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여울 - 詩(1922) 김소월, 곡 이희목, 노래(1972) 정미조
개여울 / 정미조
개여울 -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 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개여울(개울의 여울목)이란, 다 알다시피 '개울'은 골짜기나 들에 흐르는 작은 물줄기(내, 시내)를 말하고, '여울목'이란 여울물(강이나 바다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세게 흐르는 물살)이 턱진 곳(언덕처럼 좀 두두룩한 자리)을 말한다. 따라서 '개여울'이란, "개울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언덕처럼 좀 두두룩한 자리로 개울 가(옆) 평평한 곳"을 말한다. 詩 '개여울'은 소월이 배재고보 시절(1922년, 20세), <개벽>에 발표한 작품이다.
김소월(金素月)[본명, 정식(廷湜) 1902~ 1934]
생애: 1902년 8월 6일(양력 9월 7일) 평안북도 구성 출생. 본관은 공주. 본명은 정식(廷湜). 아버지는 성도(性燾), 어머니는 장경숙(張景淑)이다. 2세 때 아버지가 일본인에게 폭행을 당하여 정신병을 앓게 되어 광산업을 하던 할아버지의 훈도를 받고 성장하였다. 사립인 남산학교(南山學校)를 거쳐 오산학교(五山學校) 중학부에 다니던 중 3 · 1운동으로 폐교되자 배재고등보통학교에 편입, 졸업하였다. 1923년 일본동경상과대학 전문부에 입학하였으나 9월 관동대진재(關東大震災)로 중퇴하였다. 오산학교시절에 조만식(曺晩植)을 교장으로 서춘(徐椿) · 이돈화(李敦化) · 김억(金億)을 스승으로 모시고 배웠다. 특히 그의 시재(時才)를 인정한 김억을 만난 것이 그의 시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문단의 벗으로는 나도향(羅稻香)이 있다. 일본에서 귀국한 뒤 할아버지가 경영하는 광산 일을 도우며 고향에 있었으나 광산업의 실패로 가세가 크게 기울어져 처가가 있는 구성군으로 이사하였다. 그곳에서 동아일보지국을 개설, 경영하였으나 실패한 뒤 심한 염세증에 빠졌다. 1930년대에 들어서 작품활동은 저조해졌고 그 위에 생활고가 겹쳐서 생에 대한 의욕을 잃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1934년에 고향 곽산에 돌아가 아편을 먹고 자살하였다(1934. 12. 24, 향년 32세).
작품활동: 시작(詩作) 활동은 1920년 《창조(創造)》에 시〈낭인(浪人)의 봄>·<야(液)의 우적(雨滴)>·<오과(五過)의 <읍(泣)>·<그리워>·<춘강(春崗)〉등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작품발표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것은 1922년 배재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인데, 주로《개벽》을 무대로 활약하였다. 이 무렵 발표한 대표적 작품들로는<금잔디>·<첫치마>·<엄마야누나야>·<진달래꽃>·<개여울>·<제비>·<강촌(江村)〉등이 있고, 1923년 같은 잡지에 실린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삭주구성(朔州龜城)>·<가는 길>·<산(山)>, 《배재》2호의〈접동>,《신천지(新天地)》의〈왕십리(往十里)〉 등이 있다. 그 뒤 김억을 위시한 《영대(靈臺)》동인에 가담하여 활동하였다. 이 무렵에 발표한 대표적 작품들을 게재지별로 살펴보면,《영대》에〈밭고랑 위에서〉(1924)·(꽃촉(燭)불 켜는밤〉(1925)·<무신(無信)〉(1925) 등을, 《동아일보》에〈나무리벌노래〉(1924)·<옷과 밥과 자유〉(1925)를, 《조선문단(朝鮮戈壇)》에〈물마름〉(1925)을, 《문명(戈明)》에〈지연(紙鳶)〉(1925)을 발표하고 있다. 소월의 시작활동은 1925년 시집《진달래꽃》을 내고, 1925년 5월 《개벽》에 시론〈시혼(詩魂)〉을 발표함으로써 절정에 이르렀다. 이 시집에는 그 동안 써두었던 전 작품 126편이 수록되었다. 이 시집은 그의 전반기의 작품경향을 드러내고 있으며, 당시 시단의 수준을 한층 향상시킨 작품집으로서 한국시단의 이정표 구실을 한다.
