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스런 에로

[스크랩] 팜므 파탈(Femme Fatale) / 치명적인 여자들

바라쿠다 2014. 7. 20. 01:39

 

 





치명적인 여자들, 팜므 파탈

 

어느 날, 낯선 여인이 남자 앞에 나타난다. 시선을 한번에 사로잡는 섹시한 외모와, 신비스러움과 비밀스러움을 더한 그녀 앞에서 남자는 거부할 수 없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길함을 떨칠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여인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남자의 일과 인생은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주로 암흑가를 배경으로 한 50년대 헐리우드 ‘필름 누아르(film noir)’의 전형적인 공식이다.


19세기말 문화계 전반을 풍미했던 ‘팜므 파탈(Femme Fatale)’을 필름 누아르 비평에 접목한 이들은 프랑스의 영화평론가들이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영화 평론지였던 ‘까이에 뒤 시네마(Cahiers du Cinema)’의 평론가들은  당시 미국에서 만들어진 일련의 B급 범죄·스릴러 영화인 필름 누아르를 분석하면서  이들 영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특정한 유형의 여성들을 팜므 파탈로 통칭했다.

‘Femme’는 여성, ‘Fatale’은 ‘운명의’, ‘숙명적인’, ‘파멸로 끄는’, ‘치명적인’ 등으로 해석된다.

 

이 사전적 의미에 성적인 매력을 더하면 팜므 파탈의 전형적인 이미지는 오롯이 완성된다.

‘치명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성적 매력을 지닌 여인으로는 누가 있을까?

팜므 파탈은 세상의 시작과 함께, 여자라는 존재의 시작과 함께 있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아담을 꾀어 선악과를 따먹게 한 이브.

적장 홀로페르네스와 동침한 후 직접 목을 벤 유디트.

돈 때문에 삼손을 배신한 데릴라.

아름다운 여인이었다가 아테네 여신의 노여움을 사 뱀의 머리를 인 흉측한 괴물이 되어 시선이 마주치는 사람마다 돌로 만들었다는 메두사.

스파르타의 왕 메넬레오스의 아내이면서 트로이 왕자 파리스와 사랑에 빠져 트로이 10년 전쟁을 야기시킨 뒤 다시 전남편에게 돌아간 헬레네.

역을 맡은 배우의 계보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무수히 번안되어 온 우리 역사 속의 장희빈.

성숙과 미성숙의 경계에서 중년인 험버트의 영혼을 사로잡고 ‘롤리타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탄생시킨 나보코프 소설 속의 롤리타.

 

성서와 신화, 역사, 문학작품 속에서 무수한 예를 찾아볼 수 있는 팜프 파탈의 이미지는 19세기말 상징주의와 탐미주의 예술가들이 사랑과 죽음, 쾌락과 고통 등의 주제에 집중하면서 소설, 미술, 연극 등 문화계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붐은 당시 사회 전반에 걸쳐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 시작한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경계와 두려움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팜므 파탈의 이미지를 단 하나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남성을 유혹한 동기도 제각각이고 남성 또는 세상에 가해진 결과도 다르지만, 무수한 변주 가운데 유일하게 공통적으로 뽑아 올릴 수 있는 특징은 성적인 매력이다. 처음 본 순간 남성을 빠져들게 만드는 강한 섹슈얼리티를 지닌 그녀들을 우리나라에서는 ‘요부’라는 말로 번역해 이러한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켰다.


유디트의 예를 보자.

자기 나라를 침략해 약탈을 일삼는 적군의 장수 홀로페르네스에게 접근한 그녀의 동기는 제쳐 두고 무수한 예술가들이 집중한 부분은 성적인 매력으로 적장을 유혹해 동침한 후 목을 벤 부분이다.

너무도 유명한 유디트 연작에서도 클림트가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유디트의 에로틱한 모습이다. 가슴을 풀어헤친 채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손에는 적장의 목이 들려 있다.

섹슈얼리티의 강조는 팜므 파탈을 치명적인 성적 매력을 지닌 여성의 이미지로
고정시켰다. 성적인 매혹이 지나치게 강조된 면이 없지 않으나 남성에게 있어 그만한 유혹이 무엇이 있겠는가. 남성들은 여성에게 매혹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질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녔다고 생각했던 당시 예술가들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남성들이여! 목을 내놓고 이 아름다운 여인과 동침할 것인가?


