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자연이건, 세상사건 좀 더 알고, 점 더 깨어있을수록 그 대상은 새로운 존재로 다가오기 마련. 지리산 둘레길에 대해 정보를 알고 떠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20여 마을 잇는 지리산 둘레길, 볼거리 '풍성'
지리산 둘레길 어딘들 볼거리가 없으랴만, 초입인 제 1구간(남원시 주천면에서 운봉읍을 잇는 구간)에서부터 볼거리가 많다. 지리산 첫 관문이라고 무시하며 주마간산 격으로 걷다간 놓치기 쉬운 곳들이 있다. 그 중 제1구간을 잇는 10개 마을 중 9번째에 위치한 운봉읍 행정리는 서어나무숲으로 유명하다.
이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서어나무숲이 반겨준다. 세월의 이끼와 겹겹이 에워 쌓인 울퉁불퉁한 회색 수피(나무껍질)들, 나뭇잎과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하늘을 온통 초록색으로 수놓아 신비의 숨결이 느껴진다.
아름다운 서어나무숲, 정신적·육체적 힐링장소 '으뜸'
마을의 안녕을 위해 제사와 주민들의 쉼터로, 아이들과 새들의 놀이터로 소중하게 자리 잡은 서어나무숲은 마을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생태적 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0년 '제1회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쪽으로는 바래봉과 남쪽으로 정령치가 훤히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1600평방미터에 달하는 서어나무숲은 정신적?육체적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제격이다.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서어나무는 낙엽교목으로 키가 15미터까지 자랄 수 있는 큰 나무다. 이곳 서어나무 숲을 지키는 나무들도 얼추 10미터는 넘어 보인다.
서어나무 잎은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들이 있는 게 특징이다. 잎은 10~12쌍의 맥이 나란히 나 있으며 꽃은 잎이 나오기 전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따로 한 나무에 핀다.
작열하는 뙤약볕을 비껴 선 서어나무숲은 정적에 싸여 있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부엽토로 쌓인 낙엽의 더미 속에선 한줌 생명의 온기를 불러 모으느라 매우 진지한 모습이었다.
핍진한 세속에 두고 온 나, 숲에 없는 듯 '고요'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우리를 향해, 나를 향해 어떻게 열려 있는가?'
"이 서어나무숲은 후세에 물려줄 귀중한 자연유산으로 다음사항을 꼭 지켜주기 바랍니다. 쓰레기 되가져가기, 이륜차 및 차량진입 금지, 음식반입 및 취사금지."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비보림, 후세에 그대로 물려주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숲 입구 간판에 적혀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된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져 되레 불편하고 불안하다"고 말한다. 간혹 흔적을 남기고 가기 때문이다.
천년 적송들, 팔을 쭉 뻗어 금세라도 반갑게 끌어안을 듯
삼산마을은 그 유래가 재미있다. 고려 말 양씨, 김씨, 이씨 등이 정착하여 마을을 형성했다고 하며, 마을 동쪽에 세 개의 작은 봉우리가 있어 삼태봉, 삼태산이라고도 불러왔다.
깨어 있는 지리산, "영혼이여 깨어 있어라" 일침
이곳에서 정령치 정상까지는 반나절 가량을 걸어야 하는 거리지만 새벽의 고요를 떨치고 밝아 오는 정령치에서 바라본 천왕봉은 잠자는 영혼을 일깨우는 것 같다. 천왕봉 반대편에는 행정마을 서어나무숲과 삼산마을 천년 적송들이 구불구불 지나온 길의 끝자락에 아련히 펼쳐져 있다.
'영혼이여 깨어 있어라. 의식이여 날 선 사금파리처럼 열려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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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년의 사랑 그리고 행복
글쓴이 : 유리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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