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벌

여왕벌 52

바라쿠다 2012. 3. 30. 14:46

" 아버님이 재산을 정리하실 모양이야, 어제 대충 봤는데 철호에게 가는게 별로 없더라구.. "

내린 커피를 거실 탁자에 내려놓은 태호가 진희의 맞은편 쇼파에 몸을 기댄다.

이미 팔순에 가까운 최회장이니 서둘러 재산을 분배할 때가 되긴 했다.

" 그런 얘기를 뭐하러 해.. "

지금은 서로의 길을 가고 있지만 한때는 부부의 연을 맺어 꿈많던 시절을 보냈었다.     요즘도 성식이와 더불어 가끔씩

만나기는 하지만, 태호와 점차로 정이 들어감에 따라 철호의 눈빛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다. 

" 아버님한테 대치동에 있는 상가를 철호에게 주라고 말씀드렸어, 진희 때문인지 모른척 할수가 없더라구.. "

" 그럴 필요없어, 자기도 내가 철호씨랑 다시 합치는걸 바라지는 않겠지..  어차피 한번 끊어진 인연이야, 자기 앞날은

본인이 알아서 꾸려가겠지.. "

" 철호 때문에 진희를 알게 됐는데 모른척 하기가 조금 그랬을 뿐이야.. "

사람의 인연이란게 생각대로 흘러가는건 아니지 싶다.      처음 만났을때만 하더라도 제수씨의 몸을 탐내는 태호를

얼마나 혐오하고 증오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자신만을 바라보는 태호에게 조금씩이나마 맘이 열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가장 많이

믿을수 있는 옆지기가 돼 버렸다.

돈에 대해선 지독할 정도로 욕심이 많았던 태호가, 한방울 피도 섞이지 않은 철호에게 얼추 이백억에 가까운 재산을

양보하는 것도 그만큼 자신을 좋아하는 배려라고 보여진다.

" 쓸데없는 감상에 젖지 말고 이리와서 내 기분이나 달래 줘.. "

테이블을 돌아온 태호의 허리춤을 붙잡고 바지를 벗기고 팬티까지 내렸다.     윤기가 흐르는 물건에 탄력이 붙는다.

손바닥 위에 올리곤 점점 커지고 딱딱해 지는 귀염둥이를 쓰다듬는다.

" 아까처럼 나한테 대들지나 말어, 조금이라도 반항하는 기미만 보여도 당장에 짤라 버릴테니까.. "

어느새 믿는 사람에게조차 각박한 말을 쏟아내는 여자가 되어 버린 자신이다.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할만큼 점점

메말라 가는지도 모른다.

잔뜩 성이 난 물건을 입에 물고 뿌리끝까지 훓어간다.      목안 깊숙이까지 찌를만큼 부풀어 올라 숨이 막힌다.

" 당분간 여기서 자고 가, 딸애가 방학이라 외가집에 보냈어..  침대로 데려다 줘.. "

태호의 품에 들려 안방으로 들어가면서 나른한 졸음이 밀려드는 진희다.

 

아침 10시도 안됐는데 재윤이가 집 앞이라며 빨리 나오라고 성화다.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 아들놈의 아침을 챙겨주고 느긋하게 얼굴에 공을 들이고 싶었는데 일찍도 찾아온 것이다.

어차피 정장을 입을수도 없는지라 산뜻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청바지를 꿰찼다.

" 젊어 보이고 좋네.후후.. "

" 뭐가 급하길래 댓바람부터 서둘러.. "

조수석에 올라타자 목을 끌어안고 뺨에 뽀뽀를 하는 재윤이다.

" 원래 늦잠을 못자니까..    그리고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야 돼, 가다가 당신 옷도 사야 되고.. "

" 아침이나 먹고 나온거야? "

" 집에서 아침 먹어본지가 언젠지 몰라..   말만 부부지, 각자 따로 자는게 더 편해.. "

" 아들도 없는데 밥이라도 차려줄걸.. "

" 일단 옷이나 사고 적당한 휴게실에서 대충 때우자구..   저녁에는 토종닭을 먹을테니까.. "

올림픽 도로로 들어선 차가 한참을 달리다 잠실쪽으로 꺽어져 가까이 보이는 백화점으로 들어간다.

담배를 벌써 3개씩이나 피워 댄 재윤이의 습성을 고쳐주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차를 지하 주차장에 세워놓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며 내 손을 끌어 자신의 팔에 두른다.

5층에 있는 등산복 매장으로 가서는, 몇가지를 고르더니 내 몸에 대 보이며 어울리는지 본단다.