남자를 죽음 또는, 등가의 어떤 고통으로 이끌 만큼 성적으로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여인이라는 이미지로 고정된 팜프 파탈은 영화에서도 다양하게 변용되고 있다.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최근까지 필름 누아르 속 팜므 파탈의 이미지가 이어져 오고 있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70년대 연출작인 ‘차이나타운’에서 전직 경찰이자 사립 탐정인 기티스(잭 니콜슨 분)에게 나타나 일과 삶이 점점 꼬이게 만드는 에블린(페이 더너웨이 분).

그녀에게는 기티스를 유혹하려는 의도나 악의는 없었지만 차마 드러내 놓고 말할 수 없는 과거가 있다. 그녀의 감추어진 진실에 접근해 갈수록 기티스는 죽을 고비를 넘기거나 과거의 아픈 기억과 맞닥뜨리게 된다.

사건을 파헤쳐 나가던 그는 모든 배경에는 에블린의 아버지이자 에블린이 낳은 딸의 아버지인 크로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 다시 한번 차이나타운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잃는다.

필름 누아르를 성공적으로 차용한 커티스 핸슨 감독의 97년작 ‘LA 컨피덴셜’에도 매력적인
팜프 파탈, 린(킴 베이싱어 분)이 등장한다. 암흑가와 부패한 경찰을 소재로 한 이 영화에서 린은 피어스의 사주를 받는 고급 창녀로 각종 검은 사업에 이용되지만 화이트 형사와 사랑에 빠진다. 잠시 스치지만 재미있는 장면 하나.

 

유명 배우를 닮은 고급 창녀들을 이용해 각종 이권에 부정한 방법으로 개입하고 있는 피어스의 집에는 폴란드 화가 렘피카의 그림이 걸려 있다. 화가 자신이 팜프 파탈이라 불리기도 했던 여류 화가의 그림 속 여인들의 이미지는 말 그대로 ‘요부’들이다. 피어스가 거느리고 있는 린을 포함한 여러 창녀들의 역할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그림이다. 린은 처음에는 피어스의 사주를 받고 의도적으로 남자를 유혹하는 요부로 등장하지만 마지막에는 화이트형사와 새 삶을 찾아 고향으로 떠난다.

필름 누아르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성공적으로 변용한 이러한 영화들이 있는 반면 헐리우드에서 여전히 강세를 누리는 것은 팜므 파탈의 요부 이미지이다.

 

‘원초적 본능’의 캐서린(샤론 스톤 분)같이 강한 눈빛과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몸매, 그리고 비밀스러운 위험을 지닌 여인들이다.

 

 

 



폴란드 여류화가 렘피카는 욕망의 해방을 부르짖는 성욕의 화신들을 충격적인 주제와 기법으로 재현해냈다. 실제 삶에서도 `팜므 파탈`이었던 렘피카의 유화

`그룹 오브 포 누드`(Group of Four Nudes·1925년·130.8x81㎝)에서는 섹스의 황홀경에 빠진 요부들의 이미지가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림 출처는 타쉔(TASCHEN)출판사 간행 `렘피카`도록. 사진제공 이명옥씨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어떤 팜므 파탈을 찾아볼 수 있을까?

과거 한국영화에서 팜므 파탈의 이미지는 요부 또는 악녀의 이미지만 주로 조명됐었다. 

배우로는 시대극 속의 이혜영, 강수연 등을 들 수 있다. 배우 개인의 외모에서 인상 지워진 부분도 크지만

맡은 역 또한 그러했다.

배신과 음모, 비리 경찰과 팜므 파탈이라는 전형적인 범죄 스릴러의 공식을 따른  정지영 감독의 97년작

‘블랙잭’에서 부패한 경찰인 오세근(최민수 분)을 의도적으로 유혹 하는 장은영(강수연 분)의 역할 또한 전형적인 팜므 파탈이었지만  대중적인 지지는 별로 받지 못했다.

시대극에서 성적인 이미지로 고정된 팜므 파탈이건 전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팜므 파탈이건 한국영화에서는 관객들의 호응을 별로 받지 못했다. 전통적인 여인상에 대한 강박의 영향으로 갖게 된 심리적 거리두기일 수도 있고 별다른 변화 없이 강한 성적 분위기만으로 고정되어온 데 대한 식상함 때문일 수도 있다.

