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생(殘生)

잔생 28

바라쿠다 2016. 12. 25. 13:14

" 나 맨입 싫어해,호호.. "

" 후후.. 뭘로 막아 드릴까나. "

" 이런 나쁜 년. "

늦은 저녁이기에 24시간 영업하는 양푼 매운갈비집에 셋이 앉았다.

다음주 1박2일 희정이랑 바람쐬러 가야 하는데 남편이 의심하지 싶어 바람막이 식으로 같이 가자고 했다.

나빌레라 고운 옷을 입은 두 여인의 미모가 뛰어나기에 주변 늑대들의 곁눈질에 어깨마저 으쓱인다.

집에 굴러다니는 옷으로 대충 꿰어 입는게 대다수이겠지만, 옷은 여자의 날개란 말이 새삼 떠 오른다.

" 음~ 뭐가 좋을까.. "

" 까불지 마,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니.. "

" 일단 한잔씩 받으시고.. "

사교춤추며 스트레스 푸는 사람도 많지만, 이렇듯 웃고 떠들며 어울려도 근심따위는 잠시 잊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에, 기발한 사업이 없을까 머리를 굴려 본다.

" 나도 이쁜 옷 입고픈데.. "

" 아주 뽕을 뽑아라 이 년아, 칼만 안 들었다니까.. "

" 뇌물로 남자친구는 어때요. "

어차피 선배의 일로 겸사겸사 가는 길이니, 둘이 만나게 하는것도 괜찮지 싶다.

앞으로도 가끔 이런 일이 생기지 싶은데 자연스레 입막음이 될 것이다.

" 오모나~ 더 좋지롱. "

" 저년 입 찢어 지는것 좀 봐. "

혼자 사는 싱글족만이 눈팅을 하며 그럴듯한 애인을 찾는 세상이 아니라, 오래 된 배우자가 있어도 뭔가 허전하기에

새로운 인연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등산모임입네, 친목단체 비숫한 곳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만날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는 사업을 해도 수익이 있지 싶다.

 

" 타요. "

" 어머~ 저 년 데려다 주게? "

" 당신 친구잖어, 당근 모셔다 드려야지. "

술자리가 끝나고 인아를 집에까지 바래줘야겠다고 생각했더랬다.

보통이야 각자 귀가하는게 맞겠지만 희정이 친구라면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 주고 싶다.

그만큼 나에게 있어서의 희정이를 귀하게 여기고 싶은게 내 맘이다.

" 재밌게 지내라,호호.. "

택시에서 내린 인아가 의미있는 인사를 하고는 골목으로 사라진다.

" 그냥 택시비만 줘도 될텐데.. "

" 그러구 싶었어, 신경쓰지 마. "

자신때문에 친구를 데려다 준 수고는 알 것이다.

그런 대접을 꾸준히 받다 보면 제 자신 귀하게 여기게 되길 바래 본다.

 

" 여보야도 씻어. "

" 응. "

만난지 한달여밖에 지나지 않은 시간이지만 어느새 내 반경 안으로 깊숙이 들어온 국진이다.

그의 옷장속에 몇벌 아니지만 내가 입을수 있는 옷이 걸려져 있다.

작은 서랍에서 꺼낸 팬티와 부라 위에 펑퍼짐한 겉옷까지 걸치니 내 집같은 기분이다.

냉장고를 뒤져 간단한 반찬가지를 작은상에 얹어 침대방으로 가져 들어왔다.

말썽꾸러기 큰 놈의 취업까지 신경 써 준 그에게 작은 보답이나마 하고 싶은 희정이다.

웬수나 다름없는 남편과는 비교가 안 되는 사람이다.

시간이 부족해 빨래며 청소까지는 힘들겠지만 그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 주고자 다짐해 본다.

" 술상 본거야? "

" 응, 잡아 먹을라구,호호.. "

듣는 사람 기분좋게 말도 이쁘게 하지만, 머리속에서 나오는 생각까지 남다른게 많은 사람이다.

