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허와 실

[스크랩] 인생학교: 섹스 - 본능

바라쿠다 2014. 7. 15. 15:17

 


인생학교-섹스(섹스에 대해 더깊이 생각해보는 법)

저자
알랭 드 보통 지음
출판사
쌤앤파커스. | 2013-01-1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알랭 드 보통, 드디어 ‘섹스’에 대해 입을 열다!유쾌한 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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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라는 단어를 올리는 것은 여전히 인식의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혼자 '섹스'라는 단어를 올리는 것은 부담이 없지만 누군가 있는 자리에서 단어를 언급하거나 이처럼 글로 단어를 언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섹스'라고 하면 거의 모든 사람이 - 혹시 나만?? - 남녀간의 관계를 떠올린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지칭하기도 하지만 이 단어를 쓰는 언어권 나라에서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무조건 저절로 연상이 된다.

 

가장 왕성한 호기심을 보이는 사춘기 시절에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첫 경험(?)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빨간책이라고 불리고 이제는 야동이라고 불리는 매개체를 말이다. 첫 경험은 다들 이러한 매개체를 통해서가 아닐까 한다. 아니면, 남자에 국한해서. 문학작품도 마찬가지로 이 범주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할 수 있는데 고전 명작도 어느정도 묘사가 나온 작품들이 많다. 과거에는 따로 편집(??)된 작품(??)이 없으니 문학작품에서 그러한 장면만 찾아 보는 사춘기 소년,소녀가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고등학생 시절에 분명히 문학작품으로 교과서에도 언급된 '고금소총'을 읽게 되었다. 조선 시대에 양반을 풍자하고 해학으로 가득찬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찌 하다보니 그 책을 읽고 깜짝놀랐다. 해학이 너무 넘쳐 음담패설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였다. 조선시대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방법(?)마저 소개되고 있었다. 좋았던 것은 모르는 사람은 이런 책을 들고 다녀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들고 다니면서 읽었다는 것은 아니고 그랬을 정도로 일반인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이였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로 남녀가 엄격히 구별했던 조선시대에도 남녀상열지사라는 단어가 있었던 것처럼 '섹스'라는 것은 양지보다는 음지에서 숙떡숙떡 몰래 떠드는 주제이다. 더구나, 꼭 그래야만 더 재미있고 감질나는 주제이기도 하다. 

 

점점, 성이 개방되고 꺼릴낄 것이 없어지면서 '섹스'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은 예전처럼 난감하고 얼굴 붉혀지는 일이 아니다. 다른 단어로 '야동'이니 '관계'라는 조금은 위트있거나 고상한 단어로 언급을 하지만 '섹스'라는 단어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금지된 것은 아니고 보다 공개석상에서 이야기되는 주제가 되었다.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자신의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과 같이 가장 은밀하고 내면적인 일이다. 어지간히 친한 사람과도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자라온 친구하고도 쉽지 않다. 심지어는 평생을 함께 살아갈 부부끼리도 행위(??)가 아닌 말로써는 표현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 단어이면서도 생판 모르는 사람과도 '섹스'라는 것을 한다. 본능이 이성을 이긴 결과이다. 인간이 이성만 갖고 있다면 우리 세계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이성이 대체적으로 본능을 억제하지만 가끔 자신도 모르게 이성의 틈을 비집고 본능이 나와 이성을 감싸안고 본능으로만 행동을 한다. 이럴 때 뜻하지 않은 일들이 생기고 많은 문제들이 도출되지만 역사를 돌아보고 훗날 이로 인해 생각하지도 못한 새로운 역사가 창출되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섹스'라는 것은 이성보다는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고 사고이다. 이성만으로는 절대로 남녀가 만나 사랑을 나눌 수 없다. 본능에 보다 충실해야 남녀가 만날 수 있다. 남녀관계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한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듯 하다. 모든 남자가 모든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여자가 모든 남자에게 끌리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상황이라는 것에 의해 남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성이 본능 앞에 무릎굻는 일이 생긴다. 특히, 남자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이성으로 본능을 억누르려고 해도 자신도 모르게 본능이 앞서게 된다. 이럴 때 상대방의 조건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대체적으로 본능에 굴복하고 순간 미쳐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한가지에만 집중한다. 모든 것을 줄 것 같은 행동과 다짐으로 한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한다. 이런 달성 후에는 후회가 뒤따르지만 말이다.

 

진화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 인간들이 남녀간에 섹스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과 행동은 전부 명쾌하게 설명이 된다. 그런데, 무척이나 재미가 없다. 설명을 들어보면 그럴 수 있다고 여기지만 남녀간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화학작용과 그로 인한 '섹스'는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영역 이상의 무엇이 있다.

 

고등학교 때 선생중에 한 명이 수업중에 '너희들 섹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궁금해 하는데 그거 별거 아니다'하면서 학생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유도했지만 결국 그 선생은 아주 아주 일반적인 이야기와 무미건조한 이야기로 학생들의 시선을 단순간에 차갑게 식어 버렸다. 이와 같이 '섹스'에 대해 이론적으로 학문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실제와 달리 무척이나 고리타분한 분야로 만들어 버린다. 실제 상황에서는 불타오르는 전의를 불태우는 면이 있는데도 말이다.

 

쓰다보니 조심스럽고 위험하다. 개인의 내면이 '섹스'와 연결되어 보여지는 것은 아직까지는 한국사회에서는 좋지 못하다. 향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고. '인생학교: 섹스'는 섹스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일반적인 남녀의 차이인 성이 아니라 남녀간의 행위인 섹스로 설명을 하고 다양한 방법과 그에 따른 에너지 소모에 대해 설명을 해준 후에 섹스로 가기 전 단계인 남녀간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게 감정이 이뤄지고 '섹스'가 이뤄진 후에 남녀간의 저간의 사정에 대해서도 말한다.

 

'섹스'는 단순히 종족을 보존하고 번식하기 위한 방법은 뛰어 넘은지 오래다. 쾌락이자 오락이기도 한 실정이고 점점 성에 대해 개방적인 사회로 변모하고 있지만 교묘하고 미묘한 경계선을 잘 타지 않으면 한 순간에 몰락할 수 있는 분야이다. '섹스'라는 부분에 대해 다루고 있어 집중하고 있어 도덕적인 부분보다는 그 자체에 좀 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도덕을 떠난다면 '섹스'는 그저 종족 본능과 번식과 재미난 오락과 유홍거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감정을 가진 인간에게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어야만 '섹스'라는 것을 하게 된다. 생판 모르는 남녀가 보자마자 마음에 든다고 그 즉시 하는 경우는 없다. 바로 그 지점이 인간이 본능보다는 이성이 앞 서 있다는 뜻이 되고 인류가 지금까지 존재한 이유중에 하나라 본다.

 

이거 이거 쓰다보니 아직은 겉다르고 속다른 나로써는 상당히 민감하다. 그만 써야겠다. '인생학교: 섹스'의 저자나 소새글을 쓴 사람들은 그래도 꽤 고급스럽고 약간은 우회적으로 쓰기도 했는데 - 알랑드 보통은 과감히 표현하고 묘사했다만 - 계속 쓸수록 좀 더 과감하게 묘사가 들어갈 듯 하여 스스로 진정하면서 끝을 맺어야 겠다. 쓰다보니 할 말은 많은 장점이 있는 게 '섹스'인 듯 하다.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이거 괜히 쑥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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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low and Steady 2.0
글쓴이 : 핑크팬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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