장윤현 감독의 99년작 ‘텔미썸딩’에서는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보여졌던 팜프 파탈과는  좀 다른 여인이 나왔다. 요부의 이미지는 완전히 빼버린 청순 가련형 외모를 지닌 채수연(심은하 분).

팜므 파탈에 대한 가장 근원적 공포라 할 수 있는 죽음을 부르는 여인이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졌지만 외모상으로는 가장 비껴간 듯한 인물이었다.  물론 스릴러 장르의 특성상 반전을 위한 설정일 수도 있고 고정된 팜므 파탈 이미지를 깨보려 한 감독의 의도일 수도 있다.

 ‘죽음’과 ‘신비스러움’, ‘비밀’, ‘속임’ 이 모두를 지닌 그녀가 손에 피를 묻히는 장면은 직접 제시되지 않지만 분명 살인과 토막난 시체의 배후에는 여러 사람을 조정한 악녀라고 말할 수 있는 그녀가 있었다. 이 스릴러의 상업적인 성공이 전적으로 팜므 파탈의 한국적 변용에 성공한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하나의 요인으로 꼽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텔미썸딩의 포스터에 성적인 매력만이 강조된 전형적인 요부형 여배우의 모습이 인쇄되어 있었다면 흥행의 결과는 분명 달랐을 것이다.

 몇년전 한 평론가의 글에서 한국영화에서 여성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내용을 읽었다. 우리나라 영화 속 여성 캐릭터의 빈약함을 지적한 글이었다. 물론 최근 몇년 사이 주목할 만한 새로운 여성 캐릭터들이 나와 정물화되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여성상을 보여 주었다.

 애인 따로 남편 따로의 이중 생활을 성공적(?)으로 오가던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주인공 연희(엄정화 분).

최소한의 인간적 유대로 버티던 가족이라는 틀을 과감하게 깨고 남편 아닌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채, 새로운 가족에 대한 희망을 갖고 출발하는 ‘바람난 가족’의 호정(문소리 분).

능력 있고 게다가 귀엽기까지 한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할 미래를 잠시 보류한 채 일과 친구를 선택하는 ‘싱글즈’의 나난(장진영).

 근간 한국영화 속에서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분명 남성 캐릭터들의 다양함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 팜므 파탈의 이미지가 여성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해 줄 여지는 크다.

 

그 속에 포함된 ‘신비’, ‘비밀’, ‘요부’, ‘악녀’, ‘죽음’, ‘위험’, ‘속임’, ‘배신’, ‘잔혹’ 등의 요소들 은 무수한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중 남성중심 사고의 산물인 요부라는 이미지의 강조를 빼더라도 얼마든지 성공적인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텔미썸딩의 예에서 볼 수 있었다. 한국영화가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요즘이다.

 

좀 더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만나보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희(자유기고가) 

 

 

 

 

 Judith I, 1901, Oil on canvas, (153 x 133 cm), Osterreichische Galerie, Vienna

 


치명적인 여자들, 팜므 파탈 여성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 때문에 생겨났다고 해석되어지는 팜므파탈.

거부 할 수 없는 성적매력에 함락당한 남성들은 파극의 운명을 감지하면서도 결국 피할 수 없는 것이

팜므파탈앞에서의 남성들의 숙명인가?

 

 

 


1. 적장의 목을 밴 유디트 (Judith)

예루살렘 근방의 자신의 마을 베툴리아가 홀로페르네스의 지휘하의 군대에  점령당하여 더 이상 예루살램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느낀 에디트는 앗시리아 군대가 쉽게 예루살렘에 진격할 상황을 막기 위해 유디트는 아름답게 치장한 후 하녀를 데리고 적군의 막사에 몰래 기어들어가 자신이 쫓기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홀로페르네스를 만나기 위해, 몇 가지 기밀을 말해 주겠다고 말했다.

 

홀로페르네스는 젊은 유디트의 모습에 압도되어 그녀를 저녁 만찬에 초대해  놓고는 만취하여 잠자리에 쓰러졌다. 이때 유디트는 홀로페르네스의 검을 빼내어 그의 목을 잘랐다. 그녀는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보자기에 싸서 하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툴리아 도성벽에 매달았다.

다음날 그 장면을 본 앗시리아 군대는 서둘러 도성을 떠났다. 베툴리아는 그렇게 해방될 수 있었다."

