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공간

[스크랩] 나는 그대의 작은 의자이고 싶다

바라쿠다 2014. 7. 24. 08:52

 

                     

 

       

 

 

나는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그 아래 작은 의자이고 싶습

니다. 그래서 당신이 지치고 곤하여 의기소침해 있는 날

내가 당신에게 편한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아무런 부담 없이 왔다가  당신이 자그마한 여유라

도 안고 갈 수 있도록  더 없는 편안함을 주었으면 좋겠

습니다.

 

당신이 분노의 감정을 안고 와서  누군가를 실컷 원망하

고 있다면 내가 당신의 그 원망을 다 들어주었으면 좋겠

습니다.

 

간혹 당신이 기쁨에들떠 환한 웃음으로 찾아와서 그토록

세상을 다 가져 버린듯 이야기한다면 내가 당신의 그 즐

거움을 다 담아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내내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

습니다. 그러다가 비가 억수로 쏟아져 당신이 나를 찾아

주지 못할 땐  내가 먼발치서 당신을 그리워했으면 좋겠

습니다.

 

또 무슨 이유로 당신이 한동안  나를 찾아오지 못할 땐

내가 애타게 당신을 걱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

신이 한참 뒤에나 내게 나타나게 되거든 한결 가벼운 몸

짓으로 내게 이르렀으면 좋겠습니다.

 

또 언젠가 당신의 기억 속에 내가 희미해져 당신이 영영

나를 찾아 주지 않는다 해도 정녕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

직한 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라도 당신이 내 안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글>

출처 : 두 리 번
글쓴이 : haj406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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