그래서 전체적으로 저는 1조 내외, 사람에 따라 주장이 조금 다른데요. 아무튼 1조에서 +,- 1천 억 정도 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네, 오늘 본회의도 불투명하다는 보도가 아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특수활동비가 논란이 되면서 국회 일정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도 있고요. ‘야당이 또 발목잡기를 한다.’ 이런 역풍이 불지는 않을까 걱정이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 안민석: 묻지마 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사항이라고 보고요. 지금 말씀하신대로 야당이 그런 역풍을 걱정하지 않도록, 여당이 국민의 편에서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면 될 일이고요. 야당에 이런 올바른 주장, 이런 것을 발목잡기라는 딱지를 붙여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이 여당의 전략이고 꼼수라고 보일 수도 있는데요. 저희 야당이 올바른 이야기를 하고, 오늘 언론에서도 제도개선 소위를 구성하라는 기사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여야를 떠나서 진정성 있게 이 문제를 제기하고 논리를 보여드리면 역풍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지금 2014년 결산안, 대법관 후보자 임명 동의안, 선거구 획정안 등 여러 가지 안건이 있는데요. 특수활동비 문제 해결 없이 국회 일정이 정상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고 보십니까?
◆ 안민석: 그건 원내지도부가 판단할 문제인데요. 저는 결산소위 위원장으로서 1조 가까운 특수활동비에 대한 내역과 누가 썼는지, 어떻게 썼는지, 저만이라도 볼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여야 간사만이라도 이 문제는 한 번 보고서 결산 방망이를 두드려야 하지 않느냐? 그것은 최소한 정치인으로서의 양심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이고, 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궁금한 것이죠. 이것을 이번에는 지난 5월에 여야 지도부가 다 약속을 한 거니까, 제가 결산소위원장으로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어보고, 징검다리 하나라도 놔야지 결산 방망이를 두드리겠다. 그런 생각입니다.
◇ 김우성: 네, 알겠습니다. 끝으로 지금 중진의원이시니까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손학규 전 대표의 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람인지라 정치하고 싶은 마음이 곰팡이처럼 피어오를 때가 있다.” 박영선 의원도 손 대표의 정계 복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당내 상황을 보셨을 때 손 대표의 복귀,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안민석: 저는 시대적인 요구와 흐름이 손 대표님의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고 보고요. 그것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대와 역사가 요구하면 나오셔서 세상 사람들의 딱하고 궁핍한 이 세상을 조금 더 바르게 잡을 정치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하셔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손학규 대표가 만약 새정치민주연합에 복귀하신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의 나뉘어진 모습이나, 어려운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보십니까?
◆ 안민석: 그분이 기본적으로 통이 크신 분이고, 친화력이 있으신 분이기 때문에, 지금 내부가 여러 가지 정파로 나뉘어져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의 상황보다는 훨씬 통합의 리더십이 발휘될 거라고 보고요. 그러나 얼만큼 우리를 하나로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갈등구조보다는 손학규 대표님이 복귀하시면 통합 구조로 내부가 그런 흐름으로 바뀔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민석: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국회예결의 야당 간사이시죠.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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