(구약성서)

 



아르테미시아 겐틸레스키 Artemisia GENTILESCHI(1593 - 1651),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Judith Beheading Holofernes
1611-12, Oil on canvas, 158,8 x 125,5 cm,
Museo Nazionale di Capodimonte, Naples

 

 

 

2. 죽여서 소유한 살로메 (Salome)

 

 

신약성서에 나오는 인물.

성서에는 이름은 밝혀져 있지는 않으나, 유대의 역사학자  요제프스(37?∼100?)의 《유대 고사기(古事記)》에서 살로메라 적고 있다.

 

헤롯의 생일축하연에서 춤을 추었는데, 헤롯이 “네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주겠다”고 하자 어미의 사주(使嗾)를 받은 살로메는 세례자 요한의 목을 달라고 하여 이를 얻어낸다.

이는 세례자 요한이 헤롯과 그 형수 헤로디아와의 결혼을 평소 나쁘게 생각 하여 그 행위를 나무랐기 때문이다. 이 일화는 매우 흥미를 끌어 많은 회화(繪畵)가 탄생했고, O.와일드의 시(詩), R.슈트라우스의 오페라(1905) 등 많은 예술작품의 소재가 되어 왔다.

 

 

살로메(Salome) - CARACCIOLO, Giovanni Battista -

 

 

 

 

유디트에 이어서 두번째 팜므파탈로 등극한 살로메(salome)

역시 많은 예술작품과 애로영화에 등장하는 소재이다.

하단에 O.와일드에 의해 쓰여진 살로메의 오페라의 내용을 소개하겠지만, 살로메역을 맞은 디바는  대규모의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오는 목소리로 한시간 반 동안을 버텨야 하고 중간에 10분 가량 직접 '선정적인 춤' (알몸에 일곱 가지 베일만 걸친채 춤을 추는 일곱가지 베일의 춤')을 출 수 있는 몸매까지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조건 만큼 많은 오페라가수들이 도전하는 역이기도 한다고 한다. /페르소나

 


The Dance of Salome



Franz von Stuck (1863 - 1928) - salome



Gustave Moreau (1826-1989) - Salomé



Micheoangelo Caravaggio (1573 ~ 1610)
Salome with the Head of the Baptist


피에르 보노 Pierre Bonnaud(1865~1930) 살로메 Salome


오페라 살로메 (Salome)

무대는 헤롯의 궁전에 있는 웅장한 테라스이다.  안에서 성대한 연회의 흥청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궁전 문께에서 위병 대장 나라보트가 시종에게 아름다운 공주 살로메에  대한 자기의 불타는 사랑을 하소연한다. 이때 정원의 수조로부터 죄인은 회개하라는 세례 요한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여왕 헤로디아스가 헤롯와 결혼하기 위하여 그녀의 남편을 살해한 비행을  빗댄 말이었다.  

한편 살로메는 끈질기게 욕정을 품고 추파를 던지는 호색적인 계부 헤롯때문에 속이 상한 나머지 연회장에서 나와 달빛 속을 거닐고 있었다. 그러다가 요한의 목소리에 놀라 걸음을 멈추게 된다.

호기심이 동한 살로메는그녀를 연모하고 있는 나라보트를 설득하여 수조에  갇혀 있는 요한을 데려오도록 시킨다. 그녀는 "나라보트, 당신은 나를 위해 이 일을 할 수 있으리 (Du wirst das fur michthun, Narraboth) "라고 달콤한 목소리로 그럴싸 하게 유혹한다. 누더기를 걸친 예언자의 모습이 달빛 속에 드러난다.

헤롯과 헤로디아스를 탄핵하는 힘찬 목소리가 계속되다가  "나를 쳐다보는 이 여인이 누구인가? (Wer ist dies Weib, das mich ansieht?)"하고 묻는다.

 첫눈에 살로메는 그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이 불같이 일어난다.

그녀는 참을 수 없는 색정을 열광적으로 표현하면서   "요한, 당신의 입술에 오래도록 키스하고 싶어요 (Ich will deinen Mund Kussen, Jokanaan! )"라며 뱀같이 음탕한 자태로 노래한다.

 이때 그토록 흠모한 연인의 타락한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란 나라보트가 충격과 실망을 이기지 못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러나 그녀는 마치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요한에게 매료되어 자기의 발 아래 에 쓰러져 있는 나라보트의 시체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요한에게 접근할 뿐 이다.