작품경향: 민요시인으로 등단한 소월은 전통적인 한(恨)의 정서를 여성적 정조(情調)로서 민요적 율조와 민중적 정감을 표출하였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고 있다. 생에 대한 깨달음은 <산유화>·<첫치마>·<금잔디>·<달맞이〉등에서 피고 지는 꽃의 생명원리, 태어나고 죽은 인생원리, 생성하고 소멸하는 존재원리에 관한 통찰에까지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시〈진달래꽃>·<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먼후일>·<꽃촛불 켜는 밤>·<못잊어〉등에서는 만나고 떠나는 사랑의 원리를 통한 삶의 인식을 보여줌으로써 단순한 민요시인의 차원을 넘어서는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생에 대한 인식은 시론〈시혼>에서 역설적 상황을 지닌 '음영의 시학'이라는 상징시학으로 전개되고 있다. 시집 《진달래꽃》이후의 후기 시에서는 현실인식과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강하게 부각된다. 민족혼에 대한 신뢰와 현실긍정적인 경향을 보인 시로는〈들도리>(1925)·<건강(健康)한 잠>(1934)· 〈상쾌(與快)한 아침>(1934)을 들 수 있고, 삶의 고뇌를 노래한 시로는〈돈과 밥과 맘과 들>(1926)·<팔벼개 노래>(1927)·<돈타령>(1934)·<삼수갑산(三水甲山) - 차안서선생삼수갑산운(次岸曙先生三水甲山韻)>(1934) 등을 들 수 있다. 시의 율격은 삼음보격을 지닌 7 · 5조의 정형시로서 자수율보다는 호흡률을 통해 자유롭게 성공시켰으며, 민요적 전통을 계승, 발전시킨 독창적인 율격으로 평가된다. 또한 임을 그리워하는 여성화자(女性話者)의 목소리를 통하여 향토적 소재와 설화적 내용을 민요적 기법으로 표현함으로써 민족적 정감을 눈뜨게 하였다.
저서로 생전에 출간한《진달래꽃》외에 사후에 김억이 엮은 《소월시초(素月詩抄)》(1939), 하동호(河東鎬) · 백순재(白淳在) 공편의 《못잊을 그사람》(1966)이 있다. 1981년 예술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라 할 수 있는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시비가 서울 남산에 세워져 있다. (출처: 국어국문학자료사전, 1998, 한국사전연구사, 소제목은 미학 본인이 임의로 붙임. 극소의 첨삭을 함)
정미조
정미조(1950~ 경기도 김포, 가수, 화가, 교수)는 이화여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가수활동을 하다 1979년 파리로 유학, 1979~80년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에 수학한 후, 1980~83년 국립장식학교(파리) 졸업하고, 1983~83년 파리7대학 대학원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3년부터 현재 수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녀는 1972년 대학 졸업 후 TBC-TV(현 KBS2-TV)에서 'My Way'로 가요계에 데뷔하고, 그해 <개여울>·<그리운 생각>이 히트(<개여울>이 데뷔곡이라 할 수 있다), 신인 가수상을 수상하고 그 후 몇 년 간 10대 가수상을 수상. 1973~74년 <파도>·<오해>·<사랑과 계절>을 발표, 1975년 이장희 작곡의 <휘파람을 부세요>가 MBC-TV 금주의 인기가요 1위에 올랐으나 당국에 의해 금지곡으로 묶였다. 1976년엔 송창식 작곡의 <불꽃>이 팬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할 때 이 곡 역시 금지곡이 되었다. 1978년 일본 야마하 국제 가요제에 <이! 사랑이>로 한국 대표가수로 참가하여 가창상을 수상했다. 1978년 9월 TBC-TV에서 고별 콘서트를 가진 후 화가의 길을 걷기 위해 파리로 유학했다. <출처: 정미조 공식 사이트(http://www.jeongmijo.net), 일부 수정>
<참조곡> 휘파람을 부세요(1974년 이장희 발표곡)/ 정미조
이 노래 <개여울>은 1967년 김정희란 아마추어 출신의 가수가 부른 노래를 정미조가 1972년에 리메이크 하여 불러 큰 인기를 얻었으며, 심수봉이 리메이크 하였고, 최근엔 적우(red rain)라는 가수가 라운지음악으로 재편곡하여 부르는 등 여러 가수가 불렀으나 정미조의 그 고유한 감칠맛 나는 중량감 있는 목소리에 가히 비견할 수 없다. 심수봉의 노래는 예의 그 비음에 입에만 맴도는 목소리로 소월 시의 표현을 전혀 하지 못하고, 적우의 노래는 평가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듣기 힘들 정도다. - 미학
<참조곡> 1967년 '개여울‘을 처음 부른 김정희의 노래
근년의 정미조의 '개여울' 라이브
젊은 시절, 훤칠한 큰 키에 약간 허스키하면서도 시원스런 목소리의 뛰어난 가창력을 가졌었는데 요즘은 목소리가 더욱 중량감이 있고 농염하다. 역시 목소리의 맛도 연륜에 따라 익어 가는 듯... - 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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