그가 원하는게 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제부터라도 그를 닮아가고 싶다.

" 이쁘다, 우리 마누라. "

" 이쁘지?  눈이 높은 남자라니까. "

스스로 이쁘다고 느껴 본지가 20년은 넘었지 싶은데, 그의 바램대로 이쁜척 하기로 한다.

" 우리 벗고 마시면 안될까? "

" 왜 안돼, 고추보면서 마시면 더 술맛 날텐데.. "

그와 잠자리 할때마다 뿌듯한 쾌감까지 줬기에 그 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실오라기 하나 없는 그를 보면서 술을 마시는 이런 야릇한 경험이 재밌기만 하다.

 

어디 한군데 모자름이 없는 희정이의 몸이다.

다 그렇지 않느냐고 반박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리 쉬운게 아니다.

첫눈에 끌리기야 했지만 벗겨놓은 몸매가 이리도 완벽한걸 보고는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었다.

고운 목선의 쇄골이 앙증맞고 이어지는 어깨라인은 껴안고 싶을만큼 유혹스럽다.

미련해 보이지 않은 가슴이야 말로 압권이고 허리라인에 살짝 붙은 군살마저 친근감이 든다.

보기싫은 엉덩이가 있겠냐마는, 늘씬한 각선미와 함께 뒤태가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는 본 기억이 없다.

취향이겠지만 날렵한 손가락이며, 가느다란 발목에서 뻗어진 발까지 흡족하지 않은 곳이 없을만큼 눈길이 자주 머물고

그래서인지 얼굴까지 더 이뻐 보인다.

이런 여자에게 질투를 느끼는 사람이야, 나를 팔불출이라 몰아 세우겠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내 눈에 안경이라고, 침이 마르게 칭찬해도 부족하다 싶은데 누군가의 놀림이 대수이겠는가.

" 어? 어디 가. "

" 오줌누러.. "

" 잠깐 기다려. "

" .................... "

떨어져 있는 시간에 그녀가 보고 싶을때는, 사진이나마 들여다 보게 되는데 그럴때는 슬며시 미소마저 떠 오른다.

한장만큼은 그녀가 전송한 사진이 직찍인지라 선명해 보이지가 않기로 직접 찍고 싶었다.

폰을 들고 그녀와 욕실로 같이 들어 선다.

" 거기말고 바닥에.. "

" .. 하여간 인간이.. "

변기에 앉으려는 그녀를 타일 바닥에 앉게 했다.

머뭇대며 어쩔줄 모르던 그녀의 그 곳에서 시원스럽게 오줌줄기가 폭포수가 되어 바닥에 튄다.

반가운지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여러번 셔터를 눌러 댔다.

 

낮밤이 바뀌어 일하는 습성이 몸에 밴 그녀이지만 제법 술기운이 오른게 보인다.

" 먹고 싶다, 희정아. "

" 먹어, 내일까지 시간 널널해. "

얼추 술기운이 오르기에 힘든 몸싸움이겠지만 투지가 샘 솟는다.

침대위에서 어떤 기대감으로 천정을 향해 기다리는 그녀의 몸은 언제나 눈이 부시다.

입을 맞추고 혀를 마주하면서도 오늘은 어디부터 공략할지 작전을 짜는 중이다.

그녀가 가장 민감해 하는 사타구니에 혀를 대는거야 기본이 됐지만, 엉덩이 사이 골짜기도 궁금해 진다.

바라는 바이지만 온 몸 곳곳 손바닥까지도 성감대로 만들어, 길을 거닐때도 그 손을 잡고 다니고 싶다.

" 나왔네. "

젖가슴에 머물어 그녀의 감흥을 이끄는데, 밑에서 나온 애액이 아랫배를 간지른다.

" 하아~ 말 시키지 마. "

" 벌써 시작하냐. "

" 씨~ 듀글래.. 주둥이 다물어. "

장난하고 싶어 깐족거리는게지만 종국에 그녀는 까부러져 정신줄을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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