관능적이며 유혹적인 분위기가 감돌지만 요한은 살로메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수조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저주를 내리듯 "그대를 구할 단 한 사람이 여기 살아있다

(Es lebt nurEiner Der dich retten Kann)"라고 부정한 어머니의 딸에게 경고한다.

살로메는 자기를 거부한 예언자에게 강렬한 적개심을 품는다.

테라스에서 헤롯은 온통 살로메를 차지하려는 욕정에 차있다.

살로메는곧 자기를 부르는 왕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이때 5명의 유대인이 알현하여 요한의 처형을 요구하지만, 헤롯은 메시아와 같은 존재인 요한이 두려워 그들의 청을 거부한다. 재미없는 관심거리는 옆으로 제껴 놓으려는 듯 그는 살로메에게 자기를 위해 춤을 추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그녀가 응하지않자, 왕은 몸이 달아올라 어쩔줄 모른다.



베르나르디노 루이니 Bernardino Luini(1480~ 1532) 헤로디아Herodias(1527-31) 


마침내 살로메가 원하는 그 어떤 소망이라도,  비록 그것이 자기 왕국의 반일지라도 들어주겠다고 약속하기에 이른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 유명한 "일곱 베일의 춤"을 관능적으로 추기 시작한다.

살로메는 한 겹씩 베일을 벗어 던진다. 요염하고 음탕한 춤의 선율 이 사람의 마음을 흥분시키고, 넋이 나간 헤롯이 그녀에게 원하는 바를 묻는다. 살로메는"요한의 머리"라고 말한다.

왕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다른 어떠한 것도 줄 수 있으나 그것만은 안 된다고 가로 막는다. 그러나 그녀는 반복해서 "요한의 머리"라고 비수처럼 외친다. 헤롯은 마지못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자기의 손가락에서 권위의 상징인 반지를 뽑아 그녀에게 던진다. 그리고 살로메의 명령으로 사형 집행을 할 수 있도록 명령한다. 병사가 수조 속으로 들어간다. B플랫의 더블베이스 독주가 무시무시하게 울려퍼진다.

드디어 병사가 큰 은쟁반에 요한의 머리를 담아 등장한다. 살로메는 은쟁반을 붙잡더니 마치 요한의 머리가 살아있기나 한 것처럼 자기의 연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매우 퇴폐적인 몸짓으로 춤을추며 욕정적인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절정에 이르자 그녀는죽은 요한의 입술 위에 열정적인 키스를 퍼붓는다. 헤롯은 이러한 광란을더 이상 참지 못하고 "저 여인을 죽여라"라고 고함친다. 왕의 호위병들이 재빨리 밀치고 들어와 그들의 방패로 살로메를 누른다.

 

 


 


Lovis Corinth(獨,1858-1925)◈Salome(1900)

 


 

 


Lucien Levy-Dhurmer(佛,1865-1953)◈ Salome 

 


Cesare da Sesto伊,1477-1523)◈Salome(1615-20)  

 

 

 



3. 증오는 나의힘 키르케 (circe)


적장 홀로페르네스와 동침을 한뒤 그의 목을 베어 낸 유디트와, 계부를 유혹하여 세례요한의 목을 자르게한 살로메 그리고 이번에는 질투와 광기에 사로잡혀 자신의 뜻을 거르는 자는 모두 동물로 변하게 하는키르케가 등장한다. (키르케의 질투 , 오디세우스와의 염문)
  
키르케에 의해 희생되어 돼지로 변해 버린 자신의 심정을 그린 시가 있어 소개한다.


 



내 두번 다시 내 행복의 왕간을 구하지 않으리.
내 두번 다시 내 평원에다 방진을 펴지 않으리.
나는 이제 외로운 과부가 된 내 아내를 구하지 않으리.
나는 내 장미빛 생명의 방울로 예쁜 아이들을,
사랑스러운 아들이나 딸을 구하지 않으리.
나는 그들을 잊으리. 이 기쁨을 버리리.
하늘을 향하는 짓, 너무 높은 것을 바라지 않으리.
바라는 바 은혜를 내려 나를 죽여 주는 것.
이 번거로운 육체에서, 이 거대한, 이 꺼림칙하고
불결한 그물에서 해방시켜 차갑고,
쓸쓸한 대기 속으로 풀어 주는것.
자비를 베푸소서, 여신이여, 키르케여,
내 기도를 들으소서!
  