옆에서 바라보는 매장직원이 부러워 할 만큼, 애지중지하는 재윤이의 보살핌이 뿌듯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골라준대로 연두색 티셔츠에 검은색 스판 방수바지를 입고, 조끼와 바람박이 방수자켓까지 걸치고 거울앞에 섰더니

뒤에 선 재윤이가 위아래를 훓어 본다.

" 제대로 어울리네, 아가씨~ 등산화는 어딨지.. "

등산화를 진열해 놓은 곳에 가서도 직접 하나씩 들어가며 무게를 가늠해 보고는 점원한테 등산양말까지 달란다.

운동화보다는 크게 신어야 산에서 내려올때 체중이 실려도 발이 아프지 않다며,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직접

신발을 신겨 주고는, 뒷꿈치에 자신의 엄지 손가락까지 넣어 보고서야 비로써 만족스럽게 웃는다.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곰살스런 재윤이의 마음씀이 남같지 않게 다가온다.

햇빛에 얼굴이 탄다고 사파리 모자까지 덤으로 얻고서야 쇼핑을 마칠수 있었다.

"자, 이제 출발하자구..  중간에 휴게소에 한번 들리면 도착 할때까지 3시간 정도는 걸릴거야.. " 

 

그 시간 느즈막히 침대에서 깨어 난 진희는 옆에 있어야 할 태호가 보이질 않아 궁금하다.

거실에 나가기도 귀찮아 침대 머리맡 교탁에 있는 핸폰을 들어 영상통화를 누른다.

" 뭐해, 어디야.. "

~ 자기가 곤히 자길래 죽집에 왔어, 무슨 죽으로 사갈까.. ~~

부족한 시간을 쪼개면서까지 자신의 모든걸 챙겨주려는 태호의 마음이 엿보인다.

" 어디 한번 보여줘 봐.. "

입맛이 없는 자신을 위해 죽집까지 간 태호다.     핸폰의 영상에 주방위에 걸려있는 죽의 메뉴가 하나씩 보여진다.    

" 전복죽만 사들고 빨리와, 오줌 싸겠어.. "

이곳저곳 바쁘게 다니느라 피곤했는지, 엊저녁 마신술에 피곤이 겹쳐 그냥 곯아 떨어졌던 진희다.

피곤한 자신을 건드리지 않고 홀로 잠을 청했을 태호가 사랑스럽다.

" 물김치도 같이 가져 갈까? "

" 그러든지.. "

 

죽이 담긴 비닐봉투를 든 태호가 안방문을 열고 들어선다.

" 오줌 싸겠다니까, 빨리 와.. "

침대로 올라온 태호가 누워 제대로 자리 잡기도 전에 방광을 가득 채웠던 오줌이 쏟아진다.

통증이 올 정도로 오줌을 참았던 진희로서는 시원한 배뇨였지만, 뚝이 터지듯 쏟아지는 거센 오줌 줄기가 태호의 입에

맞춰지지도 못하고 소나기처럼 온통 태호의 얼굴에 뿌려졌다. 

" 그것봐..  제대로 맛도 못 봤잖어.. "

침대와 태호의 얼굴이 온통 오줌으로 젖어 번들거리는걸 보고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 도대체 몇시간을 참았길래 아주 홍수가 났네.. "

그 와중에도 침대보를 걷어 세탁실에 가져다 놓고는 새 침대보를 깔면서 자신의 사타구니까지 수건으로 닦는다.

" 나도 참느라고 참았는데 자기가 너무 늦게 와서 그런거야.. "

" 우리 마님이 미안해 할때도 다 있네.후후..  괜찮어, 나름대로 좋았어.. "

어쩌다 변태스런 취향을 갖게 되고서도 자신만을 바라보는 태호가 나름 귀여워 보인다.

" 오늘은 자기가 해 달라는대로 다 해줄께.호호..  어떻게 해 줄까.. "

" 마님이 남자가 돼서 힘차게 쑤셔주면 좋겠는데.. "

조금후에 벌어질 광경을 상상하는지 배시시 웃기까지 한다.

" 그럼 빨리 움직여, 내 물건도 깨끗이 씻고 잘 미끄러지게 꿀도 잔뜩 발라야지.. "

어차피 봄방학을 한 딸이 집에 올때까지는 태호랑 며칠간을 함께 할 작정이다.

자신을 좋아하면서도 다른 남자까지 소개시키며, 도움을 주는 태호의 취향에 맞춰 시간을 보내고 싶다.