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유

살아가는 이유 24

바라쿠다 2013. 3. 8. 16:41

" 이쁘게 꾸미고 사네.."

" 너무 좁지? "

" 아냐, 아담하니 좋아.. "

연희와 함께 포차에서 소주를 세병씩이나 비우고는, 자기 혼자 산다는 오피스텔로 가자며 팔장을 끼고 달라붙는 덕에 마지

못해 끌려오는 모양새가 됐다.

현관문을 열자 거실과 자그미한 주방이 붙어 있었고, 그 안쪽에 세워놓은 이쁜 파티션 뒤로 침대가 보이는 구조로 모든것이

원룸식이다.

" 피~ 인희언니 집에 비하면 코딱지지,뭐.."

" 인희네 집에도 가 봤어? "

" 그러엄, 늦게까지 손님들하고 술 마시게 되면 가끔..   오빠 먼저 씻어, 이거 좀 작을거야.."

침대 밑 작은 옷장에서 츄리닝 바지 하나를 건네는데, 얼추 보기에 연희 자신이 집에서 입는 옷인듯 하다.   

거실 옆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담한 세면대와 변기가 나란이 붙어있고, 한쪽 벽면에는 칸막이 유리벽 안에

샤워기까지 붙어있다.

입고 있던 옷들을 벗고는 연희가 준 츄리닝 바지와 함께 세탁기 위에 올려 놓고는 세면대 거울 앞에 섰다.

예전 편안했던 그 인상은 어디로 가고 무언가에 쫒기듯 초조한 낌새를 지닌 모습이 마주보고 있다.

그토록 갈망하던 선영이와 부부의 연을 맺은 뒤로는 일절 다른 여자를 쳐다보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럴 마음조차 품지

않았던 민수다.    

단란하고 행복했던 가족 앞에 죽은줄로만 알았던 진호가 나타나고부터는 모든것이 뒤죽박죽이 돼 버렸다.   

더군다나 그네들이 알몸으로 엉킨채 사랑 놀음에 빠져 있는걸 지켜본 뒤로는 세상이 끝난듯 한 절망감까지 느껴야 했다.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기는 했지만, 그런 속내를 선영이에게 털어 놓을 자신도 없었다.

두사람이 섹스에 열중했던 그 장면을, 자신이 지켜봤다는 걸 선영이가 알아 버린다면 오히려 자신을 떠날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으로 그 동안을 견뎌내야 했다.    

그토록 이쁘던 선영이가 천하에 다시 없을 요부로 보이고, 천연덕스러운 말과 행동을 대하면서 속으로 치를 떨었다.

술에 취해 그 괴로움을 잊고 싶었고, 그로 인해 인희와 수시로 몸을 섞어도 봤지만 그 상처는 결코 치유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아야 했다.

파생된 일로, 나이어린 연희 집까지 쫒아와서는 나신으로 거울앞에 서 있어야 하는 이 현실마저 한심스럽다.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타일벽에 붙어있는 샤워기의 머리를 쥐고는 수도 밸브를 열었다.

 

" 어머~ 잘 어울린다,호호..  이리와 오빠.. "

어느새 짧은 반바지 차림으로 갈아입은 연희가 거실 바닥에 작은 교자상을 놓고 앉아 손짓을 한다.

룸에서도 몸매가 훤히 드러난 옷을 걸치고 있어 매력적이긴 했지만, 나시티에 짧은 반바지 밑으로 보이는 맨살은 또 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녀가 준 츄리닝 바지를 입었더니 발목위로 깡충한 모습이 보기에 우스꽝스러웠던 모양이다.

" 니가 작은옷을 줬으니까 그렇지.. "

" 오빠가 믿지 않겠지만 처음이야, 우리집에 온 남자는.. "

" 오호~ 영광이네.후후.. "

" 마시고 있어 오빠, 나도 씻어야지.. "

언더락스 잔을 건넨 연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간다.

칵테일 한모금을 입에 털어 넣고는, 무료한 김에 다시한번 원룸을 찬찬히 살폈다.

거실과 안쪽을 구분짓던 파티션은 옷장 옆으로 접혀 치워져 있어, 그녀가 몸을 뉘이는 침대가 고스란히 보인다.

침대 발끝에 팬티인듯 한 작은 천이 접혀있는게 보여, 호기심이 일기에 몸을 일으켰다.

예상대로 곱게 접혀있는 팬티를 무심코 코에 가져다 대고는 실소를 터뜨려야 했다.   

그것에서 옅은 쵸콜릿 향이 났기 때문이다.     아마도 요즘 유행하는 먹는 팬티를 미리 준비한 모양이다.

남자와의 섹스를 위해 미리 소품까지 준비한 연희의 속내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면서 어느새 아랫도리가 불룩해 져 온다.

침대 머리맡 교탁에는 굵은 향초와 작은 액자가 놓여 있어 가까이 들여다 보니 미연이와 둘이 찍은 사진이다.

밖에서도 친하게 지내는 듯, 꽃이 만발한 공원에서 한껏 포즈를 잡고 손가락 두개를 펼쳐 보이고 있다.

" 뭐해, 오빠.. "

" 응, 심심해서.. "

머리를 수건으로 말고 나온 연희의 물음에 뒤돌아 봤는데, 아직도 마르지 않은 물 때문에 나시옷이 몸에 붙어 젖꼭지까지

선명하다.

" 지난 봄에 미연이랑 과천 대공원에 갔었어..   괜찮은 놈이라도 하나 물려고 갔는데 둘이서 술만 잔뜩 취했지 뭐야.. "

" 그때 미리 만났을걸 그랬네,후후.. "

" 그러게 말이야..  그때 오빠를 만났으면 바가지 옴팡 씌웠을텐데,호호.. "

" 먹어야 얼마나 먹는다고.. "

" 아유~ 목말라, 난 맥주나 마셔야지.. "

냉장고에서 작은 병맥주를 꺼낸 연희가 교자상 앞에 편안하게 가부좌를 틀고 앉는다.

양반 다리로 포갠 그녀의 종아리에 볼록하니 작은 알통이 생긴것 자체도 여자다웠고, 가느랗고 날렵한 발끝에는 빨간

메니큐어가 칠해져 있어 앙증스럽기까지 하다.

" 궁금한게 있어.. "

" 뭐,말해 봐.. "

갈증이 났는지 거푸 몇모금 넘긴 그녀의 입가에 거품이 남아있다.

" 오해는 하지마..  너같이 이쁘면 또래 사내 애들이 많이 따를텐데 왜 나야? "

" 응,그거..  난 취미없어, 안 맞어.. "

" 안 맞다니? "

" 솔직이 난 오빠처럼 듬직한 남자가 좋아..  또래 애들이라야 돈도 없고 자꾸 구속하려고만 들잖어, 몇번 사귀어 봤는데

똑같더라구..   그 다음부터는 비슷한 애들은 안 만나, 크럽에서 꼬신 놈들도 다 마찬가지야.. "

" 능력이 없어 싫다, 그 얘기네.. "

" 그렇지,뭐..  거기다 밤에 잘때도 거의가 다 쑥맥이야,호호.. "

거침없는 연희의 말에 세대차이를 실감해야 했다.    도통 쑥스러워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아이다.

듣고 있는 내가 오히려 계면쩍은 마음이 들 정도니, 전도가 뒤바뀐 기분이다.

" 나이 많은 남자들은 틀린가 보지? "

" 그런편이야, 내 몸을 애무하면서 정성을 들이는 편이거든..  어떤 오빠는 날 왕비처럼 대하기도 했으니까.. "

" 그래서 저 팬티까지 준비했니? "

" 아~ 그거, 사실 나도 선물받은거야..  오빠한테 써 먹을줄은 몰랐지,호호.. "

얼마나 많은 남자를 거쳤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나이만 먹은 나보다는 경험이 많을 것이라는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다.

" 나한테 저걸 먹일려고? "

" 그러엄~ 나 거기 엄청 예민하다.호호.. "

" 어떤 맛인지 궁금은 하다.후후.. "

" 딴 오빠들이 그러는데 꿀물이 나온대, 잠깐만.. "

앉은 자리에서 일어난 연희가 스스럼 없다는 듯 반바지를 벗어 내리더니 팬티가 놓여있는 침대가로 걸어가는데, 실룩이는

엉덩이의 자태가 꽤나 섹시해 보여 다시금 아랫도리가 묵직해진다.

팬티를 가져와 내 앞에 서더니 얇은 종이처럼 보이는 팬티를 조심스럽게 발끝부터 꿰어차는데, 탄력있는 허벅지를 지나

그 큰 엉덩이를 감싸기 시작할때는 찢어지는게 아닐까 싶어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 어때, 이쁘지? "

엉거주춤 서있는 그대로 엉덩이를 실룩이며 나름 애교를 부리는 탓에 그냥 두고 볼수만은 없다. 

" 이쪽으로 올래?   맛 좀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