키츠 , 엔디미온 (제3권 543~554행)



 



Waterhouse John William (1849~1917) / circe invidiosa


이 그림은 키르케가 질투에 눈이 멀어 스킬라가 자주 목욕하러 가는 바닷물
에 독을 풀어 놓는 장면을 그린것이다. 키르케의 동공에는 질투와 분노가 이글거리지만 왠지 모르게 관능적이다.

어느 날, 바다의 신 클라우코스는 바닷가를 산책하다 우연히 스킬라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

글라우코스는 첫눈에 스킬라에게  반하고 말았다. 그러나 스킬라는 글라우코스를 보자마자 멀찍이  달아나 버렸다. 글라우코스는 어떻게 하면 스킬라의 사랑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식물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마술에도 뛰어난 마녀 키르케를 찾아갔다.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이번에는 키르케가 글라우코스를 본 순간 첫눈에 반하고 만것이다.

키르케는 글라우코스의 마음을 돌리려고 갖은 노력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글라우코스의 마음은 오로지 스킬라에게로만 행해 있었다.   화가 난 키르케는 스킬라가 자주 목욕하러 오는 바닷물에 독을 풀어 놓고야 말았다.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스킬라는 허리가 잠길 때까지 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갑자기 독사처럼 생긴 괴물들이 무리를 지어 스킬라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 괴물들은 저마다 이빨이 세줄씩 박힌 여섯개의 머리와 열두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 스킬라는 그 괴물들이 자신을 죽이려는 줄만 알았다. 그러다 독을 풀어 놓은 바닷물 때문에 끔찍하게 변해버린 자신의 몸이라는 걸 깨닫게된다.

괴물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비관한 스킬라는 결국 메시나 해협에 몸을 던지고 만다.




Waterhuse John William / Circe Offering the Cup to Ulysses



이 그림은 키르케가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상당히 선정적인 자태로 실제로 저런 상황에서 그녀의 술잔을 거부하는 남자가 있을것인가?

거울속에 인물은 오디세우스이고 키르케 발끝에 널부러져 있는 돼지는 아마도 그의 부하인듯 하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아이아에섬에 도착했다.
그섬에는 태양신 (아폴론이 아니라 헬리오스를 말함)의 딸 키르케가 살고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이 섬에 상륙하자 언덕으로 올라가주위를 살펴보았다.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으나, 섬 한가운데에는 숲으로 둘어싸인 궁전이 보였다. 오디세우스는 에우릴로코스(오디세우스의 자형 혹은 매제)를지휘관으로 세우고 부하 반을 딸려 그곳으로 보내면서 혹 원조를 받을 수 있을지 타진해 보라고 했다.

이 정찰대는 궁전에 다가서자마자 곧,사자 호랑이,이리 같은 짐승에둘러 싸였다. 그러나 짐승들은 별로 사납지 않았다. 키르케의 요술에 걸려 있는 짐승들은 하나같이 점잖았다.

키르케는 대단한 마술사였다. 그러니까 거기에 있는 짐승은원래 사람들로서 키르케의 마법에 의해 짐승으로 변해 있는 것이었다. 궁전 안에서는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아름다운 여자의 노래 소리도 거기에 섞여 있었다.

에우릴로코스는 큰 소리로 안내해 줄 사람을 부르자 여신 키르케 자신이 나와 일행을 안으로 안내했다. 부하들은 기대에 부풀어 바로 안으로 들어 갔지만 에우릴로코스는 들어가지 않았다. 정체 모를 위험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여신 키르케는 손님을 안내하여 자리에 앉히고는 술과 기름진 음식을 권했다. 일행이 음식을 배불리 먹자 키르케는 마법의 지팡이를 들어 그들을 한사람씩 건드렸다. 그러자 에우릴로코스의 부할들은 모두 돼지로 변해 버렸다. 혼자만 저택에 들어가지 않고 이 정경을 보고 있던 에우릴로코스의 급보에 접한 오디세우스는 단신으로 부하의 구조에 나섰다. 도중에 제우스의 아들 헤르메스를 만나 모리라는 약을 얻었기 때문에, 그녀의 저택에서 마법의 술을 얻어 마시고도 짐승이 되지 않고 오히려 부하 들을 원래의 인간 모습으로 환원시킬 수 있었다. 그는 키르케와 함께 이 섬에서 1년간을 머물렀는데, 둘 사이에서 텔레고노스가 태어났다.

(벌핀치 저서 참조)



DOSSI, Dosso (1490 ~1542) Circe and her Lovers in a Landscape


아서 해커 <Circe>'



Wright Barker (1863 - 1941)  Circe



4. 정욕의 신기루 - 세이렌 (Siren)


너의 욕망을 자극하여, 너를 지배하리..

세이렌(세이레네스)은 뮤즈 멜포메네와 강의 신 아켈로스, 혹은 아켈로스와 스테로페 사이에서 낳은 딸이라고도 하고 아켈루스와 뮤즈 테르프시코레 또는 포르키스와 케토가 낳았다고도 한다.

두 자매 또는 세 자매로 등장하는 세이렌은 모두 노래와 연주 솜씨가 뛰어났 으며 이들은 지중해의 한 섬에 살면서 감미로운 노래로   지나는 배의 선원들을 익사시키거나 섬으로 유혹하여 잡아먹거나 하였다고 한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의하면 세이렌은 상반신은 여자 하반신은 새로 묘사가 되어 있으나, 그림에서 보여지듯이 대부분의 세이렌은 상반신은 아리따운 여성, 하반신은 인어의 형상을 하고 있다.

그것은 아무래도 남성을 순수한 쾌락의 세계로 인도하여 익사시킬 정도의 매력을 발산하는 세이렌을 표현하기 위해서, 화가들은 방정 맞은 날갯짓보다는 우아한 곡선을 그리는 꼬리짓(?)을 세이렌에게 부여한듯 싶다.

 

- 페르소나



DRAPER HERBERT - ULYSSES AND THE SIRENS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1849-1917)

(전략)  

 

키르케는 오디세우스 일행의 출발 준비를 돕고, 세이렌들이 있는 해안을 무사히 통과하는 비결을 가르쳐 주었다. 이 세이렌이란 바다의 요정들로서 배가 지나갈 때마다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에는 듣는 자에게 마법을 거는 불가사의한 힘이 깃들어 있었다.

이 때문에 재수없는 선원들은 세이렌에게 걸리면, 그 불가사의한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바다에 빠져 죽는 것이었다.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에게 선원들의 귀를 밀초로 틀어막아 세이렌의 노래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라고 일러 주었다. 키르케는 또 오디세우스 부하들에게 오디세우스의 몸을 돛대에다 단단히 묶고, 세이렌의 섬을 다 지나기까지는그가 무슨 말을 하건 절대로 풀지 못하게 했다.

일행이 세이렌의 섬을 통과할 즈음 바다는 잔잔했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그 가락이 얼마나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던지 오디세우스는 밧줄에서 빠져나 오려고 뭄보림치는 한편, 말과 몸짓으로, 제발 밧줄을 좀 풀어 달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그러나 부하들은 그 전에 받은 명령대로, 그에게 달려와서는 조금 전보다 더 튼튼하게 묶었다. 그들의 향해를 계속하자 노래 소리는 점점 멀어지다가 마침내 들리지 않게 되었다.

오디세우스는 무사히 세이렌의 섬을 빠져나온것을 기뻐하면서 부하들에게 신호를 보내어 귀에서 밀초를 뽑아내게 했다, 부하들도 오디세우스를 돛대에서 풀어주었다.  (빌펀치 저서 인용)

 

 




Lord Frederic Leighton  fisherman, Siren


Knut ekwall fisherman and the siren

당신은 세이렌(인어)이 사는 섬을 피해 갈 수 없어요.
그들의 노래를 드든 사람들은 누구나 넋을 빼앗기게 되죠.
세이렌 자매는 풀밭에 앉아 달콤한 목소리로 당신을 부르지만
그 풀밭 기슭은 온통 죽음의 그림자로 뒤덮인 채
시신들의 뼈와 살로 썩어가고 있답니다.
멈추지 말고 섬을 지나쳐야 해요.
밀랍을 이겨서 뱃사람들의 귀를 단단히 틀어막으세요.
아무도 그 노래를 듣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하지만 진정 당신이 노래를 듣기를 원한다면
먼저 몸을 돛대에 단단히 붙들어 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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